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춤추러 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고 오데트는 아마도 오래전에 스완으로부터 배운 듯한 신중한 태도로 딸에게말했다. 이 말을 한 후 다시 현재의 오데트로 돌아간 그녀는딸에게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즉시 어떤 벽이 질베르트의 삶을 일부 내게 감추는 듯했고, 심술궂은 정령이 나로 - P274
부터 내 친구를 멀리 데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아는 언어라면 투명하지 못한 소리를 들어도 투명한 생각으로 바꾼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는 언어는 닫힌 궁전과도 같아서, 그안에서 사랑하는 여인이 우리를 속일지도 모른다는 사실도알지 못한 채 밖에 머무르면서 자신의 무능력에 절망하고 위축되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무엇 하나 막지 못한다. - P275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비롯된 슬픔은, 비록 그 슬픔이 사랑하는 사람과 무관한 걱정거리나 일, 기쁨 가운데 끼어들어 우리 주의력이 이따금 그 슬픔으로 되돌아가려고 잠시 거기서 벗어난다 해도 여전히 쓰라린 법이다. 그러나 이 슬픔이 - 지금의 내 경우처럼 ㅡ 그 사람을 만날 기쁨으로 가득찬 순간에 생겨나면, 지금까지햇빛이 비치며 지속적으로 고요하던 영혼 속에 갑자기 저기압 지대가 나타나 성난 폭풍우를 일게 하므로, 우리는 그 폭풍우와 맞서 끝까지 싸울 수 있을지 어떨지도 결코 알지 못한다. - P278
우리 인생에서 보통 몇 번인가 부딪혀야 하는 어려운 상황 - P278
중 하나를 나는 통과하려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과 부딪혔을때 성격이나 기질은 변하지 않지만 우리는 나이에 따라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대처하지 않는다. 그때 우리 삶은 나뉘며, 또 저울에 배분되듯 양쪽 접시에 고스란히 놓인다. - P279
우리는 망을 보고 남의 말을 엿들으며 산다. 위험한 탐험을 하기 위해 아들을 바다로 떠나보낸 어머니는 매분, 이미 오래전에 아들이 바다에서 죽었다는 확증을 얻은 후에도 여전히 아들이 기적적으로 구조되어 건강한 모습으로 방 안에 들어오는 모습을 떠올린다. 또 이 기다림은 추억의 힘과 여러 신체기관의 저항에 의해, 여러 해에 걸쳐 아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않는다는 사실을 견뎌 내게 함으로써 점차적으로 이 사실을망각하고 살아남게, 혹은 죽게 한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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