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산책을 나갔다가 휘몰아치는 찬바람에 날씨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12월 들어서니 날씨가 역시 다르구나 싶다. 이래야 겨울이긴 하지만 추위에 취약한 나는 벌써 걱정스럽다.

12월이 되었다는 것은 올해도 달력이 한 장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제 이런 것을 세는 것도 별 의미는 없다 싶다. 매 해 시간 가는 것이 빨라서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연말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10월에 십수 년만에 혼자 해외 여행을 다녀왔는데 11월은 함께 사는 사람과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느낀건데 옆지기는 일본 엔터테인먼트 문화에 관심이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물론 스포츠 만화는 좋아한다).

나는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유물이나 유적을 체험하고 서점, 도서관 등에서 책을 보는 일이 즐겁다.

그러고 보면 '문화'라는 개념은 방대할 수 있겠다. 

서로의 여행 스타일을 생각해서 코스 일부를 나눴다. 나는 도쿄대학교나 메이지 신궁을 홀로 여유있게 즐겼다.

물론 그렇다 해도 대부분의 여행은 함께 했다(술집에 갈 때는 둘이니까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어 편했다). 

이 사람이 이런 것에 관심이 있구나 체크하면서 새롭게 알아가는 것도 있다. 아무리 연애를 오래 하고 결혼한지 10년이 넘었다고 해도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때 재미가 있다.





작년에 이곳에서 영어 원서를 함께 읽었다. 사정상 중단이 되어 아쉬웠는데 다시 진행이 된다고 해서 다시 참여해야겠다 생각했다. 원서를 꾸준히 읽는다는게 결코 쉽지가 않아서다. 혼자서도 읽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 중 시간을 따로 내어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 결심을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 그 전에도 원서를 안 읽은 것은 아니지만 매일 지키기가 참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영어 원서 읽기 실력은 늘 지지부진하다. 

그나마 원서를 며칠 계속 읽으면 아주 조금씩은 스스로 나아진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걸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각설하고 10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The Affair>를 읽는 중이다. 10월에는 스케줄이 많아서 시작을 못했고, 11월 들어서자마자 시작하려고 했는데 책이 늦게 도착한데다 개인 스케줄이 많아지는 바람에 늦어졌다. 

읽어보니 기존에 읽어왔던 책들보다 리딩 수준이 더 높은 것 같다. 분명 쉬운 단어와 구조로 된 문장이 있지만 군대에서 사용하는 용어나 숙어 표현이 많아 번역서 없이 읽으려니 진도가 수월하게 나가지 않는다.

번역서를 읽어야 하나 싶은데 아직까지 영어 원서를 읽으면서 번역서를 읽어본 일은 없어서 그냥 원래대로 읽어보려고 한다. 대강 느낌과 맥락만 파악하며 읽지 않을까 싶다. 


중국어 원서는 계속 읽어나가는 중이다. 웨이신두슈의 도움이 큰 것 같다. 종이책을 펼 시간조차 나지 않을 때는 앱을 켜고 다만 한 페이지라도 보려고 하고 있다(그럼 킨들도 그렇게 하면 되잖아! 생각해보니 민망하군). 다른 언어도 그렇겠지만 중국어도 단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아서 나올 때마다 헷갈리는 것들이 있다. 단어, 숙어들을 볼 때마다 머릿 속에 착착 입력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안되니까. 별 수 있나. 알던 것도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니 그저 매번 나올 때마다 반복하는 수밖에 없겠지.


올해 구입만 하고 읽지 않은 책을 점검하다 건너뛰었던 <아킬레우스의 노래>를 얼마전 읽었다. 이걸 읽다 보니 같은 작가가 쓴 <키르케>를 읽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다 불현듯 펀딩한다고 산 원전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를 보면서 뜨끔했다. '아이고! 아직도 이리 건너뛴 책들이 많다니...' 꺼내는 놓았으나 선뜻 손이 가질 않고 있다ㅎㅎㅎ(키르케는 도서관에서 빌려볼 작정)

지난 달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보았는데 독서 모임 책으로 <파시즘>을 읽게 되었다. 자연스레 구입해놓은 <죽음정치>가 수면 위에 떠오르는...

