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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이 미스터리 ㅣ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12
시본 도우드 지음, 부희령 옮김 / 생각과느낌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묘한 소설이다. 미스터리가 기본이긴 한데 뭔가 아련한...뭔가 조금씩 나아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랄까. 그래서 제목에서 미스터리적인 성장소설이라고 했다. 미스터리적인 사건을 통해서 조금 더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제목인 '런던 아이'는 대관람차라고 하는데 사실 뭘 말하는지 몰랐다. 비교적 최근에 생긴 영국 런던의 명물인데 자전거 바퀴 모양으로 된 구조물에 올라서 런던을 구경할수 있는 관람기구이다. 이 관람차에 타서 천천히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런던 시내를 조망할수 있는 건데 꽤 괜찮은 관광 기구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이 기구가 사건의 중심인 것이다.
이야기 줄거리는 간단하다. 이 런던 아이의 관람차에 탔던 '살림'이라는 아이가 타고 나서 내릴때 존재가 사라진것이다. 탈땐 분명히 있었는데 내릴땐 없다라? 하늘로 사라졌나 땅으로 꺼졌나? 이 이해할수없는 사건을 풀어가는 것이 핵심인, 어떻게 보면 미스터리로서는 좀 심심한 이야기 구조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풀어가는 주인공은 아마 탐정 사상 가장 독특한 사람중에 한 사람일것이다. 사건의 실마리를 쫓는 탐정은 사라진 살림의 사촌인 '테드'다. 문제는 보통 평범한 아이가 아니란 것인데 이른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알려져있는 '고기능성 자폐 스펙트럼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발달 장애아란다. 병명이 참 길기도 하고 뜻을 알기도 아리송한데 한마디로 특정 분야에서 보통 사람보다 더 뛰어난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는 병이라고 한다. 반면에 보통 일상 생활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나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있어서 사회성이 떨어지는 뭐 그런 병이란다.
이 병에 걸린 테드는 친구라고 해봐야 부모님이랑 선생님뿐이라고 할만큼 외톨이신세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를 찾아가는 문제에서 이 병이 재능으로 발휘된다. 철저히 사실을 보는 그의 능력에 의해 미궁에 빠질뻔 했던 사건의 단서를 찾게 되는것이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미스터리 형식이 기본 토대이긴 하지만 참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독특한 병에 걸린 테드가 이상하다고 하지만 사실은 테드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이상한것이다. 그리고 이혼한 이모의 이야기, 살림과 관련된 인종차별, 집단 따돌림등의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미스터리적인 성장소설이라는 제목을 썼듯이 이 책은 결국 성장소설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가진 큰 능력을 인식하지 못했던 테드가 이 사건을 통해서 부쩍 성장했고 그를 둘러싼 가족들도 더 큰 사랑으로 뭉쳐지는 계기가 되는것을 보면서 흐뭇한 느낌도 들었다.
테드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독특한 탐정으로 성장할 것인가? 이 책을 지은 작가의 작품을 더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시리즈로 이어져도 좋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장애란 생각하기에 따른것이지 실제로는 그냥 나와 조금 다른것이란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달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이 책, 좋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고, 단순하지도 복잡하지도 않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책장을 덮을때 왠지 모를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기분 좋아지게 하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