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유년 시절부터 품어 온 오랜 몽상이 있었는데, 그것은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모든 애정이, 그러나 내 마음에의해 느껴져 내 마음과 구별되지 않는 애정이 가능한 한 나 자신과는 다른 존재에 의해 주어졌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존재를 나는 다시 한 번 만들어 냈으며, 이를 위해 시모네라는이름과 고대 예술품과 지오토에게나 어울릴 법한 스포츠 행렬로 젊은 육체들이 해변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그들 사이를 감돌았던 조화로움의 추억을 이용했다. - P280
이 순간부터 나는 새로운 인간이었다. 이곳에서 나간 후에야 떠올리게 될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손자가 아닌, 이제는우리에게 음식을 가져다줄 종업원들의 일시적인 형제였다. - P284
신경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렸고, 거기에는 외부 대상과는 무관한 행복감이 깃들어 있어 몸이나 주의력을 조금만 기울여도 마치 한 눈을 감고 살짝 누르면 색채에 대한 감각처럼 행복감이 느껴졌다. 나는 이미 포르토를 많이 마셨고, 그런 내가 거듭 잔을 청했다면, 그것은 새 술잔이 가져다줄 행복감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앞에서 마셨던 술잔에서 생겨난 행복감의 효과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스스로 내 기쁨을 이끌어 가도록 각각의 음에 내 기쁨을 맡겼고, 기쁨도 온순하게 거기 와서 놓였다. - P287
유명해지고자 하는 욕망이 아니라 근면한 습관이 한 권의 작품을 탄생시키듯이, 현재의 기쁨이 아닌 과거에 대한 현명한 성찰이 우리에게서 미래를 보호해 준다. - P291
취기는 몇 시간 동안 주관적 관념론과 순수 현상론을 실현한다. - P293
마치 자신이 탄 배가 정박하는 부두를 똑똑히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배가 파도에 흔들린다고 생각하는 선원처럼, 나는 시계를 보기 위해 여러 번 일어나려 했지만, 내 몸은줄곧 잠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상륙은 어려웠고, 시계에 손을 뻗어 내 지친 다리가 보여 주는 여러 다양한 증상들이 가리키는 시각과 시계에 표시된 시각을 대조해 보려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 전에 다시 두세 번 베개 위로 쓰러졌다. - P301
철학에서는 종종 자유 행위와 필연적 행위에 대해 말한다. 우리 사유가 활동 중에는 상승하지못하고 억제되었다가 일단 그 사유가 휴식을 취하면, 지금까지 기분 전환의 압력에 의해 다른 추억과 동일한 수준으로 억눌렸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우뚝 솟게 하는데, 이런 행위야말로 우리가 완전히 따르는 필연적 행위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추억은 우리도 모르게 강한 매력을 담고 있어 나중에야, 스물네 시간이 지난 후에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또는 어쩌 - P303
면 이보다 더한 자유 행위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행위에는 우리가 사랑할 때 어떤 사람의 이미지를 배타적으로 재생하는 일종의 정신적 괴벽인 습관이 아직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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