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아름다움이 너무도 희귀해 바다를 바라보는 내 기쁨이 놀라움으로 더 커지는 날도 있었다. 어떤 특권이 있기에다른 아침이 아닌 바로 그날 아침에 창문이 방긋 열리면서 놀라움으로 가득한 내 눈앞에 글라우코노메**란 요정을 드러내보였던가? 느릿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부드럽게 숨을 쉬는 요정에겐 어렴풋하게나마 에메랄드의 투명함이 있었고, 그 투명 - P112

함 너머로 요정을 채색하는 여러 무거운 요소들이 밀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요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안개 너머로 나른한 미소를 지으면서 태양을 뛰놀게 했고, 투명한 표면 주위에 마련된 텅 빈 공간에 불과한 안개는 이 때문에 더욱 압축적이고 인상적으로 보였다. 마치 조각가가 대리석 덩어리에 나머지 돌들은 다듬지 않고 내버려 둔 채 여신상만을 뚜렷이 드러나게 하듯이. 이렇게 요정은 그 유일한 빛깔 안에서 우리를 거친 대지위 도로를 달리는 산책에 초대했고, 빌리지 부인의 사륜마차안에 앉은 우리는 결코 요정에게는 이르지 못한 채 그 부드러운 파닥거림의 싱그러움을 하루 종일 멀리서 바라보았다. - P113

나는 꽃들을 바라보다 램프 불 밑에 갖다 놓았다. 발베크에서 여명이 붉은빛으로 물들었을 같은 시각에 같은 붉은빛으로 물드는 꽃들을 바라보면서 그토록 오래 자주 그 앞에 있었고, 상상의 길 쪽으로 꽃들을 옮기고 꽃들의 수를 늘리면서 내가 마음속에서 외우다시피 한 그 울타리 친목초지의 준비된 액자 안에, 이제 막 준비를 끝낸 화폭 위에 이 꽃들의 데생을 펼쳐 놓았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목초지를 언젠가 다시 볼 수 있다면, 봄의 색깔이 천재의 매력적인 영감과 더불어 캔버스를 뒤덮는 바로 그 순간에 보고 싶었다. - P116

우리는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공정해지려고 노력하면서 보수주의자들의 사상을 직접 비난하는 걸 거부하는데, 바로 이런 정신을 가진 사람을 통해 진보적인 의견이 솔직하게표명되는 걸 듣자 - 그렇다고 해서 빌리지 부인이 그토록싫어하는 사회주의에 대한 의견까지는 아니라 해도 - 할머니와 나는 만물의 척도와 진리의 본보기가 이 유쾌한 동반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기꺼이 믿게 되었다. - P120

만약 습관이 없다면, 시시각각 죽음의 위협을 느끼는 존재들에게는 ㅡ 다시 말해 모든 인간에게는 삶이 감미로워 보일 것이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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