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살려고 버둥거려보았다. 그러나 주점을 걷을 수밖에 없었다. 옛날 같으면 외상이라도 좋으니 제발 좀 가져가라 하던양조장이었지만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식량이 통제되면서 양조업계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생산량은 줄었는데 술 찾는사람은 많아졌고 알음알음을 통해 사가(私家)에서도 술을 청하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으며 따라서 주점의 배당량이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술집은 모화보다는 사정이 나은 것처럼 보였는데 대강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뚝뚝한 자기 성격을 고칠 수도 없는 노릇이요 이미 성질 고약한 여자로 소문은나 있었다. 어쨌든 도가에서 나오는 술만으로는 장사를 할 수없었고 자연 밀주(密酒)를 사다가 도가 술과 함께 파는데 그것도 할 짓이 아니었다. 관서에 들키는 날이면 경찰서에서 오라가라, 유치장에서 자야 할 경우도 있었다. 그러고 나면 벌금을물고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밑지는 장사가 된다. 다른 술집, 특히 젊은 여자가 하는 술집도 밀주를 팔기론 매일반인데 모화같이 시끄러운 일이 좀체 없는 것 같았고 그들 나름의 수단과 방법이 있는 모양이었다. - P138

‘이제는 끝난 거다!‘ 어렵자손으로 하여금 그들 조부들 죄의 핏자국을 닦게 하기, 씻게 하기 위하여 모든 우연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상가에 내걸린 등불, 영원히 떠나보낼 그 어둡고 음습하고, 운명을 지배했던 존재를, 뿌옇게 열리고 있는 하늘을 보며 영호는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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