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김주영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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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의 유명 경영 컨설턴트로, 일년에 3천권의 책을 읽는다고 한다. 대단하지 않은가? 일년에 300권도 대단한데, 그 열배라니!! 

독서방법에 관심이 많은 터라 옆자리 동료 서가 꽃혀있는 책에 자연스레 손이 갔다. 책을 펼쳐든지 한시간만에 휘리릭 읽어내렸다(서점 등에 들렀을때 가볍게 한번 읽어주심 될 듯).  

저자가 말하는 책읽기의 핵심을 궁즉통이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야 한다면 웹서핑이 아닌, 책 읽기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주문한다. 그러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자세와 노력이 두뇌를 '검색모드'로 변화시켜, 사소한 한 문장(킬러문장) 또는 한 단어(킬러단어)가 스파크 점화버튼처럼 문제해결방안을 줄 수도 있다는 것. -- 결국 문제해결 방안은 내 속에 있다라는 이야긴가? 쩝 

효율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면 두뇌의 검색모드를 유지하면서 책을 읽어야 할 것이며, 책 읽는 순서도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의 (가상)대화를 진행한다고 상상하면서, 머릿말, 목차, 맺음말 순으로 먼저 훑어 읽어봄직한 부분을 가려뽑고, 먼저 읽고 - 도움되는 부분은 포스트 잇 등을 활용해 별도 표시를 하고 - 나중에 다시 한번 표시한 부분만 먼저 읽는 것이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된단다.  

스스로 자신의 독서법에 이름 붙인 킬러독서법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하고는 있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앞뒤가 서로 어긋나는 부분(맺음말을 어디서는 반드시 읽으라고 하더만, 어느 부분에서는 맺음말은 읽지 말라고 하더라)도 상당수 눈에 띄지만, 맥락에 맞춰 나름 해석해본다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절박한 순간이라면 전광석화처럼 읽어내려가다가 킬러문장과 킬러단어를 만나 상상, 공상 등을 활발히 펼쳐 문제해결방안을 창안해낼 수 있다라고 해석해 봄직하다. (근데 이게 처음부터 훑으면서 보는거랑 얼매나 차이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속독법학원에 가서 자신의 독서방법이 가르쳐준 속독법과는 상당한 차이(첫날 일등을 할정도의 속도를 자랑했는데, 학원의 가르침을 따르다보니, 맨 마지막 날에는 꼴찌였단다)가 있음을 발견하고 나름 자신만의 독서방법을 맹글어내는 부분에 바로 지은이의 독서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가볍게 한번 읽고 킬러문장 등은 가려서 그어봄직한 책입니다. 딱 그 뿐!!! 

 

뱀발로 하나 덧붙이면, 자신이 절대 읽지 않음직한 분야의 책을 일부러 찾아 읽어야 한다는 주장과 양에서 질이 나온다는 저자의 주장에는 백번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바입니다. 저고 글케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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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김주영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08년 6월
품절


강연회나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에게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오늘 아침 신문 일면 톱기사는 뭡니까?"

이런 질문을 하는 까닭은, 주제와 문제의식, 분쟁처럼 곤란한 일이 없으면 인간의 두뇌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일부러 의식하지 않더라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에는 두뇌가 자연스럽게 '검색 모드'로 전화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대뇌생리학에서는 두뇌의 '자동제어장치 기능'이라고 한다. 자동제어장치 기능은 호기심이나 관심이 강할수록 맹렬히 움직인다. 두뇌는 정말로 곤경에 처하거나 열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쉬지 않고 '검색 모드'로 열중한다. 그러면 책이나 잡지만이 아니라 전단지를 봐도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없는지를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40쪽

내 속독법은 속독교실에서 가르치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이 한페이지씩 읽는 방법이 아니라, 항상 포스트잇을 가지고 다니면서 '이거다!' 싶은 중요한 부분에 붙이면서 읽는 방법이다. 다 읽고 난 뒤 책의 요점을 정리할 때는 포스트잇을 붙인 곳만 다시 한번 살펴보면 연상,공상,망상이라는 발상 모드로의 전환이 확실하게 이뤄진다.

