아이스 콜드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8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요즘같은 한여름에는 책읽기가 쉽지 않다. 딱딱한 책들은 몇장 읽기도 전에 고개가 갸웃갸웃거리기 시작할것이다. 냉방기속에 앉아있어도 말이다. 스릴러나 추리, 호러 장르의 소설은 계절을 막론하고 읽기 좋은 책이지만 특히 여름에 읽기가 좋다. 우선 재미가 있어서 꾸벅꾸벅거리는 와중에서도 읽고 싶을 정도고 어쨌던 책의 진도는 빨리 나갈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크게 재미가 없는 내용은 철학책이나 진배없을것이고.

 

이 책 '아이스 콜드'는 그런 걱정은 날려버릴 책이다. 어쩌면 여름용 소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내 자신 잠이 와서 졸면서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땀 흘리면서도 읽은 책이니까.

 

이 책은 시리즈다. 리졸리와 아일스가 주인공인 리졸리&아일스 시리즈. 리졸리는 형사고 아일스는 범의관인데 이 둘이 콤비를 이루어서 범인을 잡는다 뭐 그런 내용이 되겠다. 이 시리즈는 처음에는 완전 의학적인 지식이 가득찬 그야말로 의학스릴러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그 내용이 폭넓어지고 또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이번 시리즈도 바로 그런 연장선상에 있는것이 책의 내용을 지배하는 코드는 호러, 미친종교, 미스터리 그정도 되겠다.

 

법의관 아일스는 의학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 와이오밍에 도착한다. 이미 모종의 일들로 인해서 답답하고 슬픈 심정이었던 그녀는 틀에박힌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든다. 그때 대학때 알았던 옛 친구를 만나게 되고 그 친구일행의 스키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잠깐 놀러갔다온다고 여긴 그녀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떠난다.

 

하지만 안그래도 눈이 많은 지역인데 그땐 엄청난 눈보라가 그 지역을 강타하게 되고 일행은 산 속에서 표류하게 된다. 어떻게 어떻게 그곳을 빠져나온 그들은 어느 집단마을을 찾아서 내려가는데 그곳에 도착해서는 기괴한 장면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포...한편 소식이 없는 아일스를 찾아서 리졸리는 와이오밍으로 출발하게 되고 곧이어 엄청난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사실 이 시리즈의 초반 부분 책들을 봤던 사람들에게는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할것이 의학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한 사건 해결보다는 공포스런 분위기에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고 미스터리적인 내용이 이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라서 뭔가 느낌이 다를것이다. 어찌보면 약간의 외전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어쨌던 그 몰입도는 보통이 아니다. 다른 책들보다 더 훨씬 술술 넘어간다. 한 챕터만 더 그러다가 끝까지 가게 하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책에서 나오는 주요한 배경인 사이비 종교의 공동체 마을의 묘사는 으스스하기까지 하다. 땅넓은 미국에는 실제로 그런 사이비 종교들이 많고 거기에 현혹된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뭐 우리나라도 비슷한 부류들이 있지만.

아무튼 작가는 그것을 배경으로 삼아 치밀한 묘사와 함께 흠짓 흠짓 놀랄만한 일들을 잘 그리고 있다.

 

재미있다.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 정도로 빠질만한 요소가 많다. 그런데 아쉽다. 기존의 시리즈에서 보여준 냉정함과 짜임새가 뭔가 좀 빠진것같은 느낌이 있다. 반전이 일어나긴 하는데 크게 반향을 일으킬정도는 아니고 사건 해결에서 좀더 개연성있는 방법이 동원될수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리졸리와 아일스는 시리즈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부각이 되지 않았다. 주된 사건 당사자인 아일스의 모습도 좀 약해보였다. 단타를 많이 쳐서 결국 이기긴 했으나 장타가 별로 없어서 아쉬운 야구경기였다랄까.

 

이전의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이 책은 작가의 테스 게리친의 또다른 역량을 보여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그전에는 이성적인 작품이었지만 이젠 감성적인 면도 보일수 있는 분위기랄까. 그전 시리즈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아쉽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폭이 넓어진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할만하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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