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ing (Paperback) - 비커밍 - 미셸 오바마 자서전
Crown Publishing Group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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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전에 사두고 앞부분만 조금 읽다 만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역시 원서는 함께 읽어야 읽을 수 있는건가. 아무튼 '강제'의 힘은 확실히 강한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든 생각은 미셸 오바마는 몸도 마음도 참 건강하다라는 생각이었다. 물론 미셸도 인생 여정을 거치며 쉽지 않은 우여곡절을 지나왔지만 스스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어떤 상황에 놓여졌을 때 상처받고 흔들려서 무너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부러웠다. 멋진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있다는 것은 미셸이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미셸과 오빠를 항상 어른으로 대접해주었다. 결코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았고 어떤 질문에든 경청하고 나서 일방적인 훈계가 아닌 방식으로 진지하게 답해주었다. 냉혹한 현실에는 꾸미거나 왜곡하지 않고 어물쩍 좋은 말로 넘기지도 않았다. 언제라도 세상에 나아가서 뛰어들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신 게 아닐까. 그래서 덕분에 그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통제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달을 수 있었을 것 같다.


프린스턴은 극도로 백인적이고 대단히 남성적이었다. 남학생 수가 여학생 수의 두 배가 넘었고 흑인 비율은 9%도 안 되었다. 그녀는 제3세계센터(TWC)를 통해서 흑인, 라틴계 학생 공동체와 자주 어울렸다. TWC 센터장인 처니에게서는 망설이는 일이 있을 때는 고민하지 말고 그냥 도전해보라는 메시지를 얻는다. 룸메이트인 수잔을 통해서 나와 다른 자유분방한 성격과 마주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다(아마도 이것으로 오바마를 만나기 전 미리 어느 정도 준비를 할 수 있었을 듯), 


미셸은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남들 평가에 지나치게 신경 쓰기 마련이었는데 그로 인해 남들에게 인정받고 칭찬받는 일로 정해진 길에 당연한 듯 들어섰고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칭찬을 잃을까봐 다른 길을 택하지 못했다. 늘 그래왔듯이 노력과 의지에 맞춰서 사는 것에 절여지는 것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질문을 놓치고 있었다. 그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얻는 편인데 변호사는 늘 한 공간에 갇혀 수많은 사건 서류 더미와 씨름해야 했던 것. 그렇게 그녀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소명이 아님을 점점 깨닫게 된다. 물론 그 직업을 선택해서 평생지기인 오바마를 만났으니 그녀에게는 어쨌든 짧지만 중요한 전환이기는 했을 것이다. 첫인상은 좋지 않았지만 지역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모습으로 점점 호감을 갖게 되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는 신선했고, 관습적이지 않았고, 희한하게 우아했다."고. 뭐 이즈음이면 이미 콩깍지가 씌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데이트해야 할 것 같아요.” 버락의 제안에 만남을 가진 그녀는 모든 것이 뒤섞인 이 이상한 남자(!)에게 결국 넘어갔다. 미셸의 이상형이 언제고 단숨에 자신을 사로잡는 남자를 만나, 최고로 멋진 사랑 이야기들에 빠짐없이 나오는 해일 같은 격정에 휩쓸리기를 바랐던 것을 생각하면 뭐 대충 비슷한 거 아닐까 싶기도. 


미셸의 청춘에서 가장 큰 아픔이었던 사건은 가장 친한 친구였던 수잔의 때이른 병으로 인한 사망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사는 동안 원없이 하고 싶은대로 살았기에 미셸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 있었다. 이후 이어진 아버지의 죽음과 장례식은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드디어 그녀는 변호사를 그만두고 시카고 시청에서 보좌관으로 일하기로 한다. 월급은 반으로 줄어들었는데 버락은 어떻게든 해낼 것이라며 힘을 실어주었다. 


아무튼 미셸과 오바마는 축복 속에 시카고에서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뤘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났지만 이상주의자인 오바마에게서 미셸은 그의 비전이 실현되기를 어느 순간 소망하게 되는데 그것이 오바마가 정치를 선택하여 그 길을 걸어가는데 앞날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1996년 버락은 정치인이 되었다). 

두 사람은 임신을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첫 아이는 결국 유산이 되었다. 두 사람은 상담 끝에 배란 촉진제를 복용받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노력 끝에 첫째인 말리아가 태어났다. 이후 둘째인 샤샤가 태어났다. 힘들게 얻은 아이들이었기에 두 사람의 기쁨과 간절함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 미셸은 학교에서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조금 더 자유도가 높은 병원의 일자리를 수락한 반면 버락은 강의와 입법 활동을 병행했다. 게다가 그는 더 높은 정치인의 길에 올라가기를 꿈꾸고 있었다. 미셸은 지금도 충분히 바쁘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일 정도로 정치가 싫어질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이때 부부 상담을 하러 가야할 정도로 악화일로였다고. 뭐 상담 후에는 서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무마되었지만. 


