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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걸즈 라이프
요시카와 도리코 지음, 현정수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실수투성이에 고집쟁이들이지만 도저히 미워할수없는 쳔방지축 소녀들. 책을 덮고 나서 든 생각이다. 때때로 화가 나기도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발랄한 모습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20살 명랑한 '걸'들의 공동 생활을 그린 이 책은 4명의 각기 다른 스타일의 여성들이 벌이는 여러가지 일들과 사랑과 우정을 그렸는데 그 4명의 캐릭터가 각각 분명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하고 있다.
이야기는 고등학교 졸업후 고향에서 도쿄로 와서 도시 생활을 즐기고 있는 다마코의 집에서 시작된다. 평온한 삶을 즐기던 다마코에게 어느날 고등학교때 친하게 지냈던 3명의 친구들이 들이닥친다.
놀러온것이 아니라 같이 '살러'온 것이었다! 학교 다닐때 친하게 지냈긴 했지만 개성 강하고 이뻤던 이들에게 늘 주눅들어 있었던 다마코는 당연한듯 들어서는 친구들에게 쓴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함께 생활하게 된다.
자신이 언젠간 전국적인 유명 모델이 될꺼라고 믿는 기나코.
현모양처를 꿈꾸지만 호스티스로 삶을 살아가는 미후카.
아름답게 생겼지만 성격은 거친 독특한 취향의 유미.
그리고 소심하면서 평범한 성격의 다마코.
이들 4명이 새롭게 도쿄 생활을 함께 해나가는 것이었다.
사실 주위에서 이런 사람들 보기가 쉽진 않지만 만일 있다면 참 재미나겠단 생각도 했었다. 지은이가 4명의 독특한 캐릭터를 세밀하게 잘 구축한 덕분에 그리 큰 사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유쾌한 기분으로 책을 읽을수 있었다. 요컨데 이들의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이야기가 된다는 말일것이다.
시점은 조금 독특하게 전개된다. 처음에 다마코의 집으로 쳐들어와서 결국 4명이서 살게되는 이야기를 그리는가 했는데 곧 기나코, 미후카, 유미의 속마음과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을 읽으니 살짝 뜸금없이 보이던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도 했고 캐릭터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들이 부럽기도 했었는데 그것은 내가 이들의 나이때는 이들처럼 활발하고 재미나게 지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이 발랄한 소녀들과는 달리 대학을 진학했기에 상황은 좀 다르지만 이들처럼 지냈으면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그리고 서로 개성이나 성격은 다르지만 은근히 서로에게 의지하고 서로를 믿는 이들의 우정도 참 부럽게 느껴졌다.
골치아픈 일이 있다거나 심심한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라.
이 유쾌발랄활발한 소녀들의 재미난 수다에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는 자신을 느낄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