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사랑 판타 빌리지
리처드 매드슨 지음, 김민혜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한남자가 있다. 한창 열심히 인생을 살아갈 나이인 36살.
그런데 그 인생을 마칠려고 한다. 큰 병에 걸려서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그. 자포자기하다시피 한 그에게 어떤 한 여자가 다가온다.
일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을 하게 된 남자.
그런데 그 여자는 현재의 여자가 아니었다. 무려 70여년전의 인물.
과거의 여자를 사랑하게 된것이었다.
그는 과연 그 사랑을 만나게 될까. 만나서 사랑을 이루게 될까..

과거의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는 설정 자체가 참 흥미로운 사랑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시간 여행을 하게 된 사람이 시간 여행한 시대의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여행하게 된것이었다.

과거에 존재했던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는것도 처음에는 좀 비현실적인건 아닌가했지만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 것이, 어쩌면 그에게는 그녀가 운명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선 시간 여행이 중요한 장치로 나온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 여행을 하는 묘사한 부분은 그리 정밀하지 못한거 같다. 워낙 시간 여행과 관련된 소설들을 많이 접해서 그런건진 몰라도 좀 밋밋한거 같았다. 하지만 사실 이 책에서 중요한건 시간 여행이 아니지 않는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가 그 아쉬움을 뛰어넘고도 남는다.

주인공인 리처드와 엘리스는 서로 만나기 위해서 삶을 살았는거 같았다. 그들에게는 서로가 유일한 이성이었고 사랑이었을것이다.
그러기에 그들은 한눈에 사랑하게 되었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사랑을 잊지 않은 것이다.
비록 그들이 사랑을 나눈 시간은 짧디 짧은 찰라에 불과했지만 그들의 마음속에서 그 사랑은 영원히 이어졌으리라.

사실 이야기 자체는 그리 복잡하고 대단한건 아닌 소설이다. 과거로 돌아가서 한 여자를 만나서 사랑하는게 다이다. 하지만 그 단순한 소재로 참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만들어낸거 같다.
대체 어떤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나 하니 바로 '리처드 매드슨'이다. 최근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원작자이기도 한데 지은이의 이름을 보는 순간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 작가는 수많은 장르에서 참 독특하고도 멋진 글을 쓰기로 유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느낌과는 다르게 이 책에서는 참 따뜻하고 절실한 느낌을 준다. 역시 리처드 매드슨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게 잘 읽히고 좋은 느낌을 준 책이었다.

책을 읽은 며칠 뒤 운 좋게도 텔레비젼에서 이 책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보게 되었다. 원래 알고 있었던 영화인데 한번도 본적이 없었고 특히 그 원작이 이 책이었는지는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책 해설에서도 나오지만 원작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긴 해도 대부분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영화였다. 우리 귀에 익숙한 영화음악이 배경에 깔리니 더 좋았던거 같다. 하지만 책으로 읽는다면 좀더 그 순수하고 절실한 사랑의 느낌이 더 와닿을꺼 같다. 영상보다는 생각으로, 마음으로 느낄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죽어가지만 인생의 진짜 사랑을 만난 리처드. 어떤면에서는 그는 행운아다. 짧은 순간만을 사랑했지만 그런 사랑을 만나보지도못한 사람이 많기에 그는 진정 운 좋은 남자다.

엘리스가 리처드를 처음 봤을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당신인가요?"
아....이 가을, 참 마음 아련하게 하는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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