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이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신호의 비밀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절판


여자들의 생물학적 장식은 여자들에게만 있는 특이한 성분인 '지노이드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노이드 지방은 임신과 수유를 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충당해준다. 여자들에게도 남자들처럼 안드로이드 지방이 있기는 하다. 단, 지노이드 지방은 자녀를 양육할 때만 활용되는 반면, 안드로이드 지방은 일상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또 안드로이드 지방은 몸통과 복부, 그리고 체내에 쌓이는 반면, 지노이드 지방은 가슴, 엉덩이, 허벅지에 저장된다.

여자들의 몸이 이 지노이드 지방을 최대로 모으는 때는 바로 사춘기이다. 그래서 10대 소녀들의 몸이 그렇게 근사한 것이다. 생식과 관련한 여자의 장기적 가치는 에스트로겐과 지노이드 지방을 바탕으로 한 이 생물학적 장식물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나는 만큼, 남자들에게는 어린 나이에 그러한 생물학적 장식을 갖고 있는 것이 가장 강력한 시각적 신호로 보이는 것이다.

심지어 에스트로겐 성분이 발의 성장을 제한한다는 증거가 나와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작은 발은 여자의 건강과 이후 순탄한 자녀 양육을 알리는 또 하나의 간접적 지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118쪽

남자들의 성욕 소프트웨어 역시 다양한 시각적 신호에 융통성 있게 반응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설탕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을 찾게 되듯이, 남자들 역시 젊은 시절 자기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자들의 특정 신체 부위에 각인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 이상적인 초콜릿이라는 관념을 미리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는 것처럼, 남자들도 이상적인 가슴에 대한 '시각 틀'을 미리 타고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보다 수많은 초콜릿이 달콤함이라는 미각 신호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남자의 두뇌는 '가슴'이라는 시각적 신호를 가진 각양각색의 자극에 융통성 있게 반응한다. 따라서 여체의 자극에 일찍 노출되었는데 그것이 남자가 본래 가지고 있는 시각적 신호에 부합할 경우, 신체 부위에 대한 실로 다양한 기호가 생겨날 수 있다.
-122쪽

그래서 지난 몇 년간 대형 제약 회사들은 전략을 바꾼 상태이다. 성욕 장애를 약으로 해결하려면 두뇌 자체에 약효가 있어야 하고, 또 의식적인 기제와 연관되어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그들도 깨달은 것이다. 공교롭게도 비아그라를 발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성 성욕 개선제로 가장 촉망받는 약도 다른 질환을 치료하려다 우연히 만들어졌다.

독일의 제약 회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원래 효과가 빠른 항우울제를 만들려고 했다. 일명 플리반세린이라고 하는 그 약은 임상 실험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하고 말았는데, 그것이 여성 피험자들의 성욕을 급격히 향상시킨다는 것을 연구진이 밝혀낸 것이다.

그렇다면 폴리반세린이 목표로 삼은 것은 두뇌의 어느 부분이었을까? 바로 감정의 '의식'처리와 관련된 부분들이었다. 여자들의 몸이 아니라 의식적인 정신을 자극함으로써 작용하는 셈이다.
-141쪽

왜 여자들은 몸과 마음이 이렇게 따로 노는 것일까? 남자와 섹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여자는 장기적인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식의 고려는 의식적으로 일어나기보다는,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십만 년에 걸쳐 진화해온 소프트웨어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섹스를 하면 여자는 본질적으로 삶을 뒤바꾸는 투자를 감행해야 할 수도 있다. 임신하여 아이를 낳아 젖을 먹이고 10년이 넘게 양육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엄청난 시간과 자원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엉뚱한 작자와 섹스를 했다간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남자가 그녀를 버리면 홀로 아이를 키우며 온갖 고초를 헤쳐가야 할 수도 있다. 알고 보니 그 남자가 잔악한 사람이라면, 그녀나 이이들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또 약하거나 무능력한 사람인 경우에는 여러 가지 위협이 닥치는 상황에서 그녀를 지켜주지 못할 수 있다.

