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와 유가 중의 순자학


1. 순자의 학문

순자 당시 음양가의 학설이 유행하고 있었고 맹자 이후 유가를 잇는 사람이 없었으나 순자가 나옴으로 인해서 그 뒤를 잇게 되었다. 중국철학자 가운데 철학비평에 가장 뛰어난 자로 순자를 꼽는다고 말한다. 전한의 경학자들도 그의 학문에 영향을 받았고 그는 학문에 힘쓰라고 주문했다.

2. 공자와 맹자에 대한 순자의 견해

맹자와 순자 모두 공자를 존경했다. 맹자는 공자의 도덕에 치중했으나 순자는 공자의 학문에 치중했다.
다만 순자는 공자는 존숭했으나 맹자는 비판했다.

3. 주의 제도에 대한 순자의 견해
- 순자는 주의 제도를 옹호했다.
- 오늘의 천지는 어제의 천지와 같으니 시간이 흘러도 이치는 같으므로 주의 제도를 시행하지 못할 것이 없다 여겼다.

4. 천과 성

- 순자가 말한 하늘은 자연지천으로 노장의 영향에 의한 것이다. 돌고 도는 운행은 저절로 그칠 수 없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 자연과 인간의 분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 자연계의 법칙과 인간사회의 법칙은 서로 분리되어 있다.
- 인간은 조직을 가지고 사회질서를 만들 수 있으므로 인간에게는 다스릴 능력이 있다고 보았다.
- 인간의 능력은 스스로 행복을 추구하고 자연의 자원을 다스려 이용하는 것에 있다.
-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 성악설
- 천성적인 것은 성, 배워서 익히고 성취하는 것은 인위적인 것으로 위다. 본성과 인위의 분별이다.
-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만 배우고 익히는 것을 통해 습관이 되면 선해질 수 있다.

5. 순자의 심리학

- 인간의 욕망을 꼭 제거할 필요는 없으나 마음을 잘 절제하면 된다. 마음의 사려와 인식으로 이익과 손해를 취사선택하여(인간의 도라는 기준) 가늠하여 잘 선택하면 된다.
- 이익 중에 큰 것을 취하고 손해 중에 작은 것을 취한다는 면에서 묵가의 공리주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6. 사회와 국가의 기원

- 인간은 재능과 지혜가 있어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알았다. 이 때 도덕적 제도가 있어야 함도 알았다.
- 화합되면 통일되고 통일되면 힘이 증대되고, 힘이 증대되면 강해지고, 강해지면 만물을 제압할 수 있다.

7. 예론과 악론

예란 분별을 정하여 인간의 욕구를 절제한다는 것이다. 이때 형식의 가치도 중요시 여겼다는 것이 묵자의 공리주의와 다른 점이다.

8. 왕도정치 패도정치

- 왕도정치: 성인이 왕이 되어야 최선의 국가다.
- 왕도정치가 아닌 것은 패도정치다.
- 순자는 패도 정치 역시 괜찮지만 정도상으로 왕도보다는 급이 낮게 보았다. 따라서 둘을 대립적으로 보지는 않았다. 맹자는 왕도와 패도를 상호대립적으로 보았다.

9. 정명

- 공맹의 정명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관점에 치우쳐 있었으나 순자의 정명론은 묵자의 관점과 오히려 비슷하다.
- 인간이 가진 인식능력이 지이고, 지가 외물과 접촉하는 것이 인식이다.
- 이름을 통해서 실제 사물에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백 발 중에서 한 발을 실수했다면 훌륭한 사수라고 할 수 없고, 천리 길노정에서 반 걸음을 마저 이르지 못했다면 훌륭한 마부라고 할 수 없다. 예법의 유추에 통달하지 못하고 인의(仁義)에 전일하지 못하면 훌륭한 학자라고 할 수 없다. 학문이란 진실로 전일함을 배우는 것이다.…………
온전하고 투철해야(비로소 학자이다. 군자는 무릇 온전하지 않고 순수하지 않음(不全不)은 결코 찬양할 것이 못됨을 알기 때문에 [여러 경전들을 반복하고 암송하여 전체를 일이관지하고, 사색하여 그 내용에 통달하며, 또한 바로 그 경전의 인물의 입장에 거한다. - P450

