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양날의 칼에 베인다. 즉, 성매매와 자신을 간신히 단절하는 바로 그 정도까지 성매매로 인해 심리적으로물든다. 하지만 성매매를 자신과 단절하지 않으면 성매매와의 근접성으로 인해 물들어 오염된다. 머지않아 더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오염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해리는 이문제들을 단지 지체시킬 뿐이다).
이것이 역설의 진수이다. - P217

성매매 여성은성매매라는 생활 방식에서 자신을 물리적으로 분리할 수없기 때문에 대체로 정신적 측면에서 스스로를 분리하는데이것이야말로 성매매 여성의 행위에 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특성이다. 구매자가 진정한 정체성을 인식하지 못하게끔 극도로 거부하는 모습은 실제로 성매매에 유입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거부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물론 성매매 여성이 구매자로부터 진정한 정체성을 감추려는 시도가 아무리 성공적일지언정(해리) 바로 그 진정 - P224

한 자아감은 성매매의 참여(자신으로부터의 분리)로 인해변질된다. 성매매로 인해 정신적, 정서적으로 영향을 받아자신에 대한 자아상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성매매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그 여성이 속한 세상 밖에서 알고 난 뒤 그녀를 보는 인식이 극적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후자를 인지하게 되므로(대부분 씁쓸한 경험에 의해서) 성매매에 유입된 사실을 자신에게만 간직하게 된다. 판단하는도들을 피하려는 시도이며, 판단될 거라 예상하는 명확한증거이기도 하다. - P225

여러 해에 걸친성매매의 모든 행위에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모두 참여하게 되면 친밀한 관계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아일랜드와 국제 연구에 참여한 성매매여성들 중에서 많이 언급되었다) 스위치를 켜고 싶을 때조차 다시 켜기가 불가능한 때가 있다. 스위치가 고장 나서더 이상 통제되지 않는다. 성적으로 ‘차단’하는 습관이 이런 방식으로 지속되면 사랑하는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 - P230

이 지속될 수 있다.
때로는 이 감정조절 스위치로 통제하기가 심한 상황이나 스위치가 필요한 상황이 많이 생기는 경우 과부하가 걸린다. 아니면 어떤 때는 조절 스위치가 너무 많이 사용돼서더 이상 자동적으로 기능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져 트라우마의 경험에서 스스로를 의도적으로차단하고 있었다는 괴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슬프고 두려운 순간들이다. - P231

보편적으로 자유는 인간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기본 필수 조건으로 여겨진다. 행복한 창녀 신화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유는 자유로운 사람의 경우 신체를 침해당하지 않는 반면, 성매매 여성을 구별 짓는 뚜렷한 특징은신체가 침범당한다는 사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매매 여성은 자유로운 사람으로서 자신의 몸이나 인생을경험하지 않으며, 실상 그와는 정반대의 경험을 한다. 이런상황에서 여성이 일반적으로 ‘행복‘하다고 믿을 수 있을까? - P233

성매매에 유입될 만큼 절박한 여성들은 성매매를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여겨야 한다는 의견이 방송되는 걸 들은적이 있다. 목적을 위한 수단..… 무슨 목적이란 말인가? 성매매에는 목적이 없고, 있다고 한들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그 목적에 영향을 미치는 건 생각지도 못한 채 그 목적이 어디 있는지 계획을 세울 위치에 있지도 않다는 문제가 있다. - P236

성매매를 즐겼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말하기에서 성적 역겨움에 관한 설명은 없다.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언급하지 않기 때문인데,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성적 역겨움이설명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기 때문이다.
침묵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전반적인 성매매의 추악한모습이 발가벗겨져 드러나면 성매매를 즐길 수 있다거나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고 묘사하기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성적 역겨움을 그들이 말하지 않아 차라리 약간 안심된다. 침묵 자체는 솔직하지 못한 것이지만, 그런 불쾌한 경험들을 즐겁다고 채색할 만큼 거짓된 건 아니다. 그 경험들을 빼고 말하는 걸 용납한다는 뜻은 아니지만(그들이 그런경험들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성매매를 즐겼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동시에 그 경험들을 실제 살아낸 것처럼 표현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약간의 위안을 받는다. 따라서 그들이 실제로 방어하는 건 성매매가 아니라 불완전하게 해석한 성매매이다. - P243

성매매 지지자들은 기회의 부족이 선택지의 부족이라는 점을 편의적으로 무시한다. 아주 많은 이들의 삶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아 왔기에 실행할 수 있는 선택지의 부재나 존재를 확인하지 않고 선택에 대해 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전적으로 이해한다. 두 가지 이상의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없을 때 단 하나의 ‘선택지에 여성이 진정으로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여성에게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없다면 선택지가 전혀 없는거나 매한가지다. - P246