-142쪽

따라서 이 모든 잠재적 리스크를 신중히 감안해 조심히 체로 걸러야만 하는 것이 여자의 성욕이다......모계의 조상들이 대대로 충동의 가지를 끊이지 않고 쳐낸 결과 여자들은 지구 상에서 가장 정교한 신경 소프트웨를 두뇌 속에 지니게 되었다. 이 시스템으로 여자들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많은 정보를 밝혀내고,정밀하게 조사하고, 평가한다. -143쪽

10대 여자 아이 가운데 친구에게 매일 휴대전화로 전화하는 아이들은 59퍼센트에 이르는 반면, 남자 아이들은 그 비율이 42퍼센트에 불과하다.

사회성을 담당하는 탐정은 주로 전전두엽을 비롯해 두뇌의 전두엽에 자리 잡고 있다. 전두엽에서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은 여자들이 더 크며, 사춘기 동안에도 남자 아이들보다 여자 아이들이 이 부분의 성장이 빠르다. 또 여자들은 언어의 중추와 피질 하부의 보상시스템이 더 잘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말하는 활동이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큰 보상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여자의 두뇌는 대뇌피질 두 개의 연관성이 더 좋아서, 일부 신경학자드은 이를 보고 여자의 두뇌가 더 효과적으로 언어를 처리하고 조성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무엇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사회성 장애인 자폐증은 남자들이 앓을 가능성이 더 높다. 장래가 촉망되는 한 연구자는 두뇌가 '고도로 남성화'되는 바람에 자폐증이 생기는 것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남자의 두뇌에는 사회성 소프트웨어가 덜 발달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152쪽

그렇다면 여자의 두뇌는 왜 이렇게 매사에 조심하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일까? 역사적으로 살펴봤을 때 여자들은 자손을 생산할 확률이 아주 높다. 실제로도 오늘날 인구의 조상은 여자들이 남자에 비해 두배가 많다. 인류 역사 전반을 보면 여자는 80퍼센트가 자손을 생산한 반면, 남자는 40퍼센트밖에 자손을 생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DNA분석 결과 밝혀졌다.

이는 상당수 남자가 여러 여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뜻도 되지만, 남자 가운데 절반도 넘는 사람들이 자식을 '하나도 두지 않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155쪽

남자들은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며 매사에 조심할 경우 자녀를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옛날에 살았던 남자들은 대부분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조상이 아니다. 다 자신이 살던 때에 대가 끊긴 것이다. 따라서 남자들이 자손을 생상한다는 것은 위험을 감행할 필요가 있는 일이었다......배를 타고 미지의 곳을 향해 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물에 빠져 죽거나 살해당할 수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집에만 있으면 웬만해서는 자식을 낳지 않게 된다. 우리는 위험을 감행한 남자들의 자손인 셈이다.

한편 여자들의 경우에는 역사 대대로 자손을 낳을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자식 생산의 생물학적인 구조로 봤을 때 여자가 미지의 세계로 배를 타고 나가는 등의 모험을 감행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었다.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고, 야만인들에게 살해당할 수도 있고, 병에 걸릴수도 있으니 말이다. 여자들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친절하게 지내며 매사에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러면 남자들이 알아서 찾아와 섹스를 부탁할 것이고, 아기를 낳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하게 남는 문제는 바로 그 중에서 최선을 고르는 것이었다.
-156쪽

크럼(미국 만화가)은 로맨스 소설을 한 번도 안 읽어봤던 것이 분명하다 로맨스 소설을 한 번이라도 읽어봤다면 여자들은 단순히 착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알파남이지만 '자기에게만큼은' 착하게 구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여자들은 로맨스 남자 주인공들이 코코넛 같기를 원하는 것이다. 겉은 딱딱하고 저칠지만 안은 부드럽고 달콤한 그런 사람 말이다. 하지만 껍질 속의 그 달콤한 열매를 아무나 맛볼 수 있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여주인공만이 그 단단한 껍질을 부술 수 있다. 남자 주인공은 다른 모두에게는 얼마든지 난폭해질 수 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주인공에게는 ㄴ부드럽고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187쪽

진화의 독특한 협상 속에서 남자들이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갖게 된 것은 여자들이 다른 동물의 암컷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숙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의 두뇌와 고환은 모두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런데 암컷들이 성적으로 문란한 생활을 할 경우 수컷들의 고환이 커지고 두뇌는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은줄무늬윗수염박쥐의 경우 고환이 몸 전체 무게의 8.4퍼센트를 차지하는데 비해, 남자들은 이 비율이 1퍼센트에 그친다. -193쪽