이 점이 가장 큰 이점이다.

- 오 이거 해봄직 한데--54쪽

시마다(성공한 만담가이자 사업가)는 맺음말 마지막 줄에 자신이 경영하던 가게 벽에 걸어 두었던 자필 문장을 소개했다.

- 70퍼센트의 자신감이 매일 용기를 주고 30퍼센트의 불안이 노력을 준다.
- 이 세상에 슈퍼맨은 없다. 다만 남보다 조금, 아주 조금만 앞서면 이 세상의 승자가 된다.-62쪽

그럼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저자 본인의 체험담을 쓴 책을 읽어야 한다. 그중에서 보석을 발견해 스스로 법칙을 만든다.

이런 책을 쓰는 저자는 자신의 체험만 털어놓을 뿐, 그러한 체험을 바탕으로 법칙이나 교훈을 만들어주는 일까지 하지는 않는다. 안타깝게도 최고의 사례를 읽고도 대부분 거기서 멈추고 만다. 그러한 사례를 자신의 일에 어떻게 활용할지 정리하지 않는다. 연상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떠올려 자기 일에 응용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사람은 극소수다. 바로 여기에 기회가 있다. -76쪽

맥주는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애주가인 해비유저가 전체 소비량의 50퍼센트를 차지한다. 그 다음 10퍼센트의 미들유저가 25퍼센트의 맥주를 소비한다. 헤비, 미들유저를 합친 20퍼센트가 전체 맥주소비량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 마케팅 면에서 생각하면 이 20퍼센트가 더 마실수 있는 맥주를 개발해야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꾸만 마시고 싶은 맥주'로 콘셉트를 잡은 것이다. (마케팅 부서에서 생각하는 맥주의 컨셉)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보여주는 현장의 목소리, 현장의 고충, 현장의 정보야말로 정확한 정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관점을 가진 경영자의 관리서도 의미가 있겠지만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원이 쓴 책을 보는 편이 생생한 지식과 교훈을 얻는 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81쪽

그(변호사)는 그곳(입사하고자 찾아간 변호사 사무실) 대표가 하고자 했던 일에 큰 감명을 받았다. 그 대표는 대법원 판례를 모조리 뒤엎는 변호 활동을 했다. 대법원 판례는 법률 그 자체인데 그 대표는 최고재판 판례가 터무니없다고 주장하며 판례의 맹저을 논리적으로 풀어 승소하는 베테랑이었다.

- 역시 남들이 안하는 걸해야....- -87쪽

아이디어와 발상 단계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더욱 '생각'에 칩착해야 한다.

일단 독서를 멈추고 '실제로 일에 활용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리고 짤막한 미니 결론까지 일끌어 낸다.

이런 일을 귀찮게 생각하면 "저 사람은....."이라는 말을 듣는다.

일을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얼마나 열심히 생각하고 자기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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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과 좌절 - 노무현 대통령 못다 쓴 회고록
노무현 지음 / 학고재 / 2009년 9월
구판절판


세상이 많이 바뀐 것입니다. 다만 바뀌긴 바뀌었는데 이상하게 바뀌었습니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남이 가진 것을 강탈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데, 지금의 정부는 장물을 되돌려 줄 권한도 없는 것입니다. 세상이 바뀌는 과정에서 과거사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채 권력만 민주화되면서 힘이 빠져버리니까 기득권 가진 사람들, 특히 부당하게 기득권을 누리고 잇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좋은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억울한 일이지만 그것이 우리 역사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정수재단 건만이 아니라 지난날 역상의 피해를 입었던 많은 사람들의 피해가 다 복구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끔 '역사는 물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124쪽

'과거사 정리라는 것을 어디까지 해야 하나?' 하면서도 논리적으로 그 한계를 긋기가 어렵고 또 역사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나가는데 필요한 만큼 '판단이라도 하고 넘어가자, 하다못해 이름표라도 갈아붙이자!' 하는 그런 것이 역사 정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저렇게 장물이 그냥 남아 있고 그 주인이 정권을 잡겠다고 하는 상황까지 용납하고 받아들이려니 무척 힘이 듭니다.

