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셀렉션
데이브 프리드먼 지음, 김윤택 외 옮김 / 지성사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별 기대를 하지 않다가 점점 그 재미에 빠져드는 맛이란...바로 이 책이 그런 경우다.
처음에 괴물이 나온다길래 그렇게 재미있어 보이지 않았던 책인데 실상 괴물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장면은 많지 않고 그 괴물이란것도 상상속에서나 묘사되었던 그런것이 아니라 실제 있음직한 존재로 그려진거라서 더욱더 현실감있게 느껴졌던 책이다.

책 제목인 내추럴 셀렉션은 우리말로 하자면 자연 선택 쯤 되겠다. 자연 선택? 자연이 어떤 선택을 하나? 이런 생각을 하겠지만 이 책은 기본적으로 다윈의 '진화론'을 밑바탕에 두고 만든 책이다. 바로 생물체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스스로 변화, 즉 진화해 간다는 학설말이다. 그 진화론에 의해서 진화한 어떤 생물이 인간을 공격하게 된다는 것이 큰 줄거리다.

캘리포니아의 어느 바다에 이제까지 나타나지 않았던 어떤 생물체가 발견된다.
언뜻 보기에는 가오리처럼 생겼지만 행동습성이나 생김새, 서식지 등이 기존의 가오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게다가 온순한 성격의 원래 가오리와는 달리 난폭한 포식자의 모습이었다. 이 사태에 6명의 해양학자들이 뛰어든다. 드디어 밝혀지는 가오리의 정체!
그것은 짐작한대로 인류역사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고대 생물임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 원인은 바이러스. 생명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플랑크톤이 줄어들고 그 플랑크톤을 주먹이로 삼던 생명체가 먹이를 찾으러 저 깊숙한 심해에서 인간 세상 가까이로 올라오게 된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었다. 인간만큼 지적인 동물은 아니지만 사냥을 하기 위한 최적의 두뇌를 가진 영리한 생명체였던 것이다. 곧 이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사냥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여러단계를 거쳐서 인간을 공격하기에 이른다.
과연 이 괴생명체로부터 인류를 구할수 있을까.

사실 진화론에서 나오는 진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것이 아니다. 수천년 아니 수만년, 수십만년을 거쳐서 이루어진것이다. 그래서 금방 눈에 띄는것이 아닌데 이 책에서는 몇개월만에 성격이나 삶의 방식이 바뀐걸로 나온다. 그 부분은 좀 비현실적이라고 할수있다.
하지만 정말 심해 깊숙히 어떤 생명이 있다는것은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이야기다.
우리가 우주에 관해서 모르는것이 많다고 하지만 사실 인간이 살고있는 이 지구에 대해서도아는것이 거의 없다고 할수도 있을정도로 모르는것이 많다.
드넓은 바다를 봐도 인간이 내려갈수있는것은 고작해야 몇백미터이다. 하지만 심해저는 수킬로 깊이가 있는것도 여럿이고 바다를 포함한 지각 밑에는 맨틑이 있고 또 그밑에는 핵이 있다. 그런 존재 자체도 그냥 있다는것만 알뿐 어떤 상태인지 아무것도 모르는것이다.

'코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지구의 핵에 문제가 생겨서 인류가 멸망할 순간에 문제를 해결해서 다시 평온해진다는 것인데 정말 영화에서나 나올일이다. 지금 최첨단 장비로도 비바람을 정확히 예측할수는 없고 태풍 하나에 한 지역이 박살이 날수도 있다. 그런 지경인데 핵이 잘못된다면 그땐 인류멸망이지 다른게 있겠는가. 다만 인간이란 존재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떠들어대도 대자연앞에선 아무존재도 아닌거란 생각이 들게 했던 영화인데 이 책도 그런 생각이 든다. 깜깜한 저 바다밑에 무엇이 있고 어떤 상태인지 알수가 없는것이다. 인간이란 참 미약한 존재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했던 책이었다.

괴생명체를 추적해가는 과정도 스릴러있고 재미있지만 해양학에 관해서 조금이나마 알수있었던것도 소득이었다. 여러가지 해양생물에 관한 전문가도 있고 해양신경학이라던지 해양바이러스에 관한 연구같은것들은 아 이런것을 연구하는 사람도 많구나 하는걸 느끼게 해주었다. 이런 사람들덕분에 우리가 안락하게 바다구경을 하는거겠지.

책은 600쪽이 넘는다. 아주 복잡하고 빠른 전개를 보이는 스릴러물은 아니다. 괴생명체의 이동경로에 따라서 그 뒤를 추적하기 때문에 전개 자체가 느릴수는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참 재미있게 잘 짜여져서 조금도 지루하지 않고 책 분량이 길다는 느낌을 못받았다.
어어어! 하다가 어느새 몇시간째 꼼짝도 하지 않는채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참 오랫만에 보는 흥미진진하고 스릴러넘치는 재미난 해양모험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