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란, 병의재발을 줄이기 위해서는 늘 절제해야 한다는 사실에 지쳐서는, 만일 어느 전능한 존재가 아무 고통도 주지 않고, 말 한마디나 약 한 알로 건강을 회복해 줄 수만 있다면, 그 손에 자신을 맡긴 채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평소에 자기를 고통스럽게하는 일까지도 아무 문제 없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법이다. - P42

이 가장자리의 작은 장식만 해도, 붉은 바탕 위에 그린 「곰과 포도」의 작은 포도나무만 봐도 그렇죠. 잘 그렸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 그렸다고 생각해요. 이 포도는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저는 제가 자기보다 적게 먹는다고 제가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우긴답니다. 그렇지 않아요. 저는 여기 계신 어느 분보다 과일을 좋아하지만, 눈으로 즐기기 때문에 입에 넣을 필요가 없는 거죠. 뭐가 그렇게 우습죠?
코타르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세요. 이 포도가 나를 깨끗이씻겨 줄 거라고 말씀하실테니. 퐁텐블로의 백포도로 치료하는 분도 있지만, 나는 이 보베 장식 융단으로 치료한답니다. - P43

아마도 우리가 듣는 음은 그 높이와 부피에 따라 우리눈앞에 있는 다양한 차원의 표면을 감싸고 아라베스크 무늬 - P45

를 그리며 우리에게 넓이, 미묘함, 안정감, 변화에 대한 감각을 주려고 한다. 그러나 그 음은 뒤이어 또는 동시에 나타나는 음이 불러일으키는 감각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이들 감각이 우리 마음속에 충분히 형성되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 - P46

음에 대한 가능성을 여는 것 같았다. 오래전부터 그는 어떤 이상을 향한 목적에 자신의 삶을 전념하는 것을 포기하고 일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데 그치고 있었으므로, 물론 그런 사실 - P47

을 공개적으로 말한 적은 없지만, 그런 태도는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더구나 그의 정신이 더 이상 고귀한 관념을 품지 않게 된 후부터는, 그런 이상이 존재한다는을 전적으로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더 이상 믿지도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사물의 본질을 소홀히 하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생각으로 도피하는 습관을 얻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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