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陳隋) 무렵의 지(智顗, 538-97)는 불학의 한 종파의 대사로서 지자 대사(智者大師)로 일컬어졌다. 그 종파는 지의가 천태산(天台山)에 살았으므로 천태종(天台宗)으로 일컬어졌고, 또『법화경(法華經)』을 근본 경전으로 삼았으므로 법화종으로도 일컬어졌다. 이 종은 혜문(文)이 제1조(祖), 혜사(慧思, 515-77)가 제2조, 지의가 제3조이다. 지의는 이 종을 선양 발전시켰고 저술도 매우 많지만 그 내용은 주로 수행방법이고 철학적 흥취가 있는 것은별로 없다. - P355
삼세(三世)의 제불(諸佛)과 중생(衆生)은 다같이 이 깨끗한 마음(淨心)이그 본체이다. 범성(凡聖)*의 제법은 그 자체로 차별되고 상이한 모습이 있으나, 이 진심(眞心)은 차별도 모습도 없기 때문에 "여(如)"라고 했다. 또 "진여(眞如)"란 일체의 존재가 진실(眞實)로 그와 같다는 말이다. (일체의 존재가) 오직 진실로) 그와 같은 하나의 마음이기 때문에[三界唯心 그하나의 마음을 일컬어 "진여"라고 한다. - P356
여래장과 그 안에 포함된 염·정의 여러성과의 관계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아니고, 매 하나의 부분이 곧온 전체이다. 따라서 여래장 안에 일체의 성품들이 갖추어져 있지만 잡다한 성의 차별이 없다. 이 방면에서 보면 "여래장 본체는 평등하여 실제로 차별이 없으니 곧 공여래장이다." 그러나 그것이 일체의 성품들을 갖추고 일체의 일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여래장 속에도 또한 "차별이 있으니 곧 불공여래장이다." - P359
삼성은 다음과 같다. 출장진여(眞如)와 부처의 청정한 공덕을 진실성이라고 한다. 재장진[在障眞]와 번뇌 성품이 화합한 것이 아뢰야식인데이것이 의타성이다. 6식, 식은 망상 분별을 하는데 이것이 분별성이다. - P360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다 진실성이 현현한 것이니 즉 마음 밖에 존재가 없다(心外無法)는 말이다. - P363
모든 범부와 성인이 동일한 업을 만들어 그 공상성을 훈습하기 때문에공상식이 성립된다. 또 하나하나의 범부와 성인이 저마다 각각 다른 업을 만들어 저 불공상성을 훈습하기 때문에 불공상식이 성립된다.………그러나 이똑같이 수용되는 땅(산하대지)은 오직 마음의 형상이기 때문에 공상식인 것이다………이른바 불공상식이란 모든 범부와 성인의 신체 안의 별보(別報)가그것이다. 각각의 범부와 성인은 다른 업을 지어 진심을 훈습하기 때문에, 진심의 불공(不共)의 성이 훈습에 의해서 흥기하여 별보로 현현하기 때문에저마다 차이가 되어 자타가 서로 구별된다. 그러나 이 차이 난 응보(報)는 오직 마음의 형상이기 때문에 불공상식인 것이다." - P364
불법(佛法)은 이와 다르다. 일체 존재는 모두 마음에 의해서 지어진 것이나 심성의 연기는 모습의 차별이 없지 않다. 다시 모습의 차별이 있기는 하나 오직 한 마음을 본체로 삼고 본체를 작용으로 삼기 때문에 실제(實際)는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 이것은 (외도처럼) 마음 밖에 실재 사물이 있고 마음이 그속에 편재한다는 것을 일컬어 이른다고 부른 것이 아니다."21)AEMB 190마음 밖에 실재 존재는 없다. 따라서 모든 현상은 다 마음이 현현한것이지만 마음이 모든 곳에 편재한다고 할 수 없다. 이것이 이 설과보통 말하는 범신론(神論)과의 차이점이다. - P369
현상세계에 대해서 집착의 마음(執情)이 없으면 다시 현상세계에 머물더라도 지장이 없다. - P373
