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미래 - <민주주의란 무엇인가>_고병권
훌륭한 책은 독자의 뇌를 흔들어 깨운다. 뉴런에 충격을 가해 깜짝놀라게 한다. 새로운 생각이 담긴 훌륭한 책은 독자를 사유의 새 길로이끈다. 책을 읽다가 독자는 문득 자기가 낯선 길로 들어섰음을 깨닫게된다. 훌륭한 책은 문장들을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책을통째로 외우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게 한다면 그 책은 틀림없이 훌륭한책일 것이다. 결정적으로, 훌륭한 책은 독자의 대결의식을 불러일으킨다. - P528
고병권과 최장집의 결정적 차이는 ‘대의제‘에서 드러난다. 최장집은 대의제를 강화해 완성하는 일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과제라고 보지만, 고병권은 민주주의 열망은 대의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실현할 수 없다고 본다. 더 나아가 고병권은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는 대의제를 넘어선 곳에 있다고 암시한다. - P538
언어 현실에서 발견되는 표상성(대표성)은 우리삶의 보편 조건이다. 직접민주주의의 현장에서조차도 어떤 목소리가 결·집단적 대표성을 얻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대의제는 회피하거나 우회하기 어려운 존재 조건으로 다가온다. 대의제를 완전히 극복한 세계를 창안하는 것은 삶의 원초적 조건을 초월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대의제라는 그 한계를 끊임없이 받는 일, 그럼으로써 대의제의 한계를 조금씩 밀고 나가는 일, 그리하여 우리의 직접적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더 구현될 수 있도록 공간을 넓히는 일이 아닐까. - P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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