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소녀 화불기 1~2 - 전2권
좡좡 지음, 문현선 옮김 / 북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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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이 들어서의 지식을 가지고 과거의 어린 나이로 돌아가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몸은 아이지만 머리는 어른이니까 상황에 맞게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좀 더 많이 아는 입장에서 더 많이 준비할 수 있을테니 나머지 인생도 더 편안하게 살 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것을 모티브로 삼아서 여러 문학 작품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 중국 '좡좡' 작가의 이 책은 내용이 생각과 다르다. 타임슬립물이긴 하지만 SF 요소는 없고 성장 로맨스 적인 면이 많은데 주인공의 처한 상황이 신선하다. 주인공은 현대에서 한마디로 거지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평법한 가정이 아니라 고아였으며 유청소년기에는 꽃을 팔거나 소매치기를 하며 살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사기 결혼의 희생자가 되었고 도망을 치다가 절벽에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고대 중국으로 타임슬립이 된 것이다. 보통은 그렇게 안 좋은 삶을 살다가 시간이 바뀌면 좋은 신분으로 다시 태어나는데 이번에는 거지로 태어난다. 이 무슨 기구한 운명일까. 그런데 전생의 기억을 갖고 다시 태어나게 되는 주인공은 '화불기'라는 이름을 얻는다. '불기'라는 이름은 모두가 너를 버려도 나는 버리지 않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뭔가 이름에서부터 로맨스의 느낌이 오는거 같다. 성이 화씨인 거지에 의해서 길러진 불기는 그나마 그 시절도 오래가지 못한다. 그를 거둔 거지 아버지가 추운 겨울에 얼어 죽고 만 것이다. 다행히 불기는 살아남게 되고 충실한 개 '아황'과 함께 살아간다.  


아무리 거지고 혼자 남았다고 해도 전생의 어른 기억을 갖고 있기에 누구보다 민첩하고 영리하면서 세상에 잘 대처한다. 현대보다 사람들의 생각이 그리 복잡하지 않은 옛날 시대에는 더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게 거지로 사는가 했는데 그의 출생이 그렇게 미궁에 있다는 것이 그의 삶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거지는 거지 아버지가 주워 키워서 생긴 신분이고 사실 그의 신분은 따로 있는 것이었다. 거기에 여러 명의 남자들이 그와 관련을 맺으면서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전개된다.


우선 '막역비. 망경 막부의 작은 아들인데 젊고 잘 생기고 이쁜 여인들보다 더 이쁘다. 거기에 사업 능력도 있다. 불기를 보고서는 어딘지 뭔가 느낌이 다르다고 느끼면서도 잘 대해준다. 인연이 있는 것인지. 불기와 또 다른 인연을 갖게 될 것인지.

운랑은 막역비의 사촌인데 무공이 강하다. 어릴때부터 불기와 친분이 있는데 불기의 가족 같은 개인 아황을 죽인 큰 죄를 저지른다. 그래도 불기와의 인연은 나이 들어서도 이어진다.

그리고 연의객. 신비의 무사. 얼굴에 가면을 쓰고 다녀서 누군지 아무도 모르지만 불기가 위험에 처했을때 바람처럼 나타나서 구해준다. 그러니 불기도 그에게 마음이 간다.


불기는 좋지 않은 신분이었지만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 노력했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는지 그를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런데 그의 신분은 자신의 노력과는 관계없이 왔다갔다 한다. 전생에는 고아였고 다시 태어난 세상에서는 거지로 길러졌지만 명문가의 자식으로 갔다가 칠왕야의 숨겨진 왕녀가 될 뻔도 했다. 그러다가 또 죽을 운명에 처해지기도 하고 끝내 자신의 진짜 신분을 찾게 된다.


이야기는 쉴 새 없이 휘몰아친다. 비록 배경이 고대의 한 나라로 타임 슬립 하긴 했지만 주인공의 속 마음은 현대인이어서 그런지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그리고 주인공의 진짜 신분이 무엇인지 이야기의 전개를 통해서 알아가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약간 미스터리적인 느낌도 나게 한다. 여러 인연들과의 이야기도 나름 양념의 역할을 하면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단순 로맨스가 아닌 권력과 관련한 여러 음모와 술수가 엮어지면서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살이를 더 극적으로 느껴지게 진행된다.


책은 재미있었다. 2권짜리 책인데 보통 책보다 안에 내용이 많아서 한편의 미니시리즈를 읽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매력적이다. 현대에 살 때 기억을 가지고 거지로 다시 태어나서부터 그의 신분과 인연 찾기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찾아가고자 하는 모습이 좋았고 여러 상황에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현대에 살때 성인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오래 산 것은 아닌 터. 다시 태어나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작가는 중국에서 유명한 인터넷 작가라고 한다. 사실 이름만 들어봤지 책은 처음 봤는데 이름값을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좋아할 여러 요소들을 적절하게 잘 배치를 해서 술술 읽히게 한다. 여러 인물들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어서 이야기가 더 다채로와졌다. 이름을 기억해 둘 중국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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