손택의 <해석에 반하여>를 펀딩 신청해놓고 그 전에 <여자에 관하여>를 봐야겠다 싶었다. 읽고 있는데 놀랍게도 뒷부분에 파시즘이 언급된다. 전체주의와 미학이 양립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묻고 답한다. 리펜슈탈(의 영화)을 몰라서 관련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파시즘, 전체주의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너무 읽을 게 많은데 시간은 한정적이니 이제는 정말 선택과의 싸움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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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12-02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잭 리처 원서 읽기는 제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어요. 제가 번역본으로 읽으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막연하게 원서는 더 재미있겠지 했던건데, 하- 군대 용어.. 때문에 정말 너무 힘들더라고요. 실력이 된다면 잭 리처 계속 영어로 읽고 싶지만, 번역서로 읽는게 훨씬 나은듯 합니다. 그래도 잭 리처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긴해요.
거리의화가 님, 힘내셔서 얼른 완독하시고, H 마트에서 울다로 오세요. 컴온!

[키르케] 저 책은 저도 사둔지 한참인데 안읽었어요. 그러고보니 [죽음정치] 도 있네요... 그건 여기, 싱가폴에... [파시즘]은 담아갑니다.

거리의화가 2025-12-03 08:56   좋아요 0 | URL
계속 읽다 보면 잭 리처 원서로 읽는 것도 수월해질 날이 오지 않을까요?^^ 다음 원서는 H마트... 군요^^ 안 그래도 언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잘됐습니다. 속도 내서 읽고 따라갈게요!

파시즘 두껍지만 책은 무겁지 않아서 좋더라구요. 다락방 님의 싱가폴 생활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희선 2025-12-03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일월에는 일본에 다녀오셨군요 시월, 십일월 기억에 남을 해인 듯합니다 오늘은 많이 춥네요 여기는 눈이 조금 오기도 했어요 생각해 보니 첫눈이더군요 첫눈이라고 다를 건 없지만...

어느새 마지막 달이네요 거리의화가 님, 남은 날 동안 만나고 싶은 책 즐겁게 만나시고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희선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 - 교양과 상식으로서 우리 문화유산의 역사
유홍준 지음 / 눌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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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어보려고 시도했거나 읽어본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그런 사람 중 하나다. 책장 한 켠에 여전히 그 책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여행을 하기 전 관련 지식을 훓어볼 때 도움을 받곤 했다.
이 책이 나온지는 꽤 되었으나 그동안 구입을 망설였다. 분명 도서관에 많이 들어올 것 같아 도서관을 통해서 볼까 싶었던 것이다. 그러다 책의 소개글 취지에 마음이 움직여 구입을 하게 되었다. 저자의 한국미술사 강의 내용을 한 권에 담았다고 하여 부담이 덜할 것 같아서다.
한국사를 공부하고 관련 책을 읽지만 늘 문화와 미술에 대한 부분은 막히는 경우가 많다. 솔직히 외울 것도 많고 볼 때마다 왜 매번 헷갈리는지… 아무래도 용어가 한자에서 유래된 경우가 많아서 한글만 보면 무슨 말인지 바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인 것 같다.

책은 고대부터 근대 이전까지의 한국 미술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각 문화유산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소개하면서 관련 용어, 개념이 무엇인지 설명하여 이해를 돕고 유산과 관련된 인물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여 이해를 더욱 높였다.
또 무엇보다 업데이트된 소식을 다룬다는 점이 좋았다. 여전히 한반도에서 과거의 유물이 발견되고 있음에도 평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알기가 쉽지 않은데 아주 최근인 2023년까지의 소식도 다루고 있다(그야말로 따끈따끈하다). 또 한반도 이남의 유물만이 아닌 한반도 전체의 지역을 근거로 삼아서 좋다. 북한의 유물, 유적은 직접 가서 볼 수가 없기 때문에 관련 설명과 사진은 여러 모로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600 페이지가 훌쩍 넘는 책이지만 관련 내용을 외운다는 강박을 갖지 않는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사진을 담아야 하기 때문에 올컬러로 내지를 선택했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더 생생하게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만 간단히 언급해보려고 한다.