한편 남자들은 흥분을 일으키는 데 어떤 한 가지 신호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패티시즘이 여자들보다 남자들 사이에서 훨씬 흔한 것도 이 때문이리라. 대개 여자들에게는 흥분이 일어나는데 꼭 필요한 한 가지 신호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남자가 기가막히게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돈이 많고 마음이 따뜻한 외과의사라면 충분히 흥분을 느낄 수가 있다. 또 그가 가난한 제비족이라 해도 섹시한 데다 기막히게 멋진 알파나남으로서 한 여자에게만 주체하지 못할 열정을 보인다면, 그 역시 역치를 넘어서지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남자들의 두뇌 소프트웨어가 '또는' 연산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남자들은 별 어려움 없이 흥분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성욕과 관련한 융통성이 그다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대로 여자들의 두뇌가 '그리고' 연산에 의해 작동된다는 것은 여자들의 성욕 가소성이 훨씬 강하다는 뜻이다.

-228쪽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여자들의 성욕이 지닌 가소성에 처음으로 주목한 과학자 중 하나로서 이렇게 강조한다. "여자들의 성욕은 남자들의 성욕보다 가변적이어서 사회적,문화적,상황적 요인에 따라 다양성을 보인다.

하지만 '그리고' 연산이 작용한다는 것은 여자들이 쉽사리 흥분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족되어야 할 신호가 더 많기 때문이다. 임상심리학자들이 만나는 성욕 및 오르가즘 장애 환자 중에 여자가 남자보다 많은 것도 여기에서 주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여자들은 특별히 얽매이는 신호가 없기 때문에 성적으로 흥분할 때 좀 더 융통성을 보인다. -229쪽

만일 남자들의 시각적 신호가 뉴런의 신체 지도에 연결되어 있는 성적 관심사의 영역으로써 생기는 것이 정말 맞는다고 하면, 왜 게이들은 탄탄한 가슴에 관심을 갖고 이성애 남자들은 풍만한 가슴에 관심을 갖는지 설명된다.

모든 남자는 자기가 가슴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이때 어떤 '종류'의 가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는데, 성별 신호가 이 과정에서 중대한 역항르 하는 것으로 보인다. 태어날 때 성별 신호가 여성성 쪽으로 설정되어 있으면, 이 신호가 관심 영역을 알려주어 여자의 해당 신체 부위를 쳐다보게 만든다. 반면 성별 신호가 남성성 쪽으로 설정되어 있으면, 이 신호는 두뇌에 남자의 해당 신체 부위를 쳐다보로독 지시한다.

시각적 신호에 이렇게 융통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남자들이 그토록 다양한 남녀의 가슴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해명해준다. -258쪽

남장의 시각적 신호가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과정에 문화가 본질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남미인과 아프리카인이 좋아하는 엉덩이와 미국인과 아일랜드인이 좋아하는 엉덩이가 그토록 크게 차이 나는 데에는 이러한 이유도 한몫했을 것이다.

남자라면 누구나 본래부터 엉덩이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있지만, 정확이 어떤 종류의 엉덩이를 좋아하는냐는 문화마다 다르다. 즉 여자들 몸이 속해 있는 문화에 따라서는 물론, 몸을 보여주는 문화의 방식에 따라 선호가 달라진다.
-259쪽

여자들이 배란 주기에서 임신할 수 있는 날은 고작 5일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여자들은 포유류 암컷이면서도 특이하게 불임 기간을 모두 포함해 배란 주기 내내 섹스를 할 용의를 보인다.

생물학자들은 불임기간에도 섹스를 하려는 여자들의 이런 의사를 '확장된 성욕'이라 부른다.