말하자면 아무리 역사는 되돌릴 수 없다 해도 우리가 이런 상황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높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역사 정리라는 것도 더욱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125쪽

3당 합당은 두가지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나는 호남을 지역으로 고립시켰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이것이 후에 가져온 문제는 심각한 것이었습니다. 지역구도가 완전히 돌이킬 수 없도록 고착화됐습니다. 어떻든 다시 회복시켜 보려고 노력을 했고, 지금까지 그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3당 합당은 큰 상처와 충격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3당 합당으로 인해 철새 정치의 수준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야심을 가진 한 사람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개인적으로 이 당 저 당을 옮겨 다니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차원이 달라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곳저곳 오락가락하는 것도 없어져야 할 잘못된 풍토인데, 이제는 정권을 놓고 자웅을 겨룰 정치지도자가 당을 넘어가 버렸으니 엄청난 것입니다. 그래서 한두명의 기회주의자들이 정치판을 조금씩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전체가 통째로 기회주의 판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후 정치인들의 행태가 실제로 그렇게 변했습니다. 자신의 소신이나 가치와는 거의 관계없이 당선이나 이익을 위해 아무런 원칙도 없이 보따리 싸들고 돌아다니게 된 것입다.-146쪽

지역주의와의 싸움과 기회주의자와의 싸움. 이것이 정치를 하는 동안 저에게 주어진 두 개의 큰 싸움입니다. 그래서 저는 '원칙과 통합'이라는 말을 계속하면서 대통령선거를 치른 것입니다. 저는 원칙에는 매우 까다롭게 매달리지만 통합을 위해서라면 다른 어떤 가치도 희생할 수 있는 정치를 해왔습니다. 3당 합당 당시 받은 충격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분열주의와 기회주의를 극복하자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3당 합당이라는 것이 이름은 합당이지만, 그 내용은 국가적 분열이고 민주세력의 분열입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분열주의는 국가와 사회, 그리고 미래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저의 정치는 지금까지 '분열주의와의 투쟁' 또는 '기회주의와의 투쟁' 그 두 가지로 간단히 정의할 수 있습니다. -147쪽

김영삼 대통령의 '성공'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기회주의를 배척할 힘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사회적 노력이 소멸되어버렸습니다.

그전만 해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하면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은 개인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강한 영향력으로 반화합(反和合)이라는 대결적 정설르 통해 적대적 대결구도를 만들어놓고는 그것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충동질하고 묶어서 쓸어갔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항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해서 성공했기 때문에 이제는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해도 사회적으로 심판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정치풍토뿐만 아니라 사회풍토까지 크게 훼손해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153쪽

공직사회가 완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지난날의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날의 습관, 문화의 잔재가 끈질기게 내려오는 것입니다.

관료주의의 잔재, 독재시대의 소위 '관존민비'와 비슷한 태도 등, 그런 문제점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공직자의 어두운 그늘은 지난날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177쪽

남북 간의 평화, 통일 문제를 그냥 남북 간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동북아시아에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대결은 400년 전 임진왜란 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근대화 물결이 밀려오면서 100년 전부터 지금까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사이에 아주 긴박한 대결구도가 형성되어왔습니다. 그것이 나중에 냉전의 대치선으로 바뀌기는 했습니다만 동북아 지역에서의 역사적인 대결구도가 한반도 분단의 원인으로 작용했고, 지금도 그 대결적 질서가 그대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대결적 질서를 함께 풀어가지 않으면 남북 분단도 쉽게 극복할 수 없습니다......미국은 이미 동북아시아의 질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소위 동북아시아의 세력입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평화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북한과 4대 강국이 서로 협력하는 질서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4강과 남북이 합의해야 동북아시아의 평화질서가 만들어지고 그래야 남북이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로 다가서는 데 장애물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219쪽