법원 명령에서 풀려났을 때 나는 열여섯 살이었고, 수용의 목적은 보호였다. 달성하려는 효과를 이루지는 못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성매매 말고는 실현 가능한 아무런대안이 없는 채 다시 거리로 나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수용된 지 몇 달 만에 인생이 바뀔 거라고 아동 법원이 생각했는지, 어떻게 그렇게 어리석을 수 있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정말 약간이라도 노력을 기 - P249

울였다면, 비서나 미용사 등 어떤 종류의 교육이라도 완수하는 조건으로 2, 3년은 수용하고 인턴십이나 사무직 신입자리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줄 가석방 담당관과 사회복지사에게 연계되었어야 한다. 그런 지원이 가능했다는 사실은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지원이 주어진다면 나 스스로도 활용할 능력이 있었다. 여하튼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몇 달 후 풀려났고, 이전에 설명했듯이 이 때가리슨 가에 있는 성매매 업소로 살러 간 시점이다. - P250

열여섯 살이었을 때 도니브룩 경찰서에 갔다. 구매자에게 폭행을 당해서 고소를 하려고 경찰서에 갔는데, 당시1992년도였다. 접수대의 젊은 남성 경찰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비웃었다. 나는 그 자리를 떠났고 다시는 경찰서를 찾아가지 않았다.
10대라 순진한 마음에 폭행을 당했으니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성매매 여성에게는 폭행이 성립되지 않거나 실제 폭행을 당했다 하더라도상관이 없다는 이 경찰관의 태도를 알게 되자 충격적이었고 모욕감을 느꼈다. 이 사실을 납득하게 되면서 사회와 연결고리가 끊기는 느낌, 버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 P259

성매매 여성들이 주도권이 있다는 믿음은 현실에서는근거가 없으나 두 가지 실용적인 기능을 하는데, 서로 관계가 있으면서도 구별된다. 남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경제적,
성적 차원의 학대에 대한 핑곗거리를 만들어 성매매에서불쾌한 부분을 지우고 성매매가 지니는 진정한 본질의 핵심을 흐리려고 한다. - P262

성매매 여성들이 주도권을 가진 체하는 주된 목적은 공공연히 당하는 수치를 없던 일처럼 만들려고 함이다. 이렇게 하는 많은 성매매 여성들의 입장을 백분 이해하지만 성매매가 그 진정한 본질에부합되려면 쓰디쓴 진실은 폭로될 필요가 있다. 성매매는주도권의 부재로 정의된다. - P263

성매매 여성들 다수가 성적으로 덜 역겨운 행위를 수용한다. 성매매 영역 안에서 이런 이야기를 셀 수 없을 만큼들었다.
이 경계선들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몸이 이용당하는 견딜 수 없는 경험과 자기 자신 사이에 장벽을 만들려는 시도로서 존재한다. 그들이 처한 총체적 현실에서자신을 분리하려는 전형적인 전략이며, 신체로 발현되는해리 현상이다. 이러한 전략을 성매매 여성들이 ‘주도권‘을가진다는 증거로 사용하면 경계들의 존재 이유를 오해하고 왜곡하게 된다. 주도권을 가졌기에 경계선을 그으려 시도했던 것이 아니라, 견디기 위해 경계를 세우려 시도했다.

성매매된 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위해 성매매가 용인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자기 결정이라는 용어를 성매매의 맥락에서 사용할 땐 면밀하고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한다. 자기 결정은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는 과정이지만, 재정에 대한 주도권과 삶 전체에 대한 주도권은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 P266

성매매를 옹호하는 입장의 허황된 생각 중 일반적인 한가지는 성매매되는 여성이 선택하는 대로 자신의 몸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성매매되는 여성들의 몸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고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타인들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바로 성매매의 의도이자 목적이며, 여기에 신체적 자주성이란 아주 조금도 없다. - P267

성매매 경험을 반추할 때 가장 먼저 드는 느낌은 그야말로 상실이다. 순수함, 시간, 기회, 신뢰, 품위를 상실한채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잃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더나열할 수 있지만 주된 요소는 늘 상실이다. - P275

