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오절 ]
중국어에 ‘그게 그것(差不多)’이라는 말이 있다. 보통 이 말을 쓰는 경우는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정도의 말이다.

이 단편의 주인공 팡쉬엔춰는 이 말을 요즘 입버릇처럼 사용한다. 그런데 그가 이 말을 사용할 때가 대부분 이 말과는 관련 없거나 적당하지 않은 상황인 경우가 많다. 곤란하거나 불평이나 분노해야 할 상황을 애매하게 넘어가기 위해서 이 말을 쓰는 것이다.

팡쉬엔춰는 교원의 월급이 반 년 밀려 다른 교원들과 동맹휴업을 결행한다. 수업을 하면 돈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교원이 돈을 요구하는 것은 고상하지 못하다는 말로 위안한다. 아내가 돈이 필요한 상황이 되어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도 반찬 투정은 하면서도 돈을 받아내는 것은 왜 어려워하는건가?

내가 만약 wife 입장이라면 같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 말이다.

자신이사회악과 싸울 용기가 없기 때문에 양심을 저버리고 고의로 도피할 길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닌가, 이건 혹시 ‘시비(是非)를 가리는마음이 없는 것‘에 가까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고치는 것이 훨씬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도리어그의 머릿속에서만 자라는 것이었다.
그가 이 ‘그게 그것‘을 최초로 공표한 것은 베이징의 서우산학교(北京首善學校)의 강당에서였다. 그때 아마 역사상의 사건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별로 다르지 않다古今相遠는 것을 말하고, 여러 가지 종류의 사람들일지라도 "성격은 비슷하다"고 말하는 데까지 이르더니, 끝내는 학생과 관료의 신상에까지 이야기를 끌어내면서 일대 열변을 토한 것이다.
"현재 사회에서의 유행이 관료를 욕하는 것인데 학생들이 더욱심하게 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료라고 결코 타고난 특별한종족이 아니라 바로 평민이 변해서 된 것입니다. 지금 학생 출신의 관료도 적지 않은데, 그들이 나이 든 관료와 무슨 다른 점이있습니까? ‘자리를 바꾸면 다 그런 것(易地則皆然] 이니, 사상, 언론,행동, 풍채에 무슨 커다란 구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 단체가 새로 하고 있는 많은 사업도 폐해를 면치못하거니와, 대부분은 연기나 불같이 자취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않았습니까? 그게 그것입니다. 중국의 장래 걱정거리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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