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리아 제국의 역사 - 국내 최초 출간! 페르시아와 로마보다 먼저 세계 제국의 시스템을 설계한 최초의 제국 더숲히스토리
야마다 시게오 지음, 박재영 옮김, 이희철 감수 / 더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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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리아 제국은 사람들이 그리 많이 알지 못하는 나라다. 이미 오래 전에 있었던 역사상의 나라인데 그나마 조금 들어본 것은 성경 속에서다. 그것도 포악하고 잔인한 나라였다는 그 짧은 내용 때문에 오랫동안 부정적인 이미지만 갖고 있었다. 사실 한 나라의 이미지라는 것이 한쪽만 있겠는가. 다양한 면이 있기 마련인데 왠지 아시리아는 그냥 안 좋은 느낌만 있었던 것이다. 


궁금하고 알아보고 싶은 나라가 많았다. 게다가 잘 알려지지도 않았기에 이 엄청난 나라가 대체 어떤 나라였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로마 제국 이전에 페르시아 제국 이전에 세계 제국의 시스템을 설계한 나라가 있었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게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그 아시리아라니. 그 성경 속의 포악한 바로 그 나라였다니. 역사를 보는 눈을 한참 더 올리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 이번에 나온 이 '아시리아 제국의 역사' 이다.


사실 아시리아 제국은 로마와 페르시아 이전에 역사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오래 전의 나라다. 관련된 연구가 적을 수 밖에 없고 사실 우리 나라에서 크게 연관되는 부분이 없으니 우선 순위에서도 밀려나서 관련된 책도 없었다. 소개 되는 것이 없으니 알려고 하는 사람도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책은 몰랐던 사람도 관심을 가질 만큼 거의 처음 소개되는 만큼 역사상의 중요하고 대단한 제국이었다.


아시리아 제국의 무대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다. 이 지역은 과거에 정말 사람들이 살기 좋았던 환경이었다. 그래서 찬란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발달시켰고 따라서 관련한 민족, 나라들이 많다. 아시리아도 이 지역의 티그리스강 중류의 도시 국가 아수르에서 시작했다. 이 지역은 오늘날의 중동 지역인데 최대 판도는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과 메소포타미아 지역 그리고 북부 이집트에 이른다. 그야말로 대제국을 이룩한 나라다. 


기원전 2000년 전에 생겼고 기원전 600년 전에 멸망했기에 많은 유적과 유물이 흩어져서 그 역사의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저 성경을 비롯한 몇몇 글에서 잔인하다는 부정적인 내용만 있을 뿐이었다. 그것이 20세기 들어서 많은 유적이 발굴이 되면서 이 거대한 제국의 면모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다른 제국들에 비해서 확실히 잔혹한 부분도 있었으나 단순히 그런 것만 있었다면 그 긴 세월을 이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책에서는 그런 부정적인 부분 보다는 문화나 상업 등 그동안 알려지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이런 체제 때문에 제국이 살아 있게 되었음을 말해 준다. 


책은 아시리아 시대를 고아시리아, 중아시리아, 신아시리아로 구분하는데 최대로 번성한 시기는 신아시리아 시대다. 중아시리아 시대는 역사적으로 쇠퇴를 반복했고 관련한 기록이 많이 없기에 고아시리아 시대와 함께 많은 분량이 아니다. 그저 도시국가 아수르에서 시작해서 영역 국가로 서서히 존재감을 나타내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아시리아가 크게 성장하고 그 지역 일대의 패자가 된 것은 신아시리아 시기다. 이때 관련된 기록도 많아서 당대를 복원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사실 이 시대는 그야말로 뒷날의 제국들에게 모범을 보일 만큼 통치 체계가 잘 짜여져 있었다. 원래 아시리아는 상업이 발달해서 거기서 얻는 막대한 재력으로 제국을 키웠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점토판 기록을 남길 정도로 문화가 발달했고 행정 시스템 자체도 상당히 정교했다. 아시리아인은 적었고 상대적으로 피정복지 주민이 많았기에 단순히 억압만 할 수는 없었다. 나름의 강력한 통제 장치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중앙집권적인 관리를 통해 제국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게 잘 짜여진 행정 시스템이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군사적인 능력을 더하고 기록 문화와 부조 등에서 보이듯 여러 예술적인 면들이 종합되어서 제국이 발전하게 된다.


책에서는 고, 중, 신으로 이어지는 아시리아 시대를 잘 설명하는데 아시리아에서 시행한 정책 등이 홋날 로마나 페르시아가 그대로 차용하게 된다. 특히 페르시아는 아시리아가 만들어 놓은 여러 국가 체계를 대부분 수용하였기에 어찌보면 아시리아의 후계 국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영향을 끼쳤다. 대규모 정복을 통해 얻은 땅과 연락하기 위해 많은 도로를 건설하고 역참제를 실시한 것은 나중에 로마 제국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 아시리아가 괜히 세계 최초의 제국이라고 말하는게 아니다.


이렇게 2000여년 동안 오늘날 중동 지역의 실력자였던 아시리아는 그 끝을 향해가고 있었는데 마지막 불꽃이 일었다. 바로 아시리아의 마지막 대왕이라고 할 '아슈르바니팔' 이다. 책에서도 특히 많은 부분을 기술하고 있는데 이는 그가 아시리아의 위명을 떨치게 될 여러가지 업적을 낳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치면 세종 대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자신이 여러 면에서 능력이 뛰어났고 정복 군주라고 불릴 정도로 군 지휘력도 좋았다. 그가 남긴 가장 큰 유산은 세계 최초의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왕립도서관을 세운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전역에서 모은 3만 점이 넘는 점토판을 통해서 당시에 얼마나 많은 기록이 있었는지를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길가메시 서사시'를 비롯한 고대의 예술을 오늘날에 알 수가 있고 당대에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아슈르바니팔 대왕이 마지막 불꽃이라고 한 것은 그의 사후 후계와 관련해서 내전이 일어났고 안 그래도 불안했던 주위 세력들의 연합 공세에 결국 멸망하게 된다. 사실 통치를 위한 여러 선진적인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잦은 반란이 일어났던 것은 기본적으로 억압된 통치 체계가 있었기에 피정복민에게는 가혹했기 때문이다. 비록 그것이 단순히 잔혹한 성격을 가졌기때문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상징을 가지고 좀 더 수월한 지배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얼마나 가혹했으면 성경에 그렇게 나왔겠는가. 훗날의 제국들에서 보이는 관용 정책이 아시리아에도 있었다면 더 오래 살아 남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오랫만에 각 잡고 읽은 책이었다. 그동안 거의 이름만 알고 있었던 나라였는데 의외로 탄탄한 정치 체계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대제국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최근에 고고학적인 발견과 연구로 많은 역사적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는데 사실 이 책 한 권으로 아시리아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아시리아라는 나라 본연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게 한다. 고대 제국에 관심 있는 사람, 로마나 페르시아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훗날의 그 큰 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나라가 바로 아시리아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이 출판사의 '더숲히스토리' 시리즈가 참 좋다. 우리 나라에 적게 소개되거나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의 통사를 펴내고 있는데 평소에 관심 있었던 나라들을 톡 꼬집어서 내고 있어서 참 좋다. 인류의 역사를 더 확장시키는 느낌이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기억해 둘 만한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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