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경제학 2 - 서민 경제의 미래 위험한 경제학 2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날 경제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하나의 표가 있다. 신문의 경제면이나 방송(뉴스)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부분에 눈길을 주게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살표와 숫자만으로 구성된 가장 간단한(?) 단순한 표를 만날 수 있다. 경제신문의 경우엔 조금 더 크고 자세한 숫자들이 나와있고, 종합일간지는 경제면 맨 꼭대기나 주식시세표 양 어깨에 단순한 숫자 세개나 네개만 있다. 숫자 옆에 있는 화살표와 더불어. 방송의 경우엔 뉴스 시작하기 전에 빠지지않고 보여준다.   

그건 바로 종합주가지수(코스닥지수)와 환율이다. 어제 지수와 대비해서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화살표와 숫자로 간단히 보여준다. 더 이상 어떻게 더 심플하게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플한, 심플 그 자체이다. 그런데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기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보도하는 것일까?    

주식의 경우엔 매수세력과 매도세력간의 치열한 전투결과가 화살표 색깔과 숫자의 변동폭을 정한다. 환율도 마찬가지로 달러를 사려는 세력과 팔려는 세력간에 치열한 그러나 소리없는 전쟁이 벌인 흔적이 바로 환율변동 그래프로 나타난다. 화살표 방향과 숫자의 커지고 작아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세상상의 축소판인양, 매일매일 변동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살아있는 생명체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한 경제지표 가운데 주식에 처음 입문했을 때는 종합주가지수에 관심이 더 갔었더랬다. 주식시장의 흐름을 그 지표가 보여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전체적인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선 일응 옳은 관심표명이었지만 반드시 개별종목이 종합주가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일정수준의 조류를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요즘에 들어서야 깨달았다(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나서야 알게된 것이다).  

나머지 지표인 환율은 철저히 무시했었다. 기껏해야 회사에서 출장을 가야할 때나, 기타 환전을 해야할 때를 제외하고는 환율을 처다볼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닥 관심을 줄 이유가 적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의 역할이 경제의 방향성을 좌지우지 하는 수출주도형의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있어 환율지표와 말로 어느 기업이 돈을 벌고 돈을 까먹고 있는지를 하나의 숨김없이도 볼 수 있게끔 해주는 엑스레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야 알게되었다.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이 환율효과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실적이 사상최대가 아니라 사상최악이라는 말을 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만해도 이 양반이 또 고환율 주의자로서의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로구나 생각했었는데, 선대인 부소장의 생생한 설명을 읽고서는 사상최대의 실적이 얼마나 사상누각인가를 새삼 알게되었다.  

분식회계라는 분칠만 벗겨내면 기업의 본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이 얼마나 순진한 것이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되었다. 환율이라는 분칠이야말로 한나라의 경제 건강상태를 얼마나 멋지게 왜곡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알게되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기업의 실적이나 기타 경제지표를 볼때에는 반드시 환율효과를 벗겨내고 봐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이땅에 살아가는 서민들이 알아야 할 것들이 왜 이리도 많은지....쩝....

뱀발.....주식세상에 입문하고나서 제법 많은 책들을 읽고 있고, 또 읽어 나갈 예정이지만...환율효과에 대해 이처럼 생생한 설명을 해준 책은 이 책이 제일이다. 일독을 강하게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