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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크리스 - 거울 저편의 세계
코넬리아 푼케 지음,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거울이란건 나를 비추는 도구다. 하지만 똑같이 비추는게 아니라 반대로 비춘다. 그리고 겉은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그속에 들어있는것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그러면서도 내안의 또다른 모습을 그려내기도 한다. 나만 보는 도구니까. 아무도 몰래 나만 볼때 내안의 모습을 그려낼수있으니까.그러기에 거울은 은근히 무섭기까지 한다.
그래서 거울이란 도구는 공포나 판타지에서 잘 쓰이는 소재다. 이것을 매개체로 여러가지 일이 일어난다는것인데 이 책은 새로운 세상,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으로 기능을 하게 된다.
제이콥. 어린 동생과 엄마와 살고 있는 아이. 그의 아버지는 어느날 식구들을 버려두고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어떤 이유도 없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이콥은 아버지의 자취를 느끼려는듯 자주 서재에 간다.
그러던 어느날, 서재에 있는 거울이 보통 거울이 아님을알게된다. 그것은 그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또다른 세상으로 들어가게 하는 문이였던 것이다. 아마도 그의 아버지도 거울을 통해서 다른 세상으로 갔으리라. 그 뒤로 제이콥은 거울 이쪽과 저쪽의 세상을 왔다갔다하면서 살아가면서 거울 저편에서는 꽤 유명한 보물사냥꾼이 된다.
그러다가 동생과 함께 거울 저편으로 갔다가 동생 빌이 거울 저쪽 세상의 전쟁통에 돌이 되어가는 병에 걸리는 일이 발생한다. 제이콥은 빌을 정상으로 돌려놓기위해서 온갖 힘을 다하고 그 와중에 빌의 여자친구인 클라라까지 동행하게 된다. 과연 제이콥은 어떻게 빌을 고칠수있을까. 그리고 거울 저편에서 계속 살아가게 될까.
책 내용의 가장 큰 얼개는 동생의 피부를 복구하기 위해서 고군분투 모험을 떠난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재의 세상이 아닌 판타지의 세상이라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는게 그게 참 독특하고 재미난 것이 많았다. 일단 거울 저편의 세상은 현재 인간의 세상과 크게 다른건 아닌데 결정적인 차이는 마법이 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법을 통한 여러가지 장치들이 흥미를 끌었는데 상대가 누구던 사랑하게 하는 마법의 물이라던지 몸을 숨기게 하는 달팽이액, 금화가 나오는 나무나 반지 같은것 말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알고있는 동화를 비틀어서 영 묘한 느낌의 결과가 나오는게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백설공주이야기에서 원래는 왕자가 뽀뽀를 해서 깨어나서 행복하게 사는거였는데 이 책에서는 왕자는 커녕 아무도 오지 않아서 수백년동안 공주가 누워만 있다는 그런거였다. 물론 그 소재 자체가 글 내용 전개에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기에 그냥 웃고 지나칠순 없는 부분이긴 했다.
전체적으로 판타지 소설에 어울리는 전개와 다양한 소재의 결합으로 재미나게 잘 쓰여진 작품이었다. 다만 청소년용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전개가 좀 단촐한 면이 있고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덜한 면이 있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구축도 그리 선명하지 않아서 아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과 완전하게 다른게 아니라 비슷하면서도 특이한 세상을 배경으로 삼은것은 좀더 현실감있으면서도 편한 느낌이 들게 했고 거울의 양 세계라는 설정은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하는 장치인거 같다. 주인공의 남은 시간이 1년 남짓이라는것에서 이야기가 끝난걸로 봐서 후속작이 나올꺼 같았다. 동생의 여자친구인 클라라와의 관계도 앞으로 새롭게 발전할꺼 같고 동생의 피부를 돌로 변하게 했던 고일족과 마녀의 존재도 해소되지 않았기에 후속작에서 좀더 활발하고 박진감 넘치는 모험담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