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느낀 것을 있는 그대로 옮긴다고주장하는 대부분의 번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않는 불분명한 형태로 그 느낌을 빠져나가게 함으로써 우리를 해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 P271

내 상상력은 관능적인 것과 접촉하면서 힘을 얻었고, 관능적인 것은 내 상상력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되어 내 욕망은 이제 끝이 없었다. 바로 이렇게 해서 ㅡ습관의 활동이 유보되고, 사물에 대한 추상적 개념이 배제되는자연 한가운데서 몽상할 때면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우리는 깊은 신앙심으로 우리가 있는 장소의 독창성이나 개별적인삶을 믿게 된다. ㅡ 내 욕망이 호소하던 그 지나가는 여인은그녀가 속한 일반적인 전형 중 한 예가 아니라, 그 대지의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산물로 느껴졌다. 그때 내가 아닌 모든 것, - P273

즉 대지며 존재들은 성숙한 인간의 눈에 비친 것보다 더 현실적인 삶을 부여받아, 내게는 보다 소중하고 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대지와 존재들을 분리하지 않았다. - P274

부모님께서 내가 그들을 따라가지 않고 뒤에 처진 것을 보고짜증을 내실 때면, 내 현재 삶은 아버지가 인위적으로 만들고아버지 마음대로 변경한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현실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며, 나에게는 현실에 맞설 수단도 없고내 편을 들어 줄 사람도 없으며, 현실 밖에 다른 아무것도 숨어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과같은 식으로 존재하며, 그들처럼 늙어 가고 그들처럼 죽어 갈것이며, 그들 가운데서도 특히 글에 대한 재능이 전혀 없는 사람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절망에 빠진 나는 블로크의격려에도 불구하고 문학을 영원히 단념하기로 했다. 내 사유의 공허함에 대한 이런 절박한 내면 감정은, 사람들이 내게 해줄 수 있는 갖가지 듣기 좋은 말보다 더 우세해졌는데, 마치 "선행을 했다고 칭찬을 받을 때 악인이 느끼는 양심의 가책과도 같았다. - P30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