즉 중생과 제불은 본성 측면에서는 전혀 구별이 없다. 그 차이는 중생은 염업에 의해서 염성을 훈습하므로 생사 등의 염사가 생기고, 제불은 정업에 의해서 정성을 훈습하므로 열반 등의 정사가 생긴다. 그러나 중생은 염사 안에 머물더라도 정성은 전혀 파괴되지 않기에 수시로 정업을 일으켜 정성을 훈습할 수 있고, 제불은 정사 안에 머물더라도 염성은 전혀 파괴되지 않기에 수시로 생사의 세계에들어가 염용(染用 : 염성의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 P374
"지혜를 지닌 부처는 정심을 깨닫기 때문에 부처인가? 정심이 자각(自覺)하기 때문에 부처인가?" 1 "두 의미가 다 있다. 하나는 정심을 깨닫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심의자각이다. 두 의미를 논했으나 본질적인 구별은 없다. " - P376
천태종의 교의는 『대승지관법문』에 표현된 것처럼 실로 유식종과 화엄종에서 큰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화엄종은 하나하나의 사물은 모두 진심 전체의표현으로 여겼는데, 『대승지관법문』도 그렇게 보았으며 또 각각의사물이 존재하는 까닭은 여래장 안에 이미 그것의 성이 구비되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래장 안에 모든 법의 성이 구비되어 있으므로 일체 법의 성은 하나하나가 모두 여래장 전체이고 영원히그러하고 변경될 수 없는 것이다. - P377
무정의 사물도 불성이 있다는 말이다. - P378
남북조시대에 중국에는 자체로 "돈오성불"설이 있었고 당대(唐代)에 이르러 그 설이 크게 성행한 점은 사실이지만, 그 동안의 전수의 자취는 선종 내에 전술된 선종 역사의 주장처럼 정연하고획일적일 수은 없었다. - P381
"무념"은 "모든 대상 앞에서마음이 오염되지 않는 것"이고 "항상 그 대상으로부터 벗어나는것"을 뜻한다. - P383
"생각은 진여의 작용이고 진여는 생각의 본체이다. 이런 의미에서 무념을종지로 세운 것이다. 무념을 이해한 사람은 보고 듣고 깨닫고 알더라도 항상공적(空寂)에 머문다." - P386
"무념"은 "생각이 일어나지 않음"이다. "생각이 일어나지 않고 텅 비어 아무 것도 없으면" 오직 "자성은 동요하지 않을" 뿐임을 통찰할 수 있다. - P388
선종의 7가에 대해서 종밀은 말했다. 티끌을 떨어내고 깨끗한 마음보고 방편으로 경을 이해한다는 종파, 계·을정·혜 세 마디에 마음을 쓴다는 종파, 교의와 행실에 얽매이지 않고 식을 멸한다는 종파, 감촉하는 것은 모두 도이니 마음 가는 대로 맡긴다는 종파, 본래부터 일은 없으니 감정을 잊는다는 종파, 향을 전함에 의지하여 부처를 보존한다는 종파가 있다. 고요(열반)의 지혜는 본체를 지칭하니 무념을 종지로 삼는다는 종파는이전의 그릇됨을 모두 벗어나 모두 옳은 점만 총괄하여 수렴했다. - P391
종밀은 나아가 불교 중의 각 파별에서 논한 인생의 기원에 대한이론을 고찰하여 "불교는 천박한 것에서 심오한 것에 이르기까지대략 다섯 등급이 있으니, 첫째 인천교, 둘째 소승교, 셋째 대승법상교, 넷째 대승파상교, 다섯째 일승현성교이다"85)고 주장하며, 앞의 네 종파는 "치우치고 천박하다"고 여겨 척편천(斥偏淺)」장에배열하고, 끝의 한 종파는 "부처의 궁극적 진리의 참된 가르침(佛了義實敎)"으로서 「직현진원(直顯眞源)」장에 배열했다. - P405
타고난 기는 그 근본을 추론하면 합일된 원기(元氣)이고, 일어난 마음은그 근원을 궁구하면 진일(眞一)의 영명한 마음(心)이다. 궁극적으로 말하면 마음 바깥에 다른 존재가 있지 않으니 원기 또한 마음에서 전변된 것이다. - P413
종밀은 위로 이전의 불학에 하나의 결산을 내렸을 뿐만 아니라, 아래로 이후의 도학에 하나의 서막을 세웠다. 송명 도학의 출현은 이미 점차 준비되고 있었다.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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