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생겨나는 온갖 방식들이나 성스러운 병을 퍼뜨리 - P81

는 온갖 요인들 가운데서도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이따금 우리를 스쳐가는 저 커다란 동요의 숨결이다. 그런 순간에 우리가기쁨을 함께 나누는 존재야말로 바로 우리가 사랑하게 될 사람이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그 존재가 그때 다른 사람들이상으로 또는 다른 사람과 같은 정도로 우리 마음에 들거나들지 않는 것은 문제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우리 취향이 배타적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우리곁에 없을 때, 그 사람의 동의로 우리가 즐기던 쾌락이 갑자기 그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불안한 욕구로, 이 세계의 법칙으로는 결코 충족되거나 치유될 수 없는 저 부조리한 욕구로, 즉그 사람을 소유하겠다는 미친 듯한 고통스러운 욕구로 대치될 때, 이런 조건은 실현되는 것이다. - P82

아무리 여자에게 무감각해졌고, 가장 색다른여자를 갖는 일도 다를 바 없으며 이미 안다고 간주한다 해도 상대방 여인이 까다로운 경우 ㅡ 또는 우리가 그렇다고 믿는 여인의 경우 ㅡ 그런 여인을 소유하려면 두 사람 관계에서어떤 뜻밖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안 되므로, 마치스완이 처음 카틀레야를 만져 준 일이 그러했듯, 그만큼 그런소유는 새로운 쾌락이 되는 것이다. 그날 밤 스완이 몸을 떨면서 소망한 것은(오데트가 그의 속임수에 넘어갔지만 마음속은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카틀레야의 커다란 연보랏빛 꽃잎 사이로 나오려고 하는 그 여인에 대한 소유였다.
그리고 이미 그가 맛보던 쾌락은, 오데트가 알아보지 못했기때문에(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참았다고 여겨지는 쾌락은, 그래서 더욱 그에게는 마치 지상 낙원의 꽃들 사이 - P87

-에서 그 쾌락을 맛본 최초의 인간에게 그러했듯 ㅡ 지금까지존재하지 않았던, 그리하여 그가 창조하려는 쾌락, 그가 붙인특별한 이름에 남은 흔적만큼이나 아주 특별하고도 새로운쾌락처럼 생각되었다. - P88

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우리를 위해 괴로워하거나 기뻐할 가능성이 있다고 느끼면, 그 사람은 마치 다른 우주에 속한다는 듯 시(詩)로 둘러싸이고 우리 삶은 감동적인 영역으로 변해, 우리는 그 영역에서 조금쯤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 - P90

외알 안경을 쓴 스완을 처음 보았을 때 오데트는 기쁨을 참지 못했다. "남자에겐, 두말할 것도 없이, 아주 멋있어요! 너무 근사해요! 진짜 ‘젠틀맨‘ 같아요. 이제 당신에게 필요한 건 작위뿐이군요." 하고 약간 서운한 듯 덧붙였다. 그는 이런 오데트를 좋아했다. 만약 그가 브르타뉴 여자에게 반했다면, 머리쓰개를 한 모습을 보거나 유령을 믿는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좋아했을 것처럼. 예술에대한 취향이 관능적인 것과는 별도로 발달하는 대다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스완이 이런저런 취향에 부여해온 만족감 사이에는 어떤 묘한 부조화가 있었는데, 점점 더 천박한 여자들과 함께 있기를 원하면서도, 점점 더 세련된 예술작품에 매력을 느낀다는 사실이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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