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당선 가능성‘이 말하지 않는 것
10장 다음 세대의 여성들을 위하여

헤일먼과 오키모토가 설명하듯, 여성들은 "협동심을 갖춰야 하고, 타인을 보살피고 동시에 배려, 상냥함, 연민, 이해심과 같은 사회적 감수성을 발휘하길" 요구받는다. 여성들은 자신과 같은 직위에 있는 남성들보다 훨씬 더가혹하게 이런 사회규범을 강요받는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들이 연대의식을 결여했다고 여겨지거나 비난받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무심함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서가 결코 아니다. 여성이 소위 남성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직책에서 성공을 거뒀다는 것 자체가 연대의식의 부재를 유추하거나 가정하는 충분한 근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P235
대중은 여성 권력자의 경쟁 상대인 남성 - P241
권력자에게서 발견되는 동일한 성격적 결함에 대해서는 비교적 무심하다. 대권 후보의 도덕적 결함을 중대하게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판단에 젠더화된 이중잣대가 적용된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 P242
대중에게 노출된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저명한 여성 인물들이 언제 어떤 부분에서 충분히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지, 배려가 부족했는지, 타인을 의식하지 않았는지 열거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여성 정치인들에게 쏟아지는 노골적인 인격 살해와 비방 선전은 물론이고, 여성 정치인이 대단히 중요한 인사로 각인되는 상황에 제기되는 좀 더 미묘하고 어쩌면 타당해 보일 수 있는 우려들 또한 경계해야 한다. 이런 사안들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섬세한 독해가필요하다. 연대의식을 실천하는 것은 중요한 미덕이지만, 이외에도 지도자들은 다른 수많은 자질을 요구받는다. - P246
"그 여성후보가 ~이/가 아니었다면, 그 사람을 찍었을 거야"라는 문장의 저 빈칸을 채울 말들은 언제나 있다. 여성 후보의 업무수행능력을 공개적으로 우려하는 것이든, 아니면 여성 후보의 호감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든, 아니면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당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이든 이런 시나리오는 이미정해진 결론(다른 백인 남성 후보에게 투표하는 행위)을 정당화하는 구실에 지나지 않으며, 어떤 개인의 무의식적인 성별 편견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또한 어떤 경우 위와 같은 말은 타인의 편견에 굴종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이/가 없어 여성 후보에게 투표할 수 없다는 언명은 곧 온 힘을 다해 보수주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드러내는 행위이며, 그런 점에서 집단 행동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우리 모두가 어떤 후보를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급하게 포기 - P260
해버린다면 여성들은 그 어디에도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여성들은 사실상 여성혐오에 종속될 것이다. 여기서 여성혐오란 남성들의 질서로 꾸려진 세상에서 여성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장벽들을 뜻한다. 그 의도가 제아무리 선하다 한들 여성혐오는 여성들의 미래를 꺾는 일일 뿐이다. - P261
우리는 힘을 합쳐 사회적, 법적, 의학적 제도 안에서 여성들이 귀중히 여겨지고, 돌봄을 받고, 그들의 말이 신뢰받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싸워야 한다. 힘을 합쳐 여성의 신체가 시시때때로 통제되고, 성적 대상이 되고, 괴롭힘당하고, 공격받고, 손상을 입고, 심지어 파괴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 힘을 합쳐모든 여성이 섹스, 돌봄, 사랑(특권의식을 가진 남성들이 자신이마땅히 누려야 한다고 암묵적으로 믿는 것들)을 제공하는 인간 증여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인 채로 안전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야 한다. 물론 여기에 언급한 것들은우리 도덕공동체의 구성원 모두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시급히 실현해야 할 구조적 변화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급진적인 시도라는 점에서 모두 의미가 있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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