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비평 142호 - 2023.봄
역사문제연구소 지음 / 역사비평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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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이라는 단어가 다양한 냉전의 동아시아 공간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살펴본 특집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자조라는 용어의 기원부터 시작하여 현대 이후 한국에 이 담론이 어떻게 적용되고 변주되는지(미국의 대외원조와 접촉하며 변주를 겪었다) 알려주는데 아주 흥미로워 향후 더 깊이 조사해보고 싶은 생각이 이는 발제 논문이었다.
제주 4.3 사건에서 갖은 이유로 ‘손상’의 주체로 만들어내려는 당국의 의도 하에 수용소가 운영되었음은 인권의 또 다른 유린 현장을 들여다보게하는 아픔이었다.
베트남전쟁 파병에 대해 한국 대학생의 인식은 어떠하였는지도 흥미로웠다. 베트남에 6차례에 걸쳐 대학생 위문단을 파견한 정부의 의도가 파병에 대한 국내 여론을 의식하여 한일협정 파문에 따른 대학생들의 시위를 누그러뜨리려는 시도의 일환에서였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전후 타이완 냉전주체인 영예국민, 그리고 영예국민지가라는 것은 생소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주제였다. 타이완 국민당 정부가 한국전쟁 이후 동아시아 반공 기지로서의 역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타이완은 퇴역 군인, 반공의사, 대륙에서 귀환한 동포 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이용하여 섬 전체를 반공기지로 자기매김하려는 의도를 공고히 하였다.

역비논단 주제는 조금은 아쉽기도 했는데 식민주의 역사학에 대한 단상, 세키노 타다시의 한국 고적 조사에 대한 시각은 내가 이미 몇몇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던 부분이라 새로울 것이 없었다. 다만 안중근과 조마리아 여사의 편지에 대한 실체와 조선후기 화이론을 문화가 아니라 풍기적으로 접근한 논문은 잘 읽었다.

어느덧 5번째로 연재되고 있는 세종 시대의 재조명 기사는 뉴라이트 역사가들과 지식인들의 허점이 무엇인지 비판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라도 이런 기획의 논문이 지속적으로 나와주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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