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1 - 정치사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1
미할 비란 외 엮음, 루스 던넬 외 지음, 조원희 옮김 / 사계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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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수 많은 강력한 국가들이 일어나고 멸망했다. 나름 그 지역에서 큰 세력으로 자리 잡아서 '제국'이라고 칭한 나라들이 있다. 그 판도도 넓다. 그러나 그들이 이룩한 최대 영토는 대략 그 지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그나마 유럽과 아프리카나 아시아 일부에 걸쳐서 제국을 이룩한 나라들이 있는데 알렉산더 제국이나 로마 제국, 오스만 제국 등이 있겠다. 그런데 진정한 의미에서 여러 대륙을 석권한 나라가 있나? 있다. 바로 몽골 제국이다.


몽골은 그야말로 유라시아에 걸친 진정한 세계 제국이다. 유럽의 많은 부분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각 지역, 오늘날의 러시아 지역 등 인류 역사상 최대의 판도를 이룩한 나라다. 당시 이른바 문명 국가의 많은 부분을 몽골이 지배했다. 이 정도면 진짜 최강의 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엄청 넓은 영토에서 여러 나라를 지배했기에 각 지역의 역사를 아우르는 몽골의 역사를 그리기는 어려웠다. 같은 '몽골' 이라고 해도 각 지역에서 보는 몽골은 각기 달랐던 것이다. 좁은 의미에서 몽골은 칭기스칸이 일어났던 그 몽골 초원의 영역을 말할 수도 있지만 제국으로써 몽골은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몽골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로 다양한 지역에서 입체적으로 봐야 정확히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나온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시리즈는 몽골이라는 역사상 유일무이한 이 대제국의 본 모습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게 해 준다. 몽골 연구로 유명한 학자들을 모아서 토론하고 전체적인 논지를 가다듬어서 몽골을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보게 하는 것이다.


시리즈 중 1권은 정치사인데 몽골이 일어나서 여러 울루스로 나뉘게 되는 과정을 각 울루스별로 잘 설명하고 있다. 먼저 칭기스칸이 어떻게 일어나서 몽골을 규합하게 되는가를 이야기한다. 당시 분열되어 있던 여러 부족들을 하나로 모은 것은 역시 칭기스칸의 능력이다. 책은 그가 부족을 통합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위 여러 지역으로 뻗어가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몽골의 병법은 혁신적이었다. 상대에 비해서 적은 병력이었지만 강력하고 숙력된 기마병을 바탕으로 빠르고 끈질긴 공세를 연거푸 퍼부으면서 상대를 격파해 나간다. 금과 서하를 물리치고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는 몽골을 진짜 거침없었다. 만일 칭기스칸이 오래 살았더라면 그 판도는 유럽에까지 이르렀을지도 모른다.


칭기스칸은 죽으면서 지배하는 지역을 자신의 아들들에게 나눠준다. 주치에게는 오늘날 이란으로 불리는 호라즘 지역과 그 일대를, 차가다이에게는 위구르와 트란스옥시아나를 주었다. 그리고 우구데이와 차가다이 에게는 몽골의 원래 땅을 주었고 툴루이 에게는 우구데이 근처 중앙땅을 주었다고 한다. 워낙 대 제국이고 영토가 넓으니까 이렇게 나누어서 통치 하는게 낫다고 여겼을 것이다. 사실 로마 제국도 방대한 영토로 인해 한 황제가 다 통치 하기 어려워서 동서 로마로 나뉘지 않았는가. 행정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나누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나뉜 울루스 들은 모두 같은 몽골의 후예라는 지위를 가지고 협력하기도 했지만 후대로 갈 수록 독립적인 상황이 나와서 본국과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책에서는 각 울루스별로 발전하고 쇠락하는 모습을 잘 설명하고 있다.


몽골의 등장은 단순히 동서양을 아우르는 대 제국을 건설한 것이 아니라. 역사상 이렇게 시원하게 길이 뚫린 적이 있었을까. 고려 땅에서 저 멀리 동유럽에 이르는 그 엄청난 거리를 평화롭게 오갈 수 있는 시대는 아마 이때 뿐이지 싶다. 길이 열린다는 것은 교류가 있다는 것이고 결국 동양과 서양이 큰 제약 없이 오고 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시대 여러 지역의 문화가 서로 주고 받고 퍼지게 되면서 유라시아 전체의 수준을 높이게 되었고 이런 흐름이 결국 중세 시대에서 근세로 전환하게 되는 큰 동력이 되었다. 이 시대는 훗날 대항해 시대를 촉발하게 되니 어떻게 보면 몽골이 신대륙을 발견하게 했다고 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몽골이 일어나서 최대 영토를 얻고 각 지역별로 울루스가 만들어지고 끝내 멸망하게 되는 과정을 각 울루스 별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각각의 울루스를 연달아서 읽으니까 전체적인 몽골의 영토 속 각 울루스의 발전이 그려진다. 이렇게 읽어야 몽골을 더 넓은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몽골 전문 학자들이 몽골이라는 하나의 주제 안에서 각 지역별로 글을 써서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좋았던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이제 몽골이 어떤 나라였고 어떻게 전개가 되었는지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2권은 여러 제도와 군사, 경제, 과학, 문화 예술 등 사회적으로 몽골을 소개하는데 1권에 이어서 바로 읽으면 정치사와 결부해서 몽골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 약간 학술서 같아서 읽기가 쉬운 편은 아니지만 천천히 읽어도 집중해서 본다면 이 위대한 제국의 얼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책이다. 유라시아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으면 좋을 책이라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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