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 대한민국 30대를 위한 심리치유 카페 서른 살 심리학
김혜남 지음 / 갤리온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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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을 전공했다. 전공을 공부하면서 어떤 이론이나 원리에 치중하는 수업을 들을 때마다 회의적인 생각을 했다. 도대체 어떤 학자가 어떤 이론을 내놓고 어떤 말을 했다는 것이 뭐그리 대단할까. 그들의 주장은 마치 심리학이 비과학적인 학문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되었다. 마음의 학문을 생리적인 그리고 과학적인 학문이라고 우기는 것 같다는 느낌? 물론 그런 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이고 탐구이지 지난 학자들의 주장이나 이론에 대한 고찰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건 변명일 수도 있다. 대단히 오랜 시간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4년이라는 시간동안 몇 십 권의 책을 읽고 몇 십 시간의 강의를 들은 것이 전부였는데, 그 시간조차도 게을리 했던 것을 그럴듯한 철학이 있어서 그랬다고 포장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근래에 심리학은 대중에게 꽤 친숙한 학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심리학과 관련된 서적도 많이 판매되고 있다. 사실 그런 책들을 읽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왜 이제야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였다. 마치 작가는 가려웠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처럼, 알고 있어도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다양한 사례를 들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것은 고리타분한 전공서적에서 접할 수 있는 구태의연한 것들이 아니라 문학과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더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른 살의 독자가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에 대해 더 현명하고 희망찬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힘을 실어주는 작가의 따뜻한 시각은 종래의 자기계발서에서 발견되었던 질책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곧 서른이 되는 나는 동갑내기 친구와 20대의 마지막 해에 결혼식을 올렸다. 우리는 서른이 되기 전에 부부가 되었으며 서른이 되면서 부모가 될 것이다. 누구나 다 겪는 과정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 채 어른이 되지 않았는데 중대한 역할을 강요하거나 강요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은 일, 사랑, 결혼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공간에 대해 사색하고 고민하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나약하기에 누구나 이해할 수 없거나 이해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나 타인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은 불가능한 바람일지도 모르지만 노력조차 하지 않고 시간만 축내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서른 이라는 나이는 노력 없이 보내야 했던 시간들이 보내는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기에 ‘미지의 시기’로 여겨지는 것일 수도 있다. 그 미지의 시기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하여- 나는 아낌없이 방황할 것을 다짐한다!

 비록 당신이 지금은 방황하고 있지만 그 방황은 당신이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 쓸모없는 것이 아니다. 괴테가 말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고. 그러니 당신은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방황하고 있다고 해서 패배자가 된 듯 좌절하거나 움츠러들 필요가 전혀 없다. 그래서 내가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딱 한가지다.
“당신은 언제나 옳다. 그러니 거침없이 세상으로 나아가라!” - 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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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8-11-15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는 어려도 결혼도 육아도 저보다 선배군요. 앞으로 한 수 지도 부탁드릴께요~ ^^

가시장미 2008-11-16 03:00   좋아요 0 | URL
근데 결혼 생각은 있으신 거에요? 통 관심이 없으신 것처럼 느껴져서요. ^^ 턴형을 보았던 때... 받았던 인상이 너무 강한가봐요. 뭐라고 할까.. 그 때 받은 인상은 혼자서도 인생을 충분히 즐겁게 살 수 있는 사람이라서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보였어요. 여자한테도 관심이 없으실 것 같았구요. 제가 잘못 봤나요?ㅋㅋ

비로그인 2008-11-15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엄마가 되시는군요..
축하합니다. 가시장미님.(이제 닠에서 가시는 빼셨으면 어떠실지요..
연약한 아이 피부가 찔리면 안되거든요.. 하하)
이젠 자주 뵙지요.


가시장미 2008-11-16 03:03   좋아요 0 | URL
이히 네.. 곧 엄마가 된 답니다. 2월이 예정일이니.. 정말 얼마 안 남았네요. 근데 저도 실감이 잘 안나요. 가끔은 임신을 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다는 -_-;; 거울보고 깜짝 깜짝 놀라곤하죠 ㅋㅋ

닉을 바꾸고 싶긴한데요.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여야 할지 고민되어서 아직까지는 보류하고 있지요. 엄마장미, 아줌마장미.. 뭐 이런 건 촌스럽잖아요 ㅋㅋ 근데 이상하게 그런 것만 생각나요. 으흐

노이에자이트 2008-11-1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진짜 성숙해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다만 성숙해지려고 노력하는 자와 나이만 먹는 자 두 부류로 구분은 할 수 있다는데요.

가시장미 2008-11-16 03:0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가끔 나이를 어디로 드셨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대면하게 되면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한 답니다 ㅋㅋ
그래서 노력하려고 하는거죠. 나중에 저보다 어린 사람들이 절보고 그런 생각하면 곤란하잖아요. ㅋㅋ ^^;;

노이에자이트 2008-11-16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을 존경하는 것보다 내 자신이 존경받는 사람이 되기가 훨씬 어렵죠.우리 모두 존경받는 노인이 되려면 젊을 때부터 노력해야 하죠.젊어서 새는 쪽박 늙어서도 샌다는 말을 저는 늘 명심하고 산답니다.

가시장미 2008-11-17 08:05   좋아요 0 | URL
음..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스스로 인정할 수 있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하기야.. 그래야 존경도 받을 수 있겠죠.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아침상을 차리고 신랑을 출근시키고는 오랜만에 지난 글들을 다시 읽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제 지난 시간들은 생각보다 어둡고 심각했던 것 같아요. 오히려 30대의 문턱에 들어서게 되니 관대해지고 여유가 생긴 부분이 많은데, 20대에는 뭐가 그렇게 심각하고 치열했는지 모르겠네요. 책을 읽어도 내부귀인을 너무 많이해서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리뷰를 쓰지 못했던 것 같고, 외부상황에 대한 관심보다는 온통 자아에 대한 고민으로 뒤덮였던 시간이 아니였나해요.

그런 시간들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조금 성숙해졌다면 이젠 외부로 시야를 돌리고 좀더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키워야하지 않을까하네요. 오늘은 아침부터 참 생각이 많네요. 신랑 출근시키고 단잠을 자려고 했는데.. 잠이 안올 것 같네요. ^^ 그래도 기분은 참 상쾌해요. 마음이 풍요롭고 기분이 좋은 것 같아요~ 으흐 왜 일까요?

노이에자이트님도 상쾌한 하루 시작하시길 바랄께요~!!

노이에자이트 2008-11-1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도 치열하고 심각하답니다.외부로 시야를 돌려야겠다는 결심은 바람직합니다.늘 내부로만 파고들면 성격이 이상해지고 염세주의자가 되기 쉽죠.

가시장미 2008-11-26 09:26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예전에 성격이 이상하고 염세적이었나봐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