무릇 도란 영구불변성을 본질로 삼고 만물의 모든 변수를 총괄하는 것인바, 한 측면만 거론할 수 없다. 그런데 편파적 인식체계 속의 사람(曲知之人)은도의 한 측면에만 몰입해 있은즉 도의 전모를 깨달을 수 없다. 따라서 그 한측면을 완벽한 것으로 여겨 온갖 수식을 함으로써, 안으로는 자기 자신을 혼란에 빠뜨리고 밖으로는 뭇 사람을 미혹하여,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가리우고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가리우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것이 바로 폐색된 편견의 인식체계가 빚어낸 화이다.
공자는 어질고 슬기로웠으며 가로막히지 않았다. 따라서 천하통치에 대한 그의 학술은 선왕(先王)에 비해서 손색이 없었다. 일가(一家)의 언설로서주도(周道:周의 정치철학)의 핵심을 파악했고, 나아가 그것이 널리 앙양되고 통용되게 된 것은 그가 어떠한 기성의 잡설에도 가로막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공자의 덕은 주공에 비견되었으며, 이름은 삼왕(하의 우왕, 은의 탕왕, 주의 문왕 또는 무왕)과 더불어 드날리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편견 없는(가려막히지 않은) 인식 체계의 복이다. - P451

단지 선왕(先王)의 지엽적인(피상적인 것만 본받고 선왕의 근본정신을모르면서도, 오히려 재주를 과시하고 뜻만 커서 견문은 잡다하고 해박했기에, 옛것에 빗대어 새 학설을 조작하여 오행(五行:五常)이라고 했다. 그들의 견해는 기묘하고 모순되어 기준이 없고, 불분명하여 논리적 근거가 없고, 난삽하여 해명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런데도 그 말들을 수식하고 찬양하면서 "이야말로 진정한 선배 군자(즉 공자의 말씀이다"고 말한다. [이 사조는] 자사(子思)가 창도했고 맹가(孟軻)가 동조했다. 세속의 어리석고 눈먼 유생들은 그저 떠들고 있지만 그것의 그릇됨을 모르고 있다. 드디어 서로 전수하면서 공자와 중궁이 그들 덕분에 후세에 더욱 추존되었다고 주장한다. - P452

"천년 전을 알려면 바로 오늘을 헤아릴 일이요, 억만 가지에 통달하려면한두 가지를 연구할 일이요, 고대를 알려면 주도(周道 : 주나라의 도)를 연구할 일이요, 주도를 알려면 바로 그 시대의 인물, 즉 당시의 위대한 군자(즉후왕인 주나라의 문왕, 무왕]를 연구할 일이다." - P454

하늘(자연)을 존숭하여 사모하느니 차라리 물건으로 간주하여 관장하고 제재할 일이다(物畜而制之 : 자연계의 법칙을 이해하여 관장함으로써 자기 소유로 함). 하늘을 순종하여 찬송하느니 차라리 천명을 제재하여 이용할 일이다(制天命而用之: 자연계에 없는 물체를 생산하여 자기의 소용에 씀). 기후(계절)의 변화만을 바라보며 그저 기다리느니 차라리 기후의 변화에 주체적으로 대응하여 이용할 일이다. 사물의 자연생장력에 의한 풍족함을 기대하느니 차라리 주체적 능동성을 발휘하여 자연에 변화를 가할 일이다. 사물을사색하여 그저 그것에 맡겨두느니 차라리 사물을 실제적으로 관리하여 확실한 수확을 얻어낼 일이다. 만물의 생성원리에 참여하려고 하느니 차라리만물의 성사원리를 획득할 일이다."
따라서 사람이 할 일을 저버리고 하늘(天:자연)을 헛되이 사모하면 만물의 참모습(萬物之情)을 이해하지 못한다. - P460