석굴암의 조형미는 완벽하다. “실제로 신라인들은 기하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석굴암을 지었으며 1밀리미터의 오차가 없는 정확한 시공이었다”(P176)고 수학자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는 성덕대왕 신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성덕대왕 신종의 소리를 녹음하여 공학 박사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종의 높이와 너비, 종 높이와 천판에서 당좌까지의 길이가 서로 같다고 한다. 어떻게 그시절 이런 정확한 측량을 할 수 있었는지 참으로 놀랍다. 둘 다 종교에 과학적 측량을 바탕으로 정확성을 더하여 예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가야와 발해의 역사 기록이 전하지 않는 것, 고려 시대 궁궐과 사찰 중 보존된 것이 없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다. 가야의 역사를 신라인이 기록을 해주었다면 어땠을까, 발해의 역사를 고려가 챙겼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매번 하게 되는 것 같다. 고려 시대 궁궐과 사찰이 보존되지 못한 것은 몽골의 침입 때 피해가 컸던 것도 있겠지만 조선이라는 새로운 왕조가 들어선 이유도 있을 것 같다.

고려시대 불화는 세계적으로 유명함에도 남아 있는 수가 극히 적으며 그마저도 일본에 가 있다. 다행히 승탑과 불상이 여럿 남아 있어 아쉬움을 덜게 한다. 승탑은 통일신라 시대 선종이 유행하면서 퍼져나간 것으로 고승의 사리를 모신 것이다. 팔각당의 몸체를 가졌던 승탑이 고려 시대에 오면 석등 모양(경주 불국사 사리탑), 사리호 모양(충주 정토사 홍법국사탑), 석종 모양(여주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등 다양하게 변형되었다. 불상은 현실적인 부처의 모습을 담은 이미지로 지방적 특색을 담아 파격적인 양상을 보였다.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왼쪽 다리는 구부린 편안한 자세를 취한 윤왕좌 금동보살좌상이라던지 추상화 그림을 그린 듯한 이미지의 순금제보살좌상은 보고 있으면 재밌어서 한참을 봐도 지루하지가 않다.
원래 고려청자는 처음 중국에서 수입했었으나 5대10국 시대 때부터 수입길이 막히면서 자체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한다. 17세기 송과의 교역이 재개되면서 송인으로부터 노하우를 얻은 뒤 완벽한 비색 청자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남아 있는 유물이 많아 조선 시대의 분량이 가장 많다. 그럼에도 조선 자기와 회화의 역사는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자기는 항아리나 병 등보다는 문방구에 눈길이 많이 갔다. 필통은 백자에 그림을 그린 것도 있지만 몸통 자체를 투각하여 무늬를 만든 것도 있는데 갖고 싶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이 돌아갔다. 연적도 마찬가지, 모양도 다양하고 기법도 다양해서 보는 것만으로 즐거웠다. 백자는 금사리 사마 때 전성기인 달항아리가 만들어졌고 분원리 가마 시절 상업이 발달하고 공인의 수도 많아지면서 많은 양이 생산되었다. 사옹원에서 생산되던 백자가 근대 말 분원자기공소가 되면서 민영화가 시작되었고 번자회사, 분원자기주식회사로 바뀌었다가 1916년 결국 파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조선추기 산수화는 소살팔경도로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 산수화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 시절 대표 화가는 안견과 안평대군이 있는데 안견의 작품은 의외로 몽유도원도만이 확실히 그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하도 그의 작품이라고 떠들어대는 사람이 많아서인 것 같다). 16세기가 되면 화원이 아닌 사람들의 그림이 등장한다. 이때부터 인간이 중심이 된 산수인물화가 그려지고 화원의 세습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탄은 이정은 세종의 현손으로 대나무 그림에 특출났다. 조선 시대 3대 묵죽 화가라고 평가받았다고 하는데 그의 묵죽은 필법이 굳셀 뿐만 아니라 한 화폭에서 농담을 달리 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 후기가 되면 진경 산수화, 문인화가 그려지고 속화가 유행한다.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압구정은 역시 압도하는 힘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정선과 친분이 있었던 인물로 관아재 조영석이 있었다. 정선이 산수에 일가견이 있었다면 그는 인물에 특히 뛰어났다고 한다. 새참과 우유 짜기 그림은 너무나 사실적인 장면과 생동감 있는 인물 묘사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표암 강세황은 서양 화법을 도입한 선구자이자 남종화를 시작하게 한 장본인이다.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사이에 또 한 사람 고송 이인문이 있다. 이인문은 김홍도와 동갑내기로 절친한 사이로 궁중기록화에도 참여했으며 산수, 인물 모두 뛰어난 화가였다. 김홍도가 대상을 부각시키는 기법을 쓴다면 이인문은 풍경의 시야를 넓혀서 보는 기법을 썼다고 한다.
조선 말 추사 김정희 이후 완당 바람이 일었다. 근대 묵죽 화가하면 석파 이하응만 떠올렸는데 자하 신위(조선시대 3대 묵죽화가 중 한 명)가 있었다. 그도 김정희처럼 시서화에 모두 능해해서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대나무 그림을 많이 그렸다. 그의 묵죽화를 보면 과연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북산 김수철의 그림은 너무나 현대적인 그림으로 충격을 주었다. 지금 그렸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화가의 인품을 알수는 없지만 결코 범상치는 않은 분이었을 것 같다.
문자도, 책가도는 여러 번의 전시회를 통해 봐서인지 익숙했다. 문자도는 서체도 다르고 글자 안에 그림을 넣는 등 참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각 지방별로 특색이 있어 보는 맛이 있다. 책가도는 서가에 책을 비롯한 다양한 물품을 한 자리에 그린 그림이다. 궁궐과 양반사회에서 유행하였다.

