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오 크뢰거 (- 토마스 만)

어떤 면에서는 소름이 끼치는 것이 사람에 대한 실망, 또는 사랑에 대한 실패나 열패가 예술성에 대한 숭고함으로 포장되며(!)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칼을 휘두를 지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잠시…
이것이 군국주의나 제국주의와 연결되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어쨌든 삶을 잘 살아내는 일은 중요하다는 생각이고 치열한 삶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에술 작품이 아름답기만 해서는? 글쎄???

그는 대충 되는대로 한결같지 않은 태도로, 혼자 휘파람을 불며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먼 곳을 바라보면서 자기가가야 할 길을 갔다. 그런데 그가 잘못된 길을 갔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올바른 길이란 아예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대체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그는 그때그때마다 대답이 달랐다. 실은 속으로는 이것저것 다 불가능한 것투성이라고 남몰래 생각하면서, 수천가지의 존재 형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자기 속에지니고 있다고 말하곤 했다(그리고 이미 이런 사실을 글로적어 놓기도 했다)..………….. - P39

그는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처럼 일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처럼 일했다.
그는 살아 있는 인간으로서의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치부하고, 오직 창작자로만 간주되기를 바라며, 그 밖의경우에는 있는 듯 없는 듯 눈에 띄지 않게 돌아다녔다. 배우가 분장을 지우고 연기도 하지 않을 때는 아무런 존재아니듯이 말이다. 그는 말없이 세상을 등지고 눈에 보이지않게 일하면서, 재능을남과 어울리기 위한 장식품으로 생각하는 소인배들을 한없이 경멸했다. 이들은 가난하든 부유하든 상관없이, 해진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 돌아다니거나, 개성이 넘치는 넥타이를 매고 호사를 떠는 자들이었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훌륭한 작품이란 곤궁한 삶의 압박에시달릴 때에만 생겨나고, 생활하는 자는 창작할 수 없으며완전한 창작자가 되려면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서행복하고 근사하게 예술가처럼 살겠다고 작정하는 자들이었다. - P44

당신은 <길을 잘못 든 시민>입니다.
토니오 크뢰거- <길을 잃고 헤매는 시민>이지요.」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그는 단호한 태도로 일어서더니 모자와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고맙습니다. 리자베타 이바노브나 이젠 안심하고 집에 갈 수 있겠습니다. 난처리되었으니까요.」 - P68

그는 반어와 정신에 갉아 먹히고, 인식에 의해 황폐해지고 마비되었으며,
창작의 열기와 한기에 반쯤은 닳아 없어진 자신을 보았다.
불안정하게 양심의 가책을 받으며 극단적인 양극 사이에서, 성스러움과 욕정 사이에서 이리저리 내던져져 세련되지만 빈곤해진 자신을 보았다. 인위적으로 차가운 흥분상태를 만들어 기진맥진해진 자기 자신, 그리고 길을 잘못들고 황폐해지고, 번민하느라 병들어 버린 자기 자신을 보았다. 그는 회한과 향수에 젖어 흐느껴 울었다. - P122

정말이지 온갖예술성, 온갖 남다른 것, 온갖 천재성에서 무언가 말할 수없이 모호하고 수상쩍으며 의심스러운 것을 알아차리도록 해주는 것이 나의 시민적인 양심입니다. 그리고 나로하여금 단순한 것과 진실한 것, 유쾌하고 정상적인 것, 천 - P124

재적이지 않은 것과 예의 바른 것에 대한 사랑에 빠지게 하는 것도 나의 시민적인 양심입니다.
난 두 세계 사이에 서 있어서, 어느 세계에도 안주할 수없습니다. 그래서 살아가는 게 좀 힘이 듭니다. 당신 같은예술가는 나를 시민이라고 부르고, 시민들은 나를 체포하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다.......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내마음에 쓰라린 상처를 안겨 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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