많은 종족의 경우, 이 확장된 성욕은 자연선택에서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여자들이 섹스를 담보로 남자들에게서 갖가지 자원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침팬지 암컷이 배란 주기 때 엉덩이를 빨갛게 부풀려 성욕을 표시하는 것은 약 12일 정도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임신할 수 있는 날은 3일에 불과하다......더 정확히 말하면 암컷의 엉덩이가 부풀어 있는 내내 교미는 수컷이 요구하지만, 임신 가능성이 낮은 남ㄹ에는 암컷들이 먼저 교미에 나서는 경우가 많고 수컷이 교미를 요구할 때도 덜 저항한다. 다시 말해 임신할 가능성이 없을 때 암컷이 성적으로더 적극적인 것이다.
-281쪽

확장된 성욕으로 인해 암컷들은 신기할 정도로 다양한 행동 패턴을 보인다. 여자들이나 그녀들의 자매 유인원들 모두 배란 기간에 두가지의 전혀 다른 '양상'으로 성적 관심사를 나타낸다. 그래고 양상이 달라질 때마다 성호하는 성적 신호도 달라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배란 기간에는 '단기적 관심사'가 나타나는 반면 비배란기에는 '장기적 관심사'를 드러낸다....배란기가 아닐 때 여자들은 음식, 보호, 자녀 양육 등과 같은 비유전적인 이득을 제공해줄 용의와 능력이 있는 남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배란기가 되면 미스 마플은 돌연 단타 매매자로 변모한다. 이제는 외모가 출중하고 사회적으로 지배적 위치에 있는,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들을 특별히 더 선호하는 것이다.
-283쪽

일련의 뇌 영상법 연구에 따르면, 여자의 두뇌가 남자의 시각적인 외관을 처리하는 속도는 남자의 두뇌가 여자의 외관을 처리하는 속도와 똑같다고 한다. 남자든 여자든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외관을 접하면 성적 흥분을 담당하는 피질 하부의 회로가 자극을 받는다. 하지만 여자의 경우,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이 반응이 섹스를 원하는 의식적 욕망으로 변하기 전에 먼저 탐정 사무소의 개입이 일어난다.

여자의 두뇌에 작용하는 '그리고' 연산 때문에 탐정 사무소는 다른 요소들을 따지게 되고, 그리고 나서야 여자들은 비로소 주관적 흥분이 일어날 수 있는 지점에 이른다. 여자 중에서 이미지 하나만 보면서 자위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여자들이 성적인 상상력의 날개를 펼칠 수 있으려면, 턱시도 차림의 이 방탕한 남자가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순진무구한 남미 하녀의 치마를 들치고 있는 것인지 그 심리적인 신호부터 갖춰야 한다.
-292쪽

그런데 여자들에게 막강한 힘을 발위하는 시각적 신호 중에 테스토스테론과 관계없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키'이다.

아무래도 여자들에게 큰 키는 NFL이나 NBA에서 큰 키가 하는 역할과 똑같은 듯하다. 키가 크다는 것은 신체적 경쟁에서 다른 남자를 더 잘 앞지를 수 있다는 뜻이 되니 말이다.
-294쪽

"BSDM의 핵심은 자진해서 권력을 주고 받는데 있어요." BSDM의 열렬한 여성 애호가 티우의 설명이다.

..............

"복종자는 존경과 신뢰에서 우러나 지배자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거예요. 이런 권력 부여를 '선물'이라고 하고요." BSDM에서 이렇게 권력이 핵심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개인전용 속박 클럽의 이름에 권력이라는 말이 많이 들어가는 것에 여실히 드러난다. -3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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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트 라인 - 보이지 않는 균열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라구람 G. 라잔 지음, 김민주.송희령 옮김 / 에코리브르 / 2011년 2월
절판


당시 모든 사람은 리스크 분산으로 미국 대형 은행들의 리스크가 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래프와 도표들은 지난 10년 동안 은행권의 리스크 노출 수위가 오히려 더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

은행은 위험 수위가 높은 대출 상품을 대차대조표에서 계속 털어냈다. 따라서 당연히 좀 더 안전해졌어야 옳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분석 끝에 나는 경제학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세테리스 파리부스, 즉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수를 나 자신도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서 증권화 과정이 아무런 변화 없이 동일한 조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가정을 했기 때문에 은행권이 더 안전해졌을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이 믿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더 상세한 연구에 매달린 결과 나는 규제완와 및 증권화 같은 금융혁신이 경쟁을 증대시켰고, 경쟁 증대가 은행 최고 경영자들로 하여금 더 복잡한 형태의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부추겼다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13쪽

