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사에서 혜원의 시에 차운하다甘露寺次惠遠韻
김부식

속객은 찾아오지 않는 곳
올라와 내려다보면 생각이 맑아지네.
산의 형세 가을이라 더 아름답고
강물빛 밤이어도 밝기만 하다.
하얀새 홀로 날아 사라지고
외로운 돛배 하나 가벼이 떠가네.
부끄러워라, 달팽이 뿔 위에서
반평생 공명 찾으며 살아왔구나.
俗客不到處 登臨意思清
山形秋更好 江色夜猶明
白鳥孤飛盡 孤帆獨去輕
自慚蝸角上 半世覓功名

-『동문선』 제9권

산중의 눈 내리는 밤山中雪夜
이제현李齊賢

종이이불에 한기 돌고 불등 어두운데
사는 밤새도록 종을 치지 않는다.
아마 성을 내리, 묵던 손이 일찍 문을 열고
암자 앞 눈 쌓인 소나무 보려 함을.

紙被生寒佛燈暗 沙彌一夜不鳴鍾
應塡宿客開門早 要看庵前雪壓松

『동문선」 제21권(『익재난고益齋藁』제3권)

교동喬桐
이색李穡

바다 어귀 아득하고 푸른 하늘 나지막한데
돛 그림자 날아오고 해는 서편에 기우네.
산 아래 집집마다 막걸리 거르고는
파 썰고 회치노라니 닭은 둥지로 드네.

海門無際碧天低 帆影飛來日在西
山下家家蒭白酒 斷葱斫膾欲雞棲

-『동문선」 제22권 (『목은집牧隱』 제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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