성매매는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여성이 인간이라는 점 - P278

을 모호하게 만들지만, 구체적으로는 여성들이 같은 젠더인 다른 여성들의 성매매를 용인함으로써 여성들 자신의인간성에 대한 민감성을 잃어버리게도 한다. 여성이 성매매를 용인하면 좀 더 넓고 포괄적인 의미에서 자신의 젠더가 비인간화됨을 수용하게 된다. - P279

매도할 것이다. 성매매를 용인하면 대중의 시선에 모든 여성이 잠재적인 성매매 여성으로 보이는데, 여성이 업소에서 일하는 데는 오직 두 가지 요건만이 필요해서이다. 하나는 여성을 그곳에 있게 만든 상황(우리 중 누구에게 언제이런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나?)이고, 다른 한 가지는 질이 있다는 사실이며, 모든 여성은 적어도 이 둘 중 하나를가지고 태어난다. - P279

성매매 수요에는 젠더가 있고, 그 젠더는 남성이다. 이성매매에 대한 어떤 신화들은 허무맹랑하게 비논리적이고 어떤 말들은 그저 터무니없다. 어떤 구매자들은 섹스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성산업을 떠나라고 돈을지불한다고 표현한다 마치 성매매 여성이 그 문을 나가기위해 격려가 필요하다는 듯이 말이다!
이런 태도는 여성 전체를 폄하하는데, 여성들이 제공해야 하는 건 섹슈얼리티뿐이라고 역력하게 표명한다. ‘이런삶의 층위에 있는 여성들은 다른 여성에게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경멸하며 대할 수 있어‘라는말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 - P296

내가 알았던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엄마였고 그들중 많은 이들이 엄마였기 때문에 성매매를 했다. 그들 중 - P298

많은 수가 아이 양육에 지속적으로 필요한 연간 양육비를감당하기 위해 성매매를 했고, 당연히 아이가 많을수록 성매매 유입과 아이의 복지가 결부되어 있었다. 성매매의 주요 목적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였던 여성들은 대다수가모자 가정이었다.
성매매라는 현실이 자동적으로 자녀를 소홀히 대하거나 학대하는 부모로 만들지는 않는다. 감정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삶을 사는 사람이 양육하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성매매여성이라고 자동적으로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학대하지는 않는다. 매섭게 추운 날씨와 휘몰아치는 빗속에 서서 혹독하고 을씨년스러운 이른 아침까지 아이들의 학교 신발, 교복, 책을 사주기 위해 미친 듯이돈을 벌려고 애쓰던 여성들이 있었고, 그들이 거기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 나도 그들 옆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 P299

성매매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사회에 순응하기 싫어 한다는 짐작은 성매매에 대한 또 다른 오해이다. 실제로는 그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평범한 직업을 갖고 싶어 하지 않았으며, 더 나아가 게으르고 일하기 귀찮아했을 거라고 추측하리라는 사실을 안다. 그 추측은 실제와 전혀 다르지만사람들은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인간은 부정적으로추측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모두 그러기 쉽다. 내가 그렇다는 걸 안다.
사실 나는 필사적으로 ‘진짜 직업‘을 원했다. - P301

현대 찬성매매 운동에서 놀랄 만큼 비논리적인 주장 중 하나는 페미니즘 원리에 기대어 성매매를 스 - P305

스로 성매매할 ‘권리‘로 표현하려는 시도이다.
남성이 가하는 성적,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학대를 페미니스트의 권리로서의 ‘자유’로 추구하며 실천하는 여성들은 여성 평등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창하는 페미니즘의기본 전제를 이해하지 않는(혹은 이해하지 않을) 사람들이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섹슈얼리티에 관한 결정에 있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선 환경으로 인한 영향을받지 않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진정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누리기 위한 필수 조건들이 성매매 경험 내에 존재하지않음은 너무도 명백하다. 그 필수 조건들은 성매매를 무심히 보는 시각에도, 살아낸 경험 안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1 - P306

들어본 중에서 가장 어처구니없는 찬성매매 주장 중 마지막 하나는 오로지 성매매에서만 남성과 비교해 여성에게돈이 더 많이 지불되기 때문에, 성평등이 이뤄졌을 뿐 아니라 초과 달성한 영역이라는 말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은 상대적으로 성매매에서 비용이 높은 이유를 간과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여성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매매는 남성이 여성을 동등한 경제 주체로 대하는 어떤 마법 같은 삶의 무대가 아니다. 다른 여성들이 하루나일주일 만에 받을 돈을 성매매 여성들이 한 시간 만에 받는이유는 여성들 자신이 인간 자위 도구로 이용되는 사실을허용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높은 수입은 성평등을 반영하지 않는다. 그건 돈을 버는 어려움을반영한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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