저자는 이 책을 밑줄을 치며 공부하지 않고 소파에서 편안히 기대어 독서하기를 희망하며 썼다. 강박감을 갖지 않고 이 책을 거듭 읽다 보면 한국 미술에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보면서 빠른 시일 내에 문화 유산을 만나러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분들이 대부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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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둘러싼 모든 이슈에 정치가깊숙이 들어왔다는 점이다. - P13

2030 세대는 대체로 반중·혐중 시위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할 영역이라고본다. 그러나 30대 응답자 가운데에는 시위의 정당성을 의심하고, 공개 시위가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보는 이가 20대보다 많다.
그러나 2030 전체적으로는 한·중 관계 훼손, 나아가 중국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 간 경쟁 구도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중국이 아닌 미국을 낙관하는 쪽으로 쏠린다. - P18

그동안 검찰의 가장 막강한 권한은기소하지 않을 권리로 통해왔다. 수사권과 영장청구권·기소권 등 다른 권한은 행사해야 그 위력이 나타나지만, 기소하지않을 권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또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큰 위력을 발휘한다. 기소를 하면 재판이 열리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만 기소하지 않으면실체적 사실 규명을 위한 절차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 검찰은 그동안 이 권한을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평가를 받아왔다. - P23

"경쟁에 용이한 구조를 청소년에게 만들어줄 것인지, 과열된 경쟁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우리가후자에 방점을 찍는다면, 이번 조례 개정안은 ‘입시 경쟁을 줄이고 아동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에서 퇴행한 결정이다." - P29

각종 수도권 택지지구 사업의 기초 방향은 ‘베드타운을 더욱 베드타운답게 빠르게 만드는 방향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등가교환이 발생한다. 서울의밀도를 낮추기 위해 당초 ‘자족형 도시‘를표방했던 서울 인근 신도시의 성격을 ‘베드타운‘에 가깝게 조정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더욱 의존하는 구조가 된다. 이 경우각 지자체의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 P31

임대주택 재건축 문제에서 보듯, 포화상태인 서울에서 주택을 신규 공급하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 완충작용을 할 ‘약간의 빈 땅‘마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목표로 세운 만큼 서울 내 주택공급 일어나기 위해서는 정비사업(재건축의 활성화가 불가피하다. - P32

이미 인공지능에 의한 혁명이 진행중이라면, 가장 시급한 일은 인공지능에게 어떤 윤리를 학습시킬 것인가를 정하는 데 있다. 그러지 못하면 인공지능이바꿀 우리 모든 삶의 영역이 전대미문의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가뜩이나 사회곳곳이 제각각의 윤리를 지탱하거나 재구성하지 못해 무너져 내리고 있는데, 윤리 없는 인공지능, 아니 아예 비윤리적인인공지능에 의존한 사회가 온다면 어쩔것인가?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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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정당들이 계급이나 신앙 고백의 한계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파시스트들은 국가 - P145

