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문화 개념이 인간 개념에 미친 영향

과학적인 문화 개념의 발전은 계몽주의에 지배적인 인간관(그것은 그에대한 찬반에 관계없이 명쾌하고도 단순한 것이었다)을 버리는 데에 이르거나, 적어도 그에 관련지어 있었으며, 그것을 대체한 것은 그보다 더 복잡할뿐 아니라 훨씬 덜 명료한 견해였다. 인간 본성에 대한 계몽주의적 관점을명료하게 하려는 시도, 즉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 가능한 설명을 재구성하려는 노력은 줄곧 문화에 관한 과학적 사유의 기초가 되어왔다. - P52

이러한 관점의 문제점은 시간과 장소 및 환경이나 학문과 직업, 일시적 유행이나 순간적 의견과는 독립된, 일관성 있는 인간 본성이 존재한다는 이미지는환상일 수 있다는 데에 있다. 인간 본성은 그가 어디에 존재하고 누구이며무엇을 믿는가 등과 서로 깊숙이 얽혀 있는 것으로, 그러한 것들(시간, 장소, 환경, 직업, 학문 등)과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로 그러한 가능성에 대한 고찰이 문화 개념의 발생을 유도했으며, 획일적 인간관의 쇠퇴를 가져왔 - P53

다. 근대 인류학이 그밖의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때로는 거의 모든 것을 주장해온 것처럼 보이지만) 확고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특정 지역의 관습에 의해서 달라지지 않는 인간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또한 존재한 적도없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의 본성상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이다. - P54

인간을 그가 속한 관습의 실체 속에 위치지으려는 시도에는 몇 가지의 방향이 있으며 다양한 전략이 차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혹은 거의 모두가 하나의 포괄적인 지적 전략 안에서 추진되어왔다. 나는 그것을인간 생활의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 사이의 관계의 "층위적(stratigraphic)" 개념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 개념에서 인간은 몇 개의 "레벨"의 복합체가 되는데, 각 레벨은 하위 레벨에 덧붙여져서 상위 레벨을 받치고 있다. 인간을 분석하려면 그 층들을 한 층씩 벗겨야 하는데, 각 층들은그 자체로 완전하여 환원할 수 없기 때문에 한 층을 벗기면 또 다른, 완전히다른 종류의 하위 층위가 드러난다.
개념화의 매력은 그 개념화가 기성 학문 분야에 독립성과자주성을 보장한다는 사실은 제쳐두고라도 그것이 각자에게 자신의 먹거리를 가지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듯이 보인다는 점에 있다. - P56

인간이라는 것이 발생학적으로과연 무엇인가에 관하여 증명할 수 있는 가장 유익한 사실을 몇 가지 발견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민족의 문화적 특수성, 즉 그들의 특이한 점들에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개념의 구성 또는 재구성에 인류학이라는 과학이 기여한 주요한 공헌은 그것들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를우리에게 보여준 데에 있을 것이다. - P63

우리에 관한가장 중요한 사실 가운데 하나는 결국 우리 모두가 수천 종류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개개인의 타고난 소양을 가지고 출발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단 한 가지의 삶을 사는 것으로 끝난다는 사실이다.
문화의 제어 기제(control mechanism)"라는 관점은 인간 사고가 기본적으로 사회적이고 공적이라는 가정, 즉 인간의 자연스런 거주지가 마당, 시장, 도심의 광장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 P65

문화 패턴들-유의미한 상징으로 조직된 체계 -에 의해서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인간행동은 실제로 통제할 수 없는 맹목적 행동과 감정 폭발로 인한 대혼돈일뿐이며, 그것으로 인해서 인간의 경험은 거의 형태가 없어져버리게 된다. 문화는 그러한 패턴들의 축적된 총체로서, 인간 존재의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그 특수성의 기초이자 본질적 조건이다. - P66

인간 행동에서 본능에 의해서 통제를 받는 것과 문화적으로 통제를 받는 것 사이의 경계는분명하지 않으며 유동적이다. - P70

우리가 인간성을 정면으로 마주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문화뿐 아니라 각각의 문화의 다양한 종류의 개인들의 본질적 속성을 확고히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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