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세월이 가면 나도 그 애는 바로 그런 사람이란다라고 말할 수 있겠지.‘ 그리고 나는 그 아이가 - P133
너를 행복하게만 해 준다면 항상 좋게 생각할 거다. 그러나나의 행복을 결정하는 일을 내 손에 맡기는 이런 말을 통해, 어머니는 예전에 아버지가 내게 「페드르」를 보러 가는 것을, 특히 작가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었을 때 나를 사로잡았던 것과 같은 의혹의 상태로 빠져들게 했는데, 그때 나는 갑자기 막중한 책임감과 아버지의 마음을 아프게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또 나날이 우리의 미래를 은폐하는 타인의 명령에 따르는 일을 멈추고 드디어 진지하게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우리 각자의 재량에 맡겨진 유일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를 사로잡는 그런 우울한 감정을 느꼈다. - P134
베르뒤랭 부인은 진짜 뛰어난 사람들은 수많은 미친 짓을 한다고 확신했다. 거기에는 뭔가 진실이 담겨 있지만 틀린 - P159
생각이다. 물론 사람의 ‘광기‘란 견디기 힘든 것이다. 그러나시간이 가면서 깨닫게 되는 불균형은, 보통 섬세한 생각을 하기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인간의 두뇌에 섬세한 생각이 들어가면서 생기는 결과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력적인 사람들의기이한 모습에 분노하는데, 사실 매력적인 사람치고 기이한점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160
인간은 하룻저녁에도 보통 때는 환대를 - P176
받던 모임에서 자신이 지나치게 경박하고 유식한 체하며 세련되지 못하고 무신경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고 짐작하면서비참한 마음으로 귀가한다. 그가 남들에게 엉뚱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흔히 여론이나 조직의 문제 때문이다. 흔히 그는 이런 사람들이 자신보다 가치가 없다는 걸 아주 잘 안다. 그들이 자신에 대해 하는 암묵적인 비난의 도움을 받아 그 궤변을 쉽게 분석할 수 있으며, 그래서 그들을 방문하고 편지를 쓰고 싶지만, 보다 신중한 그는 다음주에 있을 초대를 기다리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때로 이런 실총은 하룻저녁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달 계속되기도 한다. 사교계의 불안정한 판단에서 비롯된 실총은 그 불안정성을 더욱 가중시킨다. - P177
오늘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세계의 중심이라고 여기며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우리를위대한 ‘전체‘ 속에 녹아들게 하는 불교의 니르바나(涅槃] 같은 훌륭한 학설을 이론적으로는 전혀 반대하지 않습니다.(그전체가 지적인 차원에서는, 뮌헨과 옥스퍼드와 마찬가지로, 파리 근교인 아니에르나 부아콜롱브보다 훨씬 파리에 가까우니까요.) - P186
러나 일본군이 어쩌면 우리 비잔틴 문명 바로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르는 지금, 사회주의의 반군국주의자들이 자유시의 주요 가치에 대해 심각하게 토론하는 건, 훌륭한 프랑스인으로서 또는 훌륭한 유럽인으로서 적절한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브리쇼가 말했다. - P187
그곳을 떠나기 전 정원 쪽 문을 열기만 해도 다른 ‘날씨’가조금 전부터 그 장면을 차지하는 듯 느껴졌다. 상쾌한 바람과여름의 관능이 전나무 숲에 (예전에 캉브르메르 부인이 쇼팽을 몽상했던) 일면서, 거의 미세하게 어루만지는 듯한 굽이 혹은 변화무쌍한 소용돌이로 숲의 가벼운 야상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다른 날 저녁 알베르틴이 거기 있을 때면 추위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히려 은밀한 쾌락을 위해 받아들이게 될 담요를그때 나는 거절했다. 사람들이 노르웨이의 철학자를 찾았지만 헛된 일이었다. 배가 아팠던 것일까? 기차를 놓칠까 봐 겁이 났을까? 아니면 비행기가 그를 찾으러 왔을까? 하늘로 승천하도록 실어 간 것일까? 그는 언제나 신처럼 어느 누구의눈에 띄는 일 없이 사라졌다. "잘못하신 거예요." 하고 캉브르 - P222
메르 씨가 내게 말했다. "오리 같은 추윈데요." "왜 오리죠?" 하고 의사가 물었다. "숨차지 않게 조심하세요."하고 후작이말을 이었다. "제 동생은 저녁에는 절대 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하기야 요즘은 운이 나쁜 셈이죠. 어쨌든 맨머리로 다니지말고 빨리 모자를 쓰세요." "이건 ‘추위로 인한(a frigore)’ 호흡 곤란이 아닙니다." 하고 코타르가 거드름을 피우면서 말했다. "아! 그것이 당신 의견이라면," 하고 캉브르메르 씨가 그말에 복종하면서 말했다. "독자에게 쓰는 일러두기 같은 거죠." 하고 의사는 미소를 짓기 위해 코안경 밖으로 눈길을 움직이면서 말했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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