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흥~ 우리 귀염둥이 용가리 테메레르가 돌아왔다. 2년만에. 지난 5권에서 테메레르의 비행사인 로렌스가 적에게 정보를 알려주었다는 죄로 반역의 오명을 뒤집어쓴채 쓸쓸히 끝나서 그 뒤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다시 왔다. 그런데 의외로 그 뒷이야기는 간단히 처리되었는데 그냥 반역죄로 사형시키진 않고 영국 식민지였던, 그러나 머나먼 외딴 곳인 오스트레일리아로 유배를 떠나게 된것이었다. 내심 그의 처지가 어떻게 되느냐에 많은 분량이 할당될듯했는데 지은이는 과감하게 그 부분은 간단하게 처리했다. 영국 정부와 로렌스측의 공방에서 테메레르의 모습이 드러날 일이 잘 없어서 그냥 그렇게 마무리 지은거 같았다. 뭐 어쨌든 테메레르로서는 또다른 대륙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신비의 대륙이자 아주 아주 큰 섬인 오스트레일리아였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고향인 중국을 넘어서 이제는 저 남쪽의 큰땅인 오스트레일리아. 그런데 비행사인 로렌스는 비록 유배로 온거지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비행중대를 건설하라는 명을 받고 왔다. 그래서 거기서 중대를 이룰 용알 3개도 함께 왔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도 없고 평화스러울꺼같던 그 대륙에서도 골치아픈일이 벌어졌고 이런저런 혼란속에서 용알이 하나 없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그 용알을 찾기위한 여정이 시작되는데 대륙을 횡단하는 긴 모험이 벌어지는것이다. 그전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땅에. 그리고 새롭게 진실이 밝혀지는 사건들...그러면서 로렌스의 태도도 점점 자유스런 마음으로 변하게 되고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운명은 앞길을 장담하지 못할 상황으로 발전하게 된다. 어떻게보면 이번 6편은 전작들에 비해선 박진감이 좀 떨어진다고 볼수있다. 급박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것이 아니라 그 전쟁의 한복판을 벗어나 평화로운 곳이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런저런 충돌이 있긴 했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준 스펙터클한 장면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호는 다음의 큰 이야기들을 위한 치밀한 복선이 깔린 호가 아닌가 싶다. 원래 이번호에서 테메레르시리즈는 끝나는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7,8,9권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야기가 확장된 만큼 배경도 더 넓어져야하는데 그것의 복선으로 깔릴 이야기들이 이책에서 펼쳐진다. 어쩌면 다른 대륙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테메레르를 볼수도 있겠다. 물론 끝은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장면이 되긴 하겠지만. 시리즈가 6편으로 이어지면서 테메레르는 더욱더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그리고 로렌스에게 보여주는 그 애정은 비록 소설이지만 무척이나 부러운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무엇보다 테메레르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좀더 '인간화'되어간다는것이 흥미롭다. 이성을 가졌으되 인간과는 다른 존재로 폄하당한 용인 테메레르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번호에서는 좀더 두드러진다. 거기에 비록 부드럽고 이성적이긴 하지만 전형적인 영국 군인이었던 로렌스의 성격이나 마음도 달라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테메레르가 가지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에 로렌스도 귀기울이게 되고 그것이 옳다고 여겨져서 마음까지 바뀌게 되는것이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이들의 마음과 행동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전혀 바뀌지 않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매번 독특하면서도 살아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 구축에 성공했던 지은이가 이번에도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는데 바로 용 '시저'다. 태어날때부터 말썽쟁이의 기질을 잘 보였는데 말썽만 피우는게 아니라 교묘하기도 하고 거드름을 피우기도 하는 용이다. 밉상인것같이 보이다가도 귀엽기도 하고. 암튼 미운데 밉지않게 잘 그려진거 같다. 그리고 '버닙'과 제목에 나오는 '큰바다뱀'이란 존재도 그려지는데 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설상의 동물이라고 한다. 버닙은 인간도 동물도 아닌 존재지만 교활하기가 이를때 없는 무서운 존재로 그려지는데 참 특이한 캐릭터다. 그리고 큰바다뱀은 잘 활용하면 인간에게 큰 이득을 주는 존재지만 잘못 활용하면 엄청난 재난을 가져올수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제목까지 나올 정도의 캐릭터에 비하면 나오는 분량은 그리 큰거 같지는 않다. 이번 6권은 어떻게보면 약간 쉬어가는 편이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재미난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 테메레르와 이별하지않는다는게 제일 기뻤다. 그래서인지 좀 편하게 읽었다. 내용도 아주 긴박하고 위험한 그런 배경은 아니었으니까. 테메레르 시리즈는 아주 고약한 단점이 있는데 마지막장 책을 덮을때 바로 다음편이 기다려진다는것이다. 이제 3권이 남았다고 해서 배부르진 않다. 벌써 배고파진다. 그래서 하는말인데, 지은이인 나오미 노빅씨. 그렇게 노닥거릴때가 아니오. 얼른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