오바마는 정치인의 단계를 밟았고 결국 대통령의 길에 들어섰다. 이걸 미셸이 수용하기란 참 쉽지 않았을텐데 다시 생각해도 대단하게 느껴진다. 대통령이 되면서 미셸은 가족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공개적인 생활에 익숙해져야만 햇을 것이다. 백악관에 살면서 버락은 예전보다 규칙적이 되었다고. 아이들이 가장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그들은 생각보다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했단다. 

미셸은 이것저것 정치에 직접 개입해서 간섭하기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이자 최고의 결과를 냈다. 백악관에서 텃밭을 가꾸고 비만이 늘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건강식으로 된 급식을 추진하고 군병원에 방문을 해서 장병들을 위로하고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멘토링을 하기도 했다. 세계 곳곳에 재난이 생기면 기피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일부러 가족들과 그곳을 찾아 여행을 하기도 했다. 

특히 총기로 인한 사건, 사고가 생길 때마다 슬퍼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수장이기에 총기 규제 법안을 어떻게든 추진하려고 밀어붙일 수 있었다(결국은 안되었지만). 


번역서가 읽어서 겨우 읽을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다른 원서들보다는 재미나게 읽었다. 그녀의 인생이 궁금했었기에 이렇게 읽은 것으로 만족한다. 그녀는 참 강인하면서도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부디 남은 인생 멋지게 살아가시길!

Failure is a feeling long before it becomes an actual result. It‘s vulnerability that breeds with self-doubt and then is escalated, often deliberately, by fear.

It was one thing to get yourself out of a stuck place, I realized. It was another thing entirely to try and get the place itself unstuck.

Dot we settle for the world as it is, or do we work for the world as it should be?

It‘s all process, steps along a path. Becoming requires equal parts patience and rigor. Becoming is never giving up on the idea that there‘s more growing to be 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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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6-09-30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거리의 화가 님!! 1등 이십니다. 축하합니다. 그리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도 이 책 읽으면서 같이 읽기가 아니라면 완독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단어들이 너무 어려워서요. 그건 미셸 오바마가 어휘력이 좋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문장이 어려운 것 같진 않은데 색다른 단어들을 넘나 많이 써서.. 휴..

미셸도 대단한 사람이고 오바마도 대단한 사람이고, 말씀하신대로 둘다 대단한 사람들끼리 만난 것 같아요. 미셸이 오바마의 대통령 출마를 허락하게 되는 이유중에 하나가, 오바마는 항상 미셸의 선택을 지지해줬다는 것도 있잖아요.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월급은 더 적지만 다른 걸로 옮길까.. 갈등할 때 오바마는 응원과 격려를 줬잖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응원을 해준다는 것도 말처럼 쉬운 건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흑인이며 여성인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 이렇게 글을 써준 것이 저는 너무나 좋습니다. 거기에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걸친 흑인의 역사도 있으니까요.

비커밍 한 달 더 읽기로 해서 그 다음 원서는 11월부터 시작하게 될건데요, 거리의화가 님, 한달간 달콤한 휴식을 즐기세요!!
>.<

거리의화가 2026-09-30 09:13   좋아요 0 | URL
아... 11월까지 연장되었군요^^; 아무래도 분량도 그렇고 어려운 단어들이 있어서 읽기가 어렵더라구요.

미셸도 버락도 둘 다 멋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읽으면서 여러 번 주먹을 불끈 쥐으며 읽었는데 어찌 되었든 저는 두 사람이 있다는 것이 적어도 미국이란 나라에 확실히 득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달 간 잠시나마 인류에 회의적이던 제 생각이 잠시 달아나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락방 님 함께 읽기 제안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음 원서가 무엇으로 정해질지 모르겠지만 원하는 책이라면 참여하도록 할게요. 9월 마무리 잘하시기를!

책읽는나무 2026-09-3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본도 꽤나 두꺼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원서를 완독하시다니 멋집니다.^^ 뿌듯하시겠어요.

거리의화가 2026-10-01 08:59   좋아요 1 | URL
번역본이 있어서 그나마 완독을. 원서만 읽었으면 중도포기했을거에요. 그래도 원서는 킨들로 읽으니 단어에 도움을 바로 얻을 수 있어 힘이 됐죠.

단발머리 2026-10-0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며칠 전에 거리의화가님이 써주신 이 부분 지나갔거든요.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는 신선했고, 관습적이지 않았고, 희한하게 우아했다.˝고. 뭐 이즈음이면 이미 콩깍지가 씌어진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 콩깍지 부분이요. 지금도 오바마 멋있는데 그 때는 더 멋있었을거 같아요. 웃을 때 표정도 근사하고, 목소리도 ㅋㅋㅋㅋㅋㅋ 이런, 제가 사랑에 빠진 걸까요? 아무튼 저도 더 부지런히 읽어봐야겠어요.

거리의화가님이 1등이시네요. 완독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