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 - 산업 혁명과 서부 개척 시대를 촉발한 리볼버의 신화 건들건들 컬렉션
짐 라센버거 지음, 유강은 옮김, 강준환 감수 / 레드리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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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천조국이라는 별명 답게 엄청난 자원과 부가 있는데 특히 넓은 국토는 강대국으로 가는데 큰 밑바탕이 되었다. 처음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을때는 지금처럼 국토가 넓지 않았다. 동부에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서부와 남부쪽으로 세력을 넓혀서 결국 오늘날의 미국을 형성했는데 국가의 영토 늘리는 것이 거저 얻는 것은 아니다. 피와 땀으로 이룩했는데 특히 많은 피를 흘렸다. 그리고 그 피의 댓가는 넒은 국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어쩌지 못하는 총기 사용과 관련이 있다. 미국 서부 개척 당시는 인디언의 존재가 있었기에 그들을 몰아 내기 위해서 총이 사용되었고 불안한 치안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역시 총이 사용되었기에 오늘날까지도 총은 합법적인 수단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서부 개척사에서 총이 없었다면 과연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 수 있었을까 싶다. 서부에 살던 원주민들을 강력하게 제압할 무기는 총밖에 없었다. 그들은 잘 훈련된 화살 부대를 갖고 있어서 당시의 후진적인 총포 기술로는 화살을 막아낼 수가 없었다. 아마 총이 없었다면 좀 더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협상을 통해서 영토를 넓혔을 것이다. 속도는 느리고 지금보다 축소된 영토를 가졌겠지만 수 많은 피를 흘리는 비극은 줄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대량 살상 무기가 개발이 되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힘의 논리로 서부를 개척하게 된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무기를 개발한 사람은 바로 콜트다. 무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 봤을 이름 콜트. 그보다 더 이름있는 리볼버를 만든 사람이 바로 콜트다. 이름하여 콜트리볼버. 콜트가 새로운 총을 제안하기전에 있던 총은 단발식이었다. 화약을 넣고 한 발을 쏘면 재장전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그러나 콜트의 총은 6연발이었다. 쉽게 말해서 총알이 들어갈 구멍을 여러개 만들고 이것이 돌아가면서 발사되는 형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권총의 형식이었다. 이것이 상용화되니 인디언이 당해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그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는 리볼버를 만든 콜트에 대한 평전이다. 정식이름은 새뮤얼 콜트. 콜트는 이미 10대때부터 상업에 대한 재능이 보였다. 아마 그가 총을 만들지 않았어도 다른 식으로 이름을 날렸을 것이다.아무튼 그는 어느날 코르보호라는 배를 타고 대서양을 지나던 중 하나의 착안을 하게 되는데 그것이 훗날 크나큰 발명이 될 리볼버의 원형이었다. 


총에 대한 새로운 제안으로부터 몇 년이 흘러서 그는 유망한 총기제작자가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능률적인 무기를 만들어도 그것이 쓰여질 환경이 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당시가 평화시였거나 평화를 추구하던 시기였다면 그의 무기는 훨씬 늦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행운이었던 것이 당시는 총이 필요한 시기였다. 바로 서부 개척 시대. 서부로 향하려는 욕구에 비해서 그 욕구를 지켜줄 무기는 적당한 것이 없었다. 인디언의 화살은 당시의 단발 총보다 더 위력이 컸고 인디언 이외에도 도적이나 강도, 들짐승 등이 서부로 나아가는데 큰 장애로 작용했다.


이럴때 연발총인 리볼버가 탄생한 것이었다. 리볼버는 서부로 가는 사람들에게 성경과 함께 꼭 가지고 가야 하는 필수품에 이르렀다. 하지만 콜트는 아직도 배가 고팠다. 더 많은 판매를 위해서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대량 생산 방식이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던 것에 비해 그의 생산 방식은 혁신적이었다. 나중에 자동차 생산에서나 나올법한 대량 조립 방식을 콜트는 이미 도입했던 것이다. 이렇게 대량으로 생산된 총들은 시대 환경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바로 전쟁때문이었다.


멕시코와의 영토 전쟁에 이어서 총의 수요를 앞당긴 것은 서부의 금광 발견이었다. 이른바 대금광시대. 금을 얻기 위한 서부로의 행진은 리볼버를 필수품으로 여기게 했다. 그리고 그의 사업에 마지막 날개는 바로 남북 전쟁이었다. 그 중간에도 여러 분쟁은 있었고 유럽의 전쟁에도 콜트는 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남북 전쟁 만큼이나 그의 사업을 번창하게 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내전이었던 남북 전쟁은 수 많은 사상자를 냈는데 그것에 총이 있는 것이다. 콜트는 남과 북 모두에게 총을 팔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남부에 파는 것을 중단하긴 했지만 장사꾼답게 전쟁 당사자 모두에게 리볼버를 팔았다.


책은 이렇게 콜트가 어떻게 총을 구상해서 사업을 펼치고 시대에 대처해 나갔는지를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콜트가 만든 리볼버는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미국 사회의 상징이 되었고 비록 콜트의 회사 자체는 훗날 파산하게 되지만 그가 만든 총기 대량 생산 체제는 모든 산업으로 전파되었고 미국은 총 없이는 살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콜트가 마냥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책은 그의 실패와 성공을 가감없이 그리고 있고 비록 그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총을 만들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삶을 들여다보고 있다. 


더불어 콜트의 리볼버가 만들어지고 확산이 된 것은 결국 시대와 결부되어 있다. 당시 19세기 초기에서 중기의 여러 전쟁 상황과 서부 개척 시대를 잘 설명하고 있어서 당대를 알아가는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콜트의 무기가 시대를 이끌었는지 시대가 그런 무기를 나오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그때는 그것이 선이었지만 결국 그 유산이 오늘날 미국의 가장 큰 골치로 전락하게 된 것을 보면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책은 방대한 양이다. 콜트의 인생을 전반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고 중간 중간 시대의 역사도 잘 소개하고 있어서 미국 근현대사를 읽는 느낌이 든다. 많은 인물들과 많은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해서 소설처럼 흥미롭게 잘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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