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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샷 ㅣ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술 먹을때 원 샷은 한번에 먹는다는 뜻이다. 물론 이 책의 원 샷은 그것의 뜻과는 다르다.
그러나 제목이 어떻게 보면 딱 드러맞는다는 느낌이 든것이 이 책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그 모습이 한번에 들이키는 원샷과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제목은 책 내용의 어떤 행동을 말하는것이지만 책 전반적인 내용과 부합되는 딱 맞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추적자와 탈주자로 화끈한 등장을 했던 잭 리처가 이번에 특이한 해결사로 나선다.
무대는 인디애나의 한 소도시. 퇴근시간에 무리지어 나오던 사람들을 향해서 누군가가 총을 쏜다. 그것도 한명 한명 저격해서. 그리고는 종적을 감추고 곧 대대적인 범인 검거 작전이 시작되고 엄청난 사건에 비해서 쉽게 범인이 잡힌다. 여러가지 증거들과 범인의 상태로 봤을때 누가 보더라도 분명한 살인자로 보인다. 그러나 범인으로 잡힌 남자는 단 하나 만을 요구한다. " 잭 리처를 데리고 오시오."
뜬금없이 잭 리처라니. 남자의 변호인은 그가 누구며 어디에 사는지조차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는것이 잭이 스스로 나타난것이다. 사실 TV에서 이 사건을 접한 잭이 이 남자를 처리하기 위해서 온것이었다. 잭의 등장으로 그 남자는 더더욱 범인의 혐의가 짙어지는데 새로운 반전이 일어난다. 그때부터 잭의 눈부신 활약상이 정신없이 펼쳐진다.
일단 역시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인 잭 리처의 든든함과 박력,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신중한 모습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면서 잭 리처 스타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참 재미나게 그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달리 법정과 관련있는 내용이 나온다. 물론 잭이 변호사가 되어서 화려한 말빨(?)로 배심원들을 감동시키는 건 아니다. 범인으로 지목된 남자의 변호사가 제법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에 하는 말이다. 그러나 어쨌던 법정과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좀 부드럽게 이어지는 면이 있었다. 그러나 잭 리처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아닌가. 역시나 법을 무시하면서 덤벼드는 놈들이 있기에 잭의 진가가 발휘된다고나 할까. 가만히 있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격이 되어서 잭의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사실 이 작품은 시리즈다. 부제에서 보듯 잭 리처 시리즈. 전직 군수사관이었던 잭이 전국을 방랑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일들에서 멋진 해결사로 일을 처리하는 내용이다.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주인공은 나이가 먹게 되고 거기에 따라서 능력이나 성격등이 더 성숙해지고 분명해지는건데 이번 작품은 9번째다. 그래서 초반의 2권을 읽었던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좀 건너뛴 느낌이 든다. 대략적이고 기본적인 캐릭터는 거의 동일하지만 나같이 세세하게 성격묘사를 보는 사람에겐 갑자기 훌 커진 듯한 느낌이다. 시리즈가 순차적으로 나와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좋았을꺼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첫번째 책의 잭과 이 책의 잭은 크게 변화한건 없고 그저 더 노련해지고 더 안정감있게 되면서 좀더 멋있어졌다는 정도만이니 읽는데 크게 지장은 없었다.
잭 리처의 활약상이 중심인, 어찌보면 1인 원맨쇼처럼 보일수가 있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잭의 캐릭터구축이 잘되어서 그런거지 책 내용은 절대 잭 활동묘사기가 아니다. 남자가 어떻게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변호사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모습들도 균형있고 농밀하게 잘 묘사가 되고 있다. 그런것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져서 재미나게 잘 쓰여진 한 작품이 된것이다. 처음에는 조금 진도가 느리게 갔지만 뒤로 갈수록 속도가 빨라졌고 반전이 일어난 순간은 정말 정신없이 읽었다.
책 뒷면에 나와있는 잭 리처의 '싸움의 규칙'중에 이런 말이 있다.
" 잭 리처에게 정면으로 달려들지 마라."
이 부분을 보면서 웃었다. 그래, 니들이 꼭 그렇게 망하는 이유가 그거지.
그런데 어쩌랴. 잭에게 정면으로 달려드는 놈들은 한두놈이 아닌데. 아마 사람을 알아볼줄 모르는 멍청한것들인 모양이다.
얼른 다른 시리즈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