이라크 문제를 생각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줘야 하는가에 대한 반감이었습니다. 미국의 작전이 '세계 역사에서 볼 때 정당성이 있느냐?'에 대한 반론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아닌 사람은 이에 대한 어떤 견해를 지녀도 좋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한미 간에 반드시 필요한 우호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 차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222쪽

이라크 파병 문제는,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봐도 역사의 기록에는 잘못된 선택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저는 대통령이 역상의 오류를 기록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즉 스스로 역사의 오류로 남을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부득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음을 새삼 느꼈습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참으로 어렵고 무겁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23쪽

제가 여기까지(한미FTA)까지 이야기하면 진보진영에서는 '금융개방을 해서 외환위기를 당하지 않았는가?'라고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런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개방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개방의 준비 부실 탓입니다. 경제 전체의 핵심적인 시스템에 해당하는 금융개방 문제에 준비가 부실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준비 부실의 문제였지, 개방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232쪽

민주주의 역사를 보면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폭력적인 권력이나 공포정치와의 투쟁, 독재권력과의 직접적인 투쟁 단계입니다. 그 다음에는 공정한 법치주의의 단계를 거칩니다. 그것을 넘어서면 대화와 타협, 소위 성숙한 민주주의 단계로 갑니다. 이 3단계를 우리 참여정부가 한번 시작해보자 했는데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낮은 수준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들을 포함해서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화와 타협이 되지 않는 획일적인 정치문화가 나타난 것은, 지난날 독재와 반독재와 같이 상대를 용납하지 않는 대결주의, 그리고 지역 간 대립구조 같은 요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 대통령 권력과 여소야대라는 정치구조로 타협이 강제되지 못했고 자발적으로도 그런 정치적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 것입니다. -260쪽

정치에서 진보와 보소의 노선 경쟁이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복수정당제는 필수적인 제도입니다. 정당들은 서로 추구하는 가치를 달리하면서, 차별성 있는 가치를 가지고 서로 경쟁하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진보와 보수라는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하며 정당이 경쟁하지만 실적적인 정책에서는 타협이 이루어져 비슷비슷한 정책으로 수렴됩니다.

하지만 두 정당은 각기 분명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정체성을 기반으로 우리의 미래 사회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어야 합니다.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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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경제학 2 - 서민 경제의 미래 위험한 경제학 2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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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경제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하나의 표가 있다. 신문의 경제면이나 방송(뉴스)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부분에 눈길을 주게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살표와 숫자만으로 구성된 가장 간단한(?) 단순한 표를 만날 수 있다. 경제신문의 경우엔 조금 더 크고 자세한 숫자들이 나와있고, 종합일간지는 경제면 맨 꼭대기나 주식시세표 양 어깨에 단순한 숫자 세개나 네개만 있다. 숫자 옆에 있는 화살표와 더불어. 방송의 경우엔 뉴스 시작하기 전에 빠지지않고 보여준다.   

그건 바로 종합주가지수(코스닥지수)와 환율이다. 어제 지수와 대비해서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화살표와 숫자로 간단히 보여준다. 더 이상 어떻게 더 심플하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플한, 심플 그 자체이다. 그런데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기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도하는 것일까?    

주식의 경우엔 매수세력과 매도세력간의 치열한 전투결과가 화살표 색깔과 숫자의 변동폭을 정한다. 환율도 마찬가지로 달러를 사려는 세력과 팔려는 세력간에 치열한 그러나 소리없는 전쟁이 벌인 흔적이 바로 환율변동 그래프로 나타난다. 화살표 방향과 숫자의 커지고 작아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세상상의 축소판인양, 매일매일 변동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살아있는 생명체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한 경제지표 가운데 주식에 처음 입문했을 때는 종합주가지수에 관심이 더 갔었더랬다. 주식시장의 흐름을 그 지표가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전체적인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선 일응 옳은 관심표명이었지만 반드시 개별종목이 종합주가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일정수준의 조류를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요즘에 들어서야 깨달았다(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나서야 알게된 것이다).  