닷컴 버블 붕괴로 미국 경제가 둔화되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즉 FRB는 금리를 급격하게 인하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그런 조치를 취하면 특히 금리에 민감한 기업의 투자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원칙대로라면 FRB의 금리 인하 조치로 미국 기업의 투자는 증가했어야 옳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은 닷컴 붐 시기에 이미 지나치게 투자를 많이 한 상태여서 새로운 투자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기업 대신 금리인하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쪽은 일반 소비자들이었다. 금리가 인하되자 소비자들은 너도 나도 주택 구매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주택분야에 대한 투자 또한 대폭 늘어났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주택 분야에 대한 투자 또한 대폭 늘어났다. 주택 수요의 상당 부분은 과거에 신용이 너무 낮거나 불량해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저소득 계측 - 이른바 서브프라임과 Alt-A 대상자 - 에서 나왔다. 과거에는 막혀있던 이들 계층에 대한 대출 문호가 열렸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이 상승하자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은 금리가 더 저렴한 모기지 대출로 갈아타거나(그렇게 해서 부도를 피하거나)-20쪽

, 주택 가격이 오른 만큼 추가 대출을 받아 그 돈으로 자동차와 텔레비젼 세트 등을 장만했다. 물론 그들 중 상당수는 대출금은 천천히 나중에 갚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빌려주겠다며 미국 대출자들 앞에 줄은 선 그 돈 중 일부는 미국에 상품을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동시에 국내 소비 촉진을 통해 금고를 가득 채운 국가들에게서 나온 것이었다. 다시 말해,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 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에게 빌려준 돈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에 사는 치과 의사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었다.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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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 자신 있게 보기 1 - 알찬 이론에서 행복한 감상까지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3년 3월
합본절판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미술감상의 진정한 출발점은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의 시각적,조형적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다. 미술관이 어른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또 교육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놓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미술작품을 그와 관련된 지식을 다 습득한 후에 감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술가나 미술 전문인들도 그런 지식을 다 갖추고 있지는 않다.

미술감상은 '지금 여기', 내가 가진 것 위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내가 진정한 내 느낌의 주인이 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미술감상은 나를 진정한 주체로 세우는 일이며, 그런 연후에야 우리의 감상능력을 확대하려는 다양한 지적노력도 의미를 얻게 된다.

자신의 느낌대로 보는 것만 즐기고 그에 맞춰 공부하는 것을 게을리한다면 안목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는 데 곧 한계가 올 것이다. 미술작품을 보는 것이 익숙해지고 스스로 느낌의 주체가 됐다고 생각된다면, 그 다음에는 지적인 성취에 반드시 시간을 바칠 일이다. -15쪽

그림 속의 이미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어서 별다른 의식을 하지 못하지만, 우리 안에서는 이런저런 판단이 내려지고 그것을 대상에 투사하여 일종의 자기확신으로 그림을 소화해낸다.

우리는 이런 과정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는 그림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인상파의 그림이 현대의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그림이 된 데에는 이런 과정이 원활하고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보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그림을 해석하게 한다는 말이다.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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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이건희 지음 / 동아일보사 / 1997년 11월
절판


성공을 거두었던 수많은 변화들의 공통점은 세 가지다. 나는 지금까지 이 공통점을 올바른 변화의 계명으로 삼아 기업 경영에 적용하려 애써왔다.

첫째, 모든 변화는 '나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의 파문이 처음에는 작지만 점점 커져 호수 전체로 확산돼 나가는 것과 같이 모든 변화의 원점에는 나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

'나부터 변화' '너부터 변화'는 비록 획 하나의 차이지만 그것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전부와 전무의 차이인 것이다.
-54쪽

둘째, 변화의 방향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큰 배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저의면 배는 꼼작도 하지 않을 것이다. 변화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변화가 가져올지도 모를 불편, 불이익에 저항하는 이기주의 전형적인 에가 바로 '총론 찬성, 각론 반대'다. 그러므로 변화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확보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시적인 관점에 입각하여 부분 최적화에 집착하게 되고 그 결과 나갈 길을 찾지 못한 채 미로 속을 열심히 뒤어다니기만 하는 모르모트와 같은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변화의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변화의 관제탑'으로서 사회 지도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꺼번에 모든 변화를 이루려고 기대해서는 안된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보아도 혁명이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 아무리 실력있는 산악인도 처음부터 에베레스트를 오르지는 않는다. 인수봉을 비롯하여 비교적 덜 험난한 국내의 산악을 두루 거친 후에야 티베트로 향한다. -55쪽