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시키겠다는 약속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기존 정당들이 자신의 출세만 생각하는의회주의자들에게 좌우된 반면, 파시스트당들은 출세밖에 모르는정치인이 아니라 헌신적인 투사들이 주류를 이루는 ‘책임지는 참여 정당‘ 임을 앞세워 이상주의자들에게 다가갔다. 한 정치 당파가오랫동안 권력을 독점해온 상황에서 파시즘은 분위기를 일신하고새로운 리더십으로 향하는 유일한 비사회주의적 통로로 자리잡을수 있었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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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의 노래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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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할 무렵 인문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서양 고전 중 대표작이라고 하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그렇게 두 권의 고전과 관련 입문 책을 한동안 계속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스 신화는 재미가 없었지만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데다 관련 인물들이 흥미로워서 읽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았다.

이 책은 고전 일리아스를 기본으로 하여 쓰여진 소설이다. 원전 일리아스는 잘 해석된 번역본이 존재하지만 너무 웅장(거창)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면이 있다. 이 책은 소설인데다 문체도 부드러워 술술 읽혀서 좋았다.

일리아스의 역사적 배경이 된 트로이 전쟁은 과거만 해도 실제 있었던 전쟁이냐를 놓고 진위 여부가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로이 전쟁은 실제 하는 사건이었다고 이야기한다.
트로이 전쟁을 다룬 영화 <트로이(2004)>가 있다. 전쟁의 줄거리를 비교적 충실히 다루어서 나도 원전을 읽으면서 그 영화를 보았고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일리아스의 주인공은 아킬레우스지만 나는 그의 서사보다 오히려 헥토르와 헥토르의 가족 이야기에 공감이 더 갔었다. 특히 헥토르가 사망한 뒤 프리아모스가 아킬레우스를 찾아간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일리아스를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요약하라면 결국 ‘아킬레우스의 분노‘ 아닐까.
아킬레우스를 분노하게 한 것은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때문이었다. 그리스 연합군의 전투에 참여했던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의 도를 넘은 행위에 화가 나서 더는 전쟁을 가담하지 않겠다 선언했다. 오디세이아 등이 가서 설득해보았지만 역부족이었고... 꿈쩍 않는 아킬레우스 대신 파트로클로스가 대리 참전을 했고 그것이 그를 죽음으로 이끌고 말았다.
아킬레우스에게는 파트로클로스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였음을 방증한다. 이 책에서는 연인 설정으로 나오는데 굳이 연인이 아니었다고 해도 아주 깊은 관계였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킬레우스는 보통 영웅시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책에서는 영웅적으로 그려지기보다는 인간적으로 그려진다는 인상을 받았다. 누구나 여러 선택에서 고민을 하는데 아킬레우스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책에서 헥토르와 아킬레우스 간의 전투 장면은 문장 하나가 전부다(그만큼 아킬레우스의 전투력보다는 그 외에 것에 비중을 훨씬 두었다).
물론 그는 신분상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나서 특별히 존귀한 취급을 받는것으로 보인다(어머니인 테티스도 신의 아들임을 강조한다). 아킬레우스 삶의 전환점마다 테티스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를 소설화하니 모자 관계가 왠지 더욱 두드러지는 느낌이어서 흥미로웠다.
결국 아킬레우스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데이다메이아란 여인도 있었다. 둘 사이에서 태어난 네오프톨레모스(피로스)가 전쟁을 마무리짓게 되는 것도 왠지 운명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케이론의 역할이 가장 좋았다. 그는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에게 의술 및 여러 인생의 가르침을 훈육한 스승이다. 나는 그가 지식 뿐만 아니라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주는 그런 모습이 있어서 좋았다. 이런 것이 현명함과 지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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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1-25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영학을 전공하던 대학시절, 유학파 여교수가 서양문학을 맛깔스럽게 강의한다고 소문이 나서 이 강의를 도강하러 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