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이라는 작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발랑탱 경찰청장과 다양한 얼굴을 하고 나오는 플랑보, 극을 이끌어 가는 브라운 신부가 흥미로웠다. 셜록 만큼은 아니어도 꽤나 흥미로운 추리 단편이었다.


<푸른 십자가>는 추리 과정이 재밌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쯤 될까.

<보이지 않는 사람>은 막판으로 갈수록 소름이. 119페이지 인용구는 정말이지 무릎을 쳤다. 사람이 현실을 보는 것에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가장 멀고 외로운 별이라 해도, 이성과 정의를 피해 갈수는 없습니다. 저 별을 보십시오. 하나하나가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 같지 않은가요? 식물학이나 지질학으로 비유해 볼까요. 이파리가 모두 보석인 숲을 생각해 보십시오.
달은 코끼리만큼 큰 사파이어이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광기의 천문학이라고 해도, 이성과 정의에는 털끝만 한차이도 가져오지 못합니다. 진주로 만든 절벽 아래 오팔 들판이 펼쳐져 있다 해도, <도둑질하지 말지어다>라는 표지판은 똑같이 서 있을겁니다.」 - P31

브라운 신부가 자리에서 일어나 뒷짐을 졌다. 「참으로이상한 일이 아닙니까. 부유하고 안락하면서도 신이나 인간을 위해 아무런 결실도 내지 않고 하찮게 사는사람이 이토록 많은데, 도둑놈과 부랑자는 회개를 해야 한다니 말입니다. 감히 부탁드리건대, 제 영역을 침범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실제로 회개했는지 의심스럽다면 여기 있는 나이프와 포크를 보십시오. <참된 어부 열두 명> 클럽의 은제물고기는 모두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를 사람 낚는어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 P62

모리스 블룸은 빈민들의아버지가 되겠다는 원칙을 지닌 무정부주의자로 출발했지만, 양측 모두에게 이용당하고 경멸받는 스파이로 끝났네. 해리 버크는 돈이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겠다는 신념을지녔지만, 지금은 굶어 죽을 판인 여동생한테 술값이나 뜯어내는 신세가 되었지. 앰버 경은 기사도 정신으로 범죄의세계에 뛰어들었지만, 런던에서 제일 저급한 무뢰한들에게 협박이나 당하고 돈을 뺏기고 있지 않나. 또 자네 앞선세대의 위대한 신사 강도였던 바리용 대위는 배신당하고버려진 끝에 정신병원에서 공포의 비명을 지르며 생을 마감했어. - P93

사람들은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 혹은자신이 보기에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답하는 법이지요. 시골집에 사는 부인에게 <같이 사는 분이 있나요?〉라고 물으면 <네, 집사랑 마부 세명, 하녀 한 명이 같이 삽니다>라고는 절대 대답하지 않을 겁니다. 하녀가 같은 방에 있거나 집사가 의자 뒤에 서 있다 해도 <같이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라는 대답이 나오죠. 여기서 사람이 없다는것은 묻는 사람이 의미한 바로 그런 사람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전염병 조사를 나온 의사가 <같이 사는 분이있나요?>라고 묻는다면, 그 부인은 곧바로 집사랑 마부 하녀들을 떠올릴 겁니다. 언어는 늘 그렇게 사용됩니다. 문자 그대로의 질문에 답이 나오는 일은 없다는 거죠.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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