변화란 쉬운 일, 간단한 일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야 한다. 작은 변화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변화가 가져다 주는 좋은 맛을 느껴 보고,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55쪽

소를 기르게 되면 사료 생산과 저장법뿐 아니라 우생학, 수의학 등이 발달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공생이라는 공동체 원리가 사회 전반에 자리잡았을 것이다. 더구나 소를 많이 기르려면 사람들이 말을 타게 되고 쉴 곳을 위해 그늘이 필요하니 식목도 하게 되었을 것이다. 말과 소가 소득을 가져와 목축업이 부흥할 뿐만 아니라 전시에는 기마병을 만들어서 전투력이 높아졌을 것이다. -80쪽

사회생활에서도 남보다 바쁘게 열심히 일하면서도 실패를 거듭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이와 반대로 성공한 사람들은 대체로 여유가 많아 보이는데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한가해 보이지만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당장 시급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준비해두는 습관이 있다. -85쪽

나는 자동차 사업 진출을 두고 오랫동안 고심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사업들이 잘되고 있는데 왜 어려운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 하느냐는 반대도 있었고, 막대한 투자에 따른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더욱이 기존 업체들이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데다, 사회 일각에서는 자동차 사업이 마치 큰 이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도 큰 부담이었다.

사실 나 개인이나 삼성의 처지만 생각하면 자동차 사업 때문에 고생을 사서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 경제구조와 자동차 산업 수준을 볼 때, 누군가는 반드시 새로 참여해서 그 수준을 한 차원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

우리의 교육,지식,기술 수준을 볼 때 우리나라가 집중해서 육성할 전략분야가 전자,반도체,자동차,조선, 철강 등 중화학공업이다. 이들 산업의 기초가 되는 것이 기계 공업이고, 기계 공업의 꽃이 바로 자동차 산업이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면 공작기계, 산업전자, 제어기술이 발전해 전체 산업의 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국가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90쪽

나는 이렇듯 국가적 차원에서 자동차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굳히면서도 과연 삼성이 해낼 수 있을지를 곰곰이 따져 보았다.

자동차에서 전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므로 삼성이 그간 축적해 온 전자 분야의 기술력을 성능 차별화의 포인트로 삼고, 전세계에 걸친 수출망과 관련 분야에서 폭넓게 확보한 내부의 기술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면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삼성이 이러한 기술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면, 기존 업계에 선의의 자극을 주어서 국내 기술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 복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렇게 나름대로 21세기 국가 장래를 위해 애국심으로 시작했던 자동차 사업이 세간에서 정경 유착이니 개인적 취미에서 시작한 것이니 하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자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
-90쪽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산품에 대한 과보호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엄정한 평가와 까다로운 품질 개선 요구, 그리고 이에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진지한 노력이다. 까다로운 소비자가 있어야 일류 품질과 제품이 만들어지는 법이다.

일류제품은 불량률이 적다. 가령 전자산업의 경우 불량률이 3%라면 그 회사는 망한다. 그래서 나는 삼성 임직원들에게 "불량은 암이다. 불량은 악의 근원이다."라고 되뇌면서 일하라고 강조한다.

혼다가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일본으로 역수출 할 때의 일이다. 미국의 품질 기준에 합격했던 차가 일본에서는 소비자들의 클레임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 이유는 문을 열었을 때에만 보이는 문 안쪽에 묻은 먼지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본의 소비자들은 국삼품을 구입해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기업이 품질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99쪽

국제화에 제대로 적응하려면 현지인과 골프도 쳐야 하고, 술도 마셔야 하고, 식사 초대를 하거나 초대에 응하기도 해야 한다. 사소한 에티켓을 소홀히 해서 중요한 상담을 망쳤다면 국제화된 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
-101쪽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화해 보려고 한다. 두 기술을 두고 단순화해 보니 스택은 회로를 고층으로 쌓는 것이고, 트렌치는 지하로 파들어가는 식이었다. 지하를 파는 것보다 위로 쌓아 올리는 것이 더 수월하고 문제가 생겨도 쉽게 고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

반도체 5라인을 8인치 웨이퍼 양산 라인으로 결정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반도체 웨이퍼는 6인치가 세계 표준이었다. 면적은 제곱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6인치와 8인치는 생산량에서 두 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그것을 알면서도 기술적인 위험부담 때문에 누구도 8인치를 선택하지 못했다. ...... 월반하지 않으면 영원히 기술 후진국 신세를 면치 못하리라고 판단했다.
-133쪽

정보화 시대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활 주변의 사소한 것이라도 챙겨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선 주부들은 가계부라도 매일 매일 꼼꼼히 적어보자.