나머지 지표인 환율은 철저히 무시했었다. 기껏해야 회사에서 출장을 가야할 때나, 기타 환전을 해야할 때를 제외하고는 환율을 처다볼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닥 관심을 줄 이유가 적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의 역할이 경제의 방향성을 좌지우지 하는 수출주도형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있어 환율지표와 말로 어느 기업이 돈을 벌고 돈을 까먹고 있는지를 하나의 숨김없이도 볼 수 있게끔 해주는 엑스레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되었다.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이 환율효과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실적이 사상최대가 아니라 사상최악이라는 말을 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만해도 이 양반이 또 고환율 주의자로서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로구나 생각했었는데, 선대인 부소장의 생생한 설명을 읽고서는 사상최대의 실적이 얼마나 사상누각인가를 새삼 알게되었다.  

분식회계라는 분칠만 벗겨내면 기업의 본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순진한 것이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환율이라는 분칠이야말로 한나라의 경제 건강상태를 얼마나 멋지게 왜곡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알게되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기업의 실적이나 기타 경제지표를 볼때에는 반드시 환율효과를 벗겨내고 봐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이땅에 살아가는 서민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쩝....

뱀발.....주식세상에 입문하고나서 제법 많은 책들을 읽고 있고, 또 읽어 나갈 예정이지만...환율효과에 대해 이처럼 생생한 설명을 해준 책은 이 책이 제일이다. 일독을 강하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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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 태종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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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텍스트를 보거나 듣거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다르게 받아들이는 걸 보면, 결국 차이는 해석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 해석력이란 말 그대로 주어진 텍스틀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차이를 보일 수 있는 변수로는 각자의 경험과 사고 등등 제법 많은 것들을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변수 한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상상력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박시백의 조성왕조실록은 바로 그러한 상상력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한 시리즈 만화책인데,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다 아는 조선왕조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낸 것이다. 그런데, 풀어낸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왜 나는 저런 역사적 사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일까에 대한 반성아닌 반성을 무척이나 많이했다.  

3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바로 세자 세종 이야기였다. 첫째인 양녕대군의 세자 시절의 기행과 파행이 그를 세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들어 셋째였던 세종이 세자가 된 이야기는 누구나 다(?) 한번쯤 들어 아는 이야기 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러한 이야기를 수없이 듣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양녕의 파행만이 세장의 자리에서 물러난 결정적 이유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그러한 상황을 생각해보니 과연 그것이 절대적 이유가 될 수 없다라는 단순한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 누가 피땀흘려 이룩한 왕좌의 자리를 그러한 기행을 일삼는다는 이유만으로 물려주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오히려 그러한 막나가는 형과 대비되는 착실한 이미지의 셋째가 차곡차곡 만들어 낸 준비된 왕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 훨씬 더 양녕의 몰락을 설명하는데 합당하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그러한 준비된 왕의 재목을 보여준다는 것이 세종의 입장에서는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세자가 아닌 왕자가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목숨을 부지하기 힘든 그러한 시절에 세자인 형에게 꼬박꼬박 충고하고 이러저러한 간언을 한다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을까라는 현실의 녹녹치 않음을 말이다.  

뱀발....평범한 일상이 지겨우면 역사를 읽는다고 한다. 수없이 반복된 일상이 쌓여 있는 것이 역사라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첫머리에서 말했듯이 상상력을 발휘한 문제의식을 갖고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백번을 봐도 누가 태어나고 어찌어찌 살다가 이름 석자를 남기고 가버렸다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 외에는 읽어낼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 독서습관에서 얼렁 벗어나야 할텐데....박시백님 홧팅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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