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사 - 혁명국가에서 경제대국으로
이영옥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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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제외하고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나라는 어디냐고 물으면 첫 대답이 일본이다. 일제가 조선을 침략한 이래로 부동의 1위다. 해방 후에 우리의 국력이 많이 커져서 이제 일본이 우리를 함부로 하지 못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뒷통수를 칠 나라다. 그런 일본을 경계하고 대비해도 모자라는데 또 다른 나라가 있다. 바로 중국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선진 문화를 전해주는 우호국이면서 내정간섭을 하거나 침략을 해온 세력이다. 중국의 마지막 나라인 청이 망하고 난 뒤에 공산국가가 되어서 그전같이 침략적인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경제 대국이 된 이제 중국은 그동안 숨겨놓았던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일단은 미국과 대립하는 형세지만 중국과 막대한 무역 이익을 얻고 있는 우리로써는 언젠가 결단을 요구받을지도 모른다.


과거 왕조 시대의 중국과 현대화된 중국은 확연히 다르다. 경제와 안보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이 야심을 가질수록 우리에게는 큰 경계가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중국보다는 현재의 중국을 많이 알아야 한다. 현재 중국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떻게 발전했는지 그 근원을 알아야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 중국은 공산당의 역사다. 공산국가니까 당연하다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중국 공산당이 대륙을 차지하게 된것은 쉽지 않았다. 신해혁명을 통해서 진정한 국민 국가를 건설한 중국은 처음에 서구식 민주 국가가 될 것 같았다. 쑨원과 장제스의 국민당이 분열된 중국을 거의 통일할것이라고 생각 했던 것이다. 1921년에 창당된 중국 공산당은 처음에 그리 세력이 크지도 않았고 장제스의 북벌에 의해 거의 망하기 직전까지 갔었다. 그 유명한 대장정이 여기에 나온다. 공산당은 그야말로 끊임없이 도망치고 도망쳤다. 중국 대륙이 넓은 탓에 그들의 대장정은 성공했고 그것이 재기의 발판이 되었던 것이다.


중국 공산당을 되살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제의 침략이다. 일제도 물리쳐야하지만 공산당도 토벌해야 한다는 장제스의 주장은 힘을 합쳐서 일본을 물리쳐야 한다는 대의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른바 국공 합작이다. 공산당으로 향했던 총부리가 일본으로 돌아서고 공산당도 대일 항쟁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농민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결국 일본을 몰아낸 두 세력은 바로 내전에 돌입했다. 공산당이 세력을 키웠다고는 하나 자산이나 병력이 월등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국민당의 힘이 더 쎘지만 전략의 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민심의 악화, 경제 실정 등의 이유로 결국 공산당이 최후의 승리를 가지게 된다. 한마디로 국민의 지지가 국민당에서 멀어진 것이 공산당의 승리를 가지고 오게 된 것이다.


청조가 무너진 후 수십년동안 각종 군벌이 난립하고 일본의 침략까지 받으면서 만신창이가 된 중국을 다시 통일한 것은 공산당이었고 이들은 과거의 구중국과 단절을 선언하고 신중국이 태어났다고 선언했다. 바로 중화인민공화국이다. 이들은 당- 국가 체제 속에서 신속하게 나라를 재건하기 시작했다. 국가와 지방 조직을 잘 정비하고 경제를 일으키려고 했다. 몇 년 동안의 경제 계획이 좋은 성과를 이루자 중국 공산당의 지도자 마오쩌둥은 자신감을 가졌고 곧 과도기를 단축하고 농업 사회에서 공산주의 사회로 빠른 도약을 시도하려고 했다.


바로 대약진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일시적인 경제 실적에 고무되었기도 했지만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력 갱생으로 선진국을 넘어서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성급하고 급진적인 정책들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게 되고 중국은 커다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고 경제는 망하기 일보 직전까지 추락하자 이 운동을 추진했던 마오는 권위에 큰 손상을 입게 된다. 모택동 대신에 이 사태를 수습한 류사오치가 경제를 안정시키고 대약진운동에 대한 비판에 나서자 자신의 권력이 약화되었다고 여긴 마오쩌둥이 엄청난 것을 몰고 온다.


문화대혁명. 진시황의 분서갱유는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모든 것이 파괴된 시대다. 이른바 홍위병에 의해서 사회주의적인 것이 아니면 과거든 현재든 모두 파괴하고 말살했다. 우경적인 사고뿐만 아니라 같은 공산당원도 무조건적인 비판을 가했다. 이때는 반혁명적이라면 모조리 말살되는 시기였다. 마오쩌둥은 이것을 교묘히 조장하고 지원했으며 이것을 통해서 중국 제1의 지도자는 자신임을 확인시키게 된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은 사상자도 엄청났지만 중국 사회를 수십년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엉망진창으로 흘러가던 중국은 마오가 죽자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마오 이후에 중국의 권력을 쥐게 된 덩샤오핑은 피폐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개혁 개방을 내세웠다. 자본주의 방식도 도입하면서 경제를 재건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때 우리나라도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게 되었고 다른 서방 국가들과도 전향적인 외교를 하게 되었다. 중국이 자본주의적인 경제를 도입하면 결국 정치도 민주적으로 발전하리라는 생각에 미국도 많은 지원을 하게 되었고 여러가지 원인과 덩샤오핑의 지도력으로 중국 경제는 계속해서 발전하게 되었다.


경제가 발전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오게 되는 민주화의 요구를 덩샤오핑은 천안문 사태를 통해서 박살을 내버렸다. 이때 중국의 민주화 열망은 확 꺾이게 되었고 수십년이 흘러도 다시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의 공산당 일당 독재와 시진핑으로 대표되는 최고 권력자의 지위는 더욱더 공고해졌다. 다만 경제는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급속한 발전을 이루게 된다. 이른바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세계에 대한 힘을 갖게 된 것이다. 중국은 경제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돈으로 팽창 정책을 쓰게 되고 이것이 미국과 마찰을 빚게 되면서 미중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게 되는 것이 현재이다. 


책은 어렵지 않게 쓰여졌다. 각 장 별로 시대적인 내용을 잘 다루고 있어서 필요한 부분을 읽어도 된다. 각 사건에 대해서 아주 상세히 적힌 것은 아니라서 관련해서는 따로 내용을 알아봐야 하겠지만 중국 현대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아는데는 좋다. 치우침이나 기울어짐이 없고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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