직장인들은 타임 다이어리를 작성해 1년쯤 뒤 평가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매년 정월 초에는 지난해 나의 스케줄에 대한 통계를 내보곤 한다. 해외여행 몇건, 거래서 면단 몇건, 경영회의 몇건, 골프회동 몇건 등 지난해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 일별하기만 해도 금년엔 무엇을 해야겠다는 큰 그림이 머리에 들어온다.
-136쪽

정보사회는 서로 나눔으로써 득이 되는 '상생의 사회'라고 할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 네 사람이 각자 100원씩 갖고 카드게임을 한다면 전체 파이는 400원에서 한푼도 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읽고 따는 셈이 되지만, 100원짜리 정보를 네 사람이 서로 나누는 게임을 생각하면 네 사람 모두 자기 정보를 잃지 않고 다른 사람의 정보를 고스란히 자기 것으로 할 수 있으므로 각자가 300원씩, 전체적으로는 1200원이라는 파이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같이 앞으로의 정보사회에서는 갈등과 대립이 지양되면서, 나눔과 상생의 정신이 공동체의 기본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또한 경제적 가치관도 산업사회에서는 규모의 경제에 입각하여 싸게 많이 만드는 양적 사고, 효율 중심의 생산성 논리가 중요시되었지만, 앞으로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주는 효과 중심의 질적 사고와 서로의 장점이 합쳐지면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복합화 논리가 중요시될 것이다. -153쪽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어떤 방법으로 기술을 도입하든 명심해야 할 것은, 그저 돈 주고 물건 사오듯 할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익혀서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진지한 자세와 열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배울 때에는 머리를 숙여서 겸손하게 가능한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배우는 처이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 뛰지 않거나, 심지어 귀찮아하며 '내가 오너인데'하는 값싼 자존심만 내세운다면 그는 앞선 기술을 가질 자격이 없다. -172쪽

애벌레 시절의 마지막 무렵, 그러니까 와세다 대학에 다니다가 방학을 맞아 돌아왔을 때, 그는 다시 한번 나(홍사덕)의 기를 죽여 놓고 갔다. 손수 운전으로 드라이브를 즐기던 우리가 제2한강교(지금의 양화대교)에 닿았을 때다.

"이게 우리 기술로 만든 다리다. 대단하재?"
"이눔아,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봐라. 한강을 장차 통일되면 화물선이 다닐 강이다. 다리 한복판 교각은 좀 길게 잡았어야 할 것 아이가?"

실로 괴이한 두뇌의 소유자였다.

- 홍사덕 장관이 본 이건희 - -238쪽

지름 100cm짜리 파이프의 중간 부분이 50cm로 줄어 있으면 그 파이프는 결국 50cm짜리 파이프 구실밖에 할 수 없다. 또 총연장 10km인 10차선 도로에서 어느 부분이 2차선으로 줄어들면 그 도로 역시 2차선 도로에 지나지 않는다.

파이프는 입구에서 끝 부분까지 지름이 일정해야지, 어느 한 부분이라도 좁아지면 바로 그 좁아진 부분을 기준으로 이 파이프 용량의 최대치가 결정된다. 이 예를 기업 경영에 비추어 보면, 경영관리, 생산, 유통, 판매 등 모든 부문의 최저 기준을 고르게 높여야 전체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265쪽

미국에서 신약을 시판하려면 FDA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매우 길고 복잡하다. 그래서 미국의 제약업체들은 신약 개발이 완료된 후에 승인을 신청하는 게 아니라, 단계마다 결과를 FDA에 보고하여 합격하면 개발을 계속하고 불합격하면 거기서 중단해버린다. 기업 내부를 병렬식으로 통한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FDA라는 외부 기관의 판정까지도 연구개발 프로세스에 통합시킨다.
-270쪽

21세기 미래 경영자가 갖춰야 할 조건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사물과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보면서 미래 변화에 대한 통찰력과 직관으로 기회를 선점하는 전략을 창조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관리의 실패는 언제라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향을 잘못 잡은 전략의 실패는 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현상에 안주하기보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변화 추구형 경영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우리 주변에는 변화 기피형 경영자가 더 많다. 스스로 혁신에 앞장서기는커녕 부하기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까지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좌절시킨다. 결국 부하들은 지시받은 일에만 매달리고 조직 전체적으로는 나 몰라라 하는 분위기가 만연된다.

