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나절 전원의 부드러운 잿빛과 한 잔의 초콜릿 차 맛사이로 일 년 전쯤에 내가 동시에르에 가져갔던 물리적이고 지적이며 도덕적인 삶의 온갖 독창적인 양상을 끼워 넣었을 때, 그 삶은 헐벗은 언덕처럼 길쭉한 모양의 문장(紋章)으로 나타나 ㅡ 언덕이 보이지 않을 때도 항상 그곳에 존재하는 다른 것과는 완연히 구별되는 일련의 기쁨을 형성했다. 서로서로가 풍요롭게 짜여 있어 조화로운 화음을 이루는 인상들이, 나도 모르게 내가 얘기할 수 있는 사실들보다 더 기쁨을 특징짓는 것처럼 보여, 친구들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기쁨을 형성했다. - P62
우리의 말과 생각을 닮지 않게 하는 것은 욕망뿐이다. 시간은 촉박한데, 우리는 마음을 사로잡는 주제와는 전혀무관한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벌고 싶어 한다. 입 밖에 내는말에 이미 어떤 몸짓이 따를 때도 ㅡ 즉각적인 쾌락을 얻기위해, 또 그 몸짓이 초래할 반응에 대해 느끼는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ㅡ 우리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어떤 허락도 구하는 일 없이, 마치 그 몸짓을 하지 않은 척 가장하면서 얘기를계속한다. - P74
최근의 사진 기법을 제외하면 거의 탑 높이만큼이나 보이는 집들을 대성당 밑에 아주 가까이 눕히고 연대를 일렬로 또는 분산 대형이나 밀집 대형으로 정렬하듯 동일한 건축물을 연속적으로 조정하거나, 조금 전만 해도 그토록 멀리 떨어져 있던피아제타 광장**의 두 기둥은 붙이고 가까운 살루테***성당은 멀어지게 하며, 또 창백하고 흐릿해져 가는 배경 속의 거대한 지평선을 다리 아치 밑에, 창문의 트인 공간에, 전경에 위치한나뭇잎들과 보다 강렬한 빛깔 사이에 고정하는 데 성공하면 - P92
서, 동일한 성당의 틀로 온갖 아케이드 기둥들을 차례로 갖다넣는 - 우리가 한정된 모습으로 알고 있는 사물에 수백 개의다른 모습을 솟아오르게 하는 것은, 제각각 적절한 원근법과연관되는 입맞춤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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