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이 널리 퍼져나가는 만큼 오래된 불평등의 골이 더욱깊어진다는 인식, 혹은 새로운 미디어가 현재의 불평등을 드러내고 바꾸는 단초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인식, 서로 달라 보이지만 관련되어 있는 이 복합적인 인식의 망 속에서, 이 책은 명확한 답을 제공하기보다는복잡한 문제를 던지는 방식을 택했다. - P7
미투를 비롯한 디지털 페미니즘은 단지 테크놀로지의 매개 작용에 대한 과대한 평가 대신 응당 몸, 정동, 언어, 기술이모두 접합된 "정동 네트워크" (김예란, 2017; Hillis, Paasonen & Petit, 2015)가 발현된 운동의 관점에서 폭넓고 세심하게 이해되어야 한다. - P20
행복의 윤리적 주체가 행복의 도덕적 주체와 결별하는 중요한 기준은 행복이라말해질 수 있는 무언가가 주어진 질서와 체제를 가로질러 넘어서며 지향하는 외부성과 창발성에 있다. 따라서 행복의 윤리 실천에서 행복은주체의 삶의 근거, 규칙, 방법론, 목표가 되는 동시에 한걸음 더 나아가체제와 조건의 경계를 인식하고 그 너머를 추구하고 발명하는 사회정치적 함의를 띠게 된다. 이에, 나의 행복의 윤리는 행복을 개인의 심리 (심리학)나 사회의 발전 요소(경제학)로 간주하고 측정하는 대신 정동으로 해석하는 관점을취한다. 삶의 기술의 중요한 한 부분은, 앞에서 밝혔듯이 주체가 실행하는 마음과 몸이 발휘하는 욕망과 의지, 즉 정동의 운동이고 행동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 P23
행복의윤리는 고통을 받아들이는 수동성, 나아가 주어진 상황을 긍정하면서도그에 지치지 않고 또 하나의 도약을 시도하는 용기, 이러한 받아들임과 행함의 반복을 거듭하는 충실한 인내와 격렬한 운동성에 있다. 이렇게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음이라는 이 상태, 이 상태가 지속되도록 하는 온갖 노력, 이 찰나의 사건들은 모두 행복의 가능성에 열려 있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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