또한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영자 스스로가 고감도, 고부가가치 정보의 수.발신자 역할을 해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남보다 많은 정보를 먼저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해답을 알고 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다.

-276쪽

마지막으로 미래의 경영자는 비좁은 국내시장에 얽매이기보다 넓은 세게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제적 감각은 미래의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필수 요건이다.

나는 21세기를 대비하는 경영자라면 최소한 지혜, 혁신, 정보력, 국제감각의 네 가지 조건은 꼭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276쪽

18만명이 하루 1시간식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면 국가 전체에 이득이 된다. 또 개개인은 어느 분야든지 하루 1시간씩 10년만 계속하면 그 방면에 도사가 될 것이다. -277쪽

장수기업으로 가는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내가 보기에 다음 세 가지를 갖추면 최소한 기업 수명 30년설은 깨뜨릴 수 있다고 본다.

첫째 위기의식이 높아야 한다. 진정한 위기의식은 비록 사업이 잘되고 업계 선두의 위치에 있을 때라도 항시 앞날을 걱정하는 자세다. 경영난에 빠져 부도를 걱정하는 것은 공포 의식에 지나지 않는다. 위기의식을 가지려면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파악하고 그 속에서 우리 기업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변화에 대응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우선 조직과 사업에 있어서 필요없는 군더더기를 없애야 한다. 아무리 효율적인 조직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몸이 불면서 관료주의가 된다. 이런 불필요한 군살을 줄이고 그 힘을 미래 변신 쪽으로 돌려야 한다.
-283쪽

다음 단계로는 장기적,미래지향적으로 사업을 경영해야 한다. 단기적인 안목으로 사업하다 보면 변화하는 환경에 시달려 결국은 탈진하고 만다. 시류에 편승하여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업의 본질을 차근차근 구현해 나아가는 경영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율과 창의가 발휘되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 기업은 성장할수록 중앙집권적으로 되기 쉬운 속성이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결코 창조적 변화가 생겨날 수 없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생정보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조직만이 미래를 얻을 수 있다.
-283쪽

선친은 사업 성공의 요체로 운,근,둔의 세 가지를 꼽으셨다. 여기에 내 나름의 해석을 보탠다면 먼저 운이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데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운의 이면에는 남모를 고뇌와 노력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근이란 고객의 신뢰를 얻어내기 위한 끈기와 집념을 의미하고, 둔은 잔꾀를 부리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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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고경영자 9인, 그들에게 배워라
길인수 외 지음 / 이야기꽃 / 2004년 12월
절판


고정 관념의 노예가 되면 순간순간의 적응력이 우둔해질 수밖에 없어. 교과서적인 사고방식이 곧 고정관념이야. 그것은 곧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함정이야

- 정주영 - -34쪽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가변수와 불변수가 있어. 대학교수에게 불변수란 65세가 되면 틀림없이 정년퇴직하게 된다는 것이야. 가변수란 어쩌다 장관이라도 된다든가 큰 병에 걸린다는가 하는 것이지. 천재지변을 맞을 수도 있고, 이런 가변수에 대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지.

하지만 불변수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미리 준비하고 계획을 세울 수가 있거든. 가변수란 불변수에 비하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야. 우리나라 대학교수에게 가변수가 있다면 얼마나 있겠냐?

그런데도 그 친구가 정년퇴직이라는 불변수에 대해서 아무 대비도 않고 있다는 것은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 최종현 - -147쪽

일본 전국시대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오다 노부나가는 매일 새벽 네 시면 일어나 가장 빠른 말을 타고 왕복 40리 길을 달렸다. 가는 길에는 전략을 짜고 돌아오는 길에는 결단을 내렸다.

그는 하루를 '이른 아침, 아침, 낮, 밤' 등 4등분해서 사용했다.

그가 어지러운 전란 속에서도 날카로운 예지와 단호한 결단으로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아침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상대방보다 한 발 앞선 선제공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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