거리의 사람은 다 우임금이 될 수 있다. 무릇 우 임금이 우 임금인 까닭은 그가 인의법정(仁義法正:인애, 도리, 법도, 준칙)을 실행했기 때문이다. 이 인의법정에는 깨달을 수 있고 행할 수 있는 이치(理)가 존재하며, 동시에 거리의 사람은 누구나 인의법정을 알 수 있는 자질(質)이있고, 누구나 인의법정을 실천할 수 있는 도구(具)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그들 모두가 우 임금이 될 수 있음은 명백하다.…… 가령 지금 어떤 사람이 도를 받들어 학문하여, 일심전력으로 사색하고 고찰하여 장구한 세월 동안 쉬지 않고 선을 쌓으면, 마침내 신명에 통하고 천지와 나란히 셋이 될 것이다. 따라서 ‘성인‘이란 인간이 노력을 집적한 소치이다. - P463

무릇 선택에는 순전히 욕망대상만 도래하는 것이 아니고, 거부에는 순전히 혐오대상만 떠나가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움직일 때마다 판단기준(權 : 마음의 저울)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저울(衡)이 바르지 않을 경우, 무거운물건도 [저울대가 올라가면 가볍다고 간주하고, 가벼운 물건도 [저울대가]내려가면 무겁다고 간주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경중에 미혹되는 것이다. 판단기준[마음의 저울]이 바르지 못할 경우 욕망의 대상 속에 화(禍)가 깃들어있어도 복(福)으로 여기고, 혐오의 대상 속에 복이 깃들어 있어도 화로 여긴다. 이 때문에 인간은 화·복에 미혹되는 것이다. 도(道: 진리)란 고금의 올바른[객관적인] 판단기준(正權)이다. 도를 벗어나 오직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선택하면 화복(禍福)의 소재를 알 수 없다. - P466

우리는 무엇으로써 도를 인식하는가(知道)? 그것은 바로 심(心)이다. 심은어떻게 하여 [도를] 인식하는가? 허일이정(虛壹而靜 : 허심, 전일, 평정)함으로써 인식한다. 심은 잠시도 [생각을] 저장하지 않을 때가 없지만 거기에는 이른바 허(虛: 비어 있음)가 존재한다. 심은 대립적인 것들이 없을 때가 없지 - P467

만 거기에는 이른바 전일함(一:專一)이 존재한다. 심은 잠시도 활동하지 않을 때가 없지만 거기에는 이른바 평정(靜)이 존재한다.
인간은 생래적으로 지각(知)이 있고, 지각하면 기억(志)이 생기는데, 기억은 저장(藏)을 뜻하지만 거기에는 이른바 허가 존재한다. 이미 저장된 것 때문에 장차 받아들일 것을 해치지 않는 것이 바로 허(虛)이다. 심에는 생래적으로인식(학습)이 있는데 인식에는 식별이 존재한다. 식별이란 동시에 함께 아는 것을 말한다. 동시에 함께 아는 것이 대립적인 삶이다. 그러나 거기에는전일함이 존재한다. 저 한 가지로써 이 한 가지를 해치지 않는 것이 전일壹)이다. 심은 잠을 자면 꿈을 꾼다. 그대로 내버려두면 멋대로 일어나고(생각하고), 사용하면 궁리한다(謀). 따라서 심은 잠시도 활동하지 않을 때가 없지만, 거기에는 이른바 평정이 존재한다. 몽극(夢劇 : 이러저런 잡생각) 때문에 지모(知 : 知謀, 분별력)를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 평정(靜)이다. - P468

예(禮)는 어떻게 해서 생겼는가? 사람은 생래적으로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을 충족하지 못하면 충족하려고 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추구할 때에 일정한법도와 한계가 없으면 필연적으로 분쟁이 생긴다. 분쟁하면 혼란되고, 혼란하면 궁해지는바, 선왕(先王)은 이런 무질서(혼란)를 우려하여 예절과 의리(禮義)를 제정하여 분별을 두어, 사람들이 욕망을 만족시키고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 욕구가 지나쳐 물질을 고갈시키거나 혹은 물질이 모자라 욕구에 미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 양자가 서로 보조하면서 발전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이 바로 예의 기원이 되었다. - P478

○ 임금이란 공동체(사회)를 잘 경영하는 사람이다. 공동체의 도리가 정당하면 만물은 각기 그 적합성을 획득하고, 육축이 잘 자랄 수 있고, 뭇 생물이제 명을 다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제때에 기르면 육축은 잘 자라고, 제때에벌목하고 식목하면 초목은 번성하고, 제때에 정령이 발해지면 백성들은 단결하고 어진 인재들은 복종하는데, 이것이 바로 성왕의 제도이다. - P480

인간이 가진 인식능력이 지(知)이고, 이 지가 외물과 접촉하는 것이 인식(智)이다.<주28〉….……
형체, 색깔, 무늬는 눈으로 변별하고, 소리의 청탁과 퉁소 연주와 각종 기이한 소리는 귀로 변별하고, 달고 쓰고 짜고 싱겁고 맵고 신 각종 기이한 맛은입으로 변별하고, 향기, 악취, 꽃내음, 썩은내, 비린내, 노린내 등 산뜻하고칙칙한 각종 기이한 냄새는 코로 변별하고, 아프고 가렵고 싸늘하고 덥고 매KE끄럽고 껄끄럽고 가볍고 무거운 느낌 등은 몸으로 변별하고, 쾌활 및 우울과희·노·애·락·애·오·욕 등은 심(心)으로 변별한다. 심에는 ‘징지(徵知 : 심에의한 변별과 증명을 거친 인식)가 있는데, 심이 인상에 의미를 부여해야 - P484

만, 귀로 소리를 알게 되고, 눈으로 형체를 알게 된다. 그러나 징지는 반드시 천관(天官 : 선천적 감각기관)이 사물을 유에 따라 기록한 연후에야 가능하다. 오관이기록했지만(簿) 분류하지 못하고, 심이 증명하려고 해도 설명할 수 없는 경우를 일컬어 우리는 ‘모른다(不知)‘고 한다. - P485

이름을 들으면 그 실상이 전달되는 것이 이름의 효용이다. 이름을 합하여문장을 이루는 것이 이름의 나열법(麗)이다. 효용과 나열법을 다같이 터득해야 이름을 아는 것이다. 이름이란 서로 다른 실상(異實)을 표시하는 것이다. 명제(辭)란 서로 다른 "실상"의 "이름들"을 연계하여 하나의 의미를 설명하OVEN는 것이다. 변설이란 이름과 실상에 대해서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동적이고 정적Lass인 측면에서의 법칙을 논구하는 것이다. 남을 이해시키는 것이 "변설"의 작용이다. 변설이란 [분석하고 연구하는] 심(心)의 형상과 도(道)이다. 심은 도의교묘한 주재자이고, 도는 정치의 보편적인 원칙이다.
심의 인식은 "도"와 상합하고, 수립한 "설"은 심의 인식과 상합하고, 모든 명제는 주제와 상합하며, 사용한 명사는 모두 정확히 [사물을] 표시할 수있고, 참모습을 나타내어 이해하기 쉽고(質請而喩), 분석이 그릇되지 않고 유추가 모순되지 않으며, 남의 말을 듣고 합리적인 부분을 흡수하며, 논변하면 모든논거를 밝힐 수 있다. 그리하여 마치 먹줄로써 곡직(直)을 바로잡듯 정도(正道)로써 간교한 학설을 변별하기 때문에, 사설(邪說)이 횡행할 수 없고 백가(百家)는 달아날 데가 없게 된다.………… 이것이 바로 성인의 변설이다. - P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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