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자리에 드는데 문득 '인색함과 게으름이 내 인생에 초를 쳤다!'라는 생각이
묵직한 망치처럼 뒤통수를 쳤다.
무슨 대단한 깨달음이나 되는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첩에 기록했다.

조금 전 토요일에 주문한 알라딘 50프로 세일 도서 슬라보예 지젝의 책값 결제를 하려는데
권정생 선생의 글에 가락을 붙였다는 백창우의 음반이 눈에 띄었다.
(<바보처럼 착하게 서있는 우리 집>)
알라딘 소개에 나와 있는, 권정생 선생이 빨래 너는 모습에서 시선을 뗄 수 없다.
그리고 누군가의 낭송으로 수록되었다는 <도모꼬>라는 제목의 시!
잠시 고민한 끝에 지젝을 포기하고 음반을 주문했다.
(서동만 선생 1주기  추모집 <죽은 건 네가 아니다>와 함께...)

한 번쯤 꼭 읽어보고는 싶으나 냉큼 손이 가지 않을 게 확실한 책들은
이제 보관함에도 담지 않으련다.
 

 

 도모꼬
   -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 2

도모꼬는 아홉 살
나는 여덟 살
2학년인 도모꼬가
1학년인 나한테
숙제를 해달라고 자주 찾아왔다.

어느 날 윗집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도모꼬가 나중에 정생이한테
시집 가면 되겠네"
했다.

앞집 옆집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두 쳐다보는데서
도모꼬가 말했다.
"정생이는 얼굴이 못생겨서 싫어요."

오십 년이 지난 지금도
도모꼬 생각만 나면
이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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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6-0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려고 찜해두었습니다.

로드무비 2010-06-07 13:49   좋아요 0 | URL
돈 생기면 빨랑 사셔요.
뭘 또 준다는군요.^^

L.SHIN 2010-06-0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로드님.^^
종종 로드님의 새 글이(가뭄에 콩 나듯 올라오긴 하지만..-_-) 올라오면 보러 오긴
하지만, 이렇게 댓글 다는 것은 정말이지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아요.(웃음)
나는 아직도, 4년 전 제가 처음으로 마음을 담아 썼던 리뷰에 로드님이 남겨준 다정한
댓글을 기억하고 있고, 리뷰를 쓸 때 마다 그 때의 기분에 힘을 얻고는 합니다.

날 더운데, 더위 조심하세요 -

로드무비 2010-06-07 16:50   좋아요 0 | URL
L.SHIN 님, 반갑습니다.
제가 얼마나 다정한 댓글을 남겼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헤헤~
(지가 좀 다정한 인간이긴 하죠... 한달에 이틀 정도!)

데쓰노트 캐릭터 피규어를 보면 님이 떠오릅니다.
(가끔 가는 CGV 극장 로비에 피규어 진열장이 있거든요.)
어찌나 상큼하신 분인지, 무더위도 L. SHIN 님은 피해 갈 듯합니다.^^




L.SHIN 2010-06-07 17:01   좋아요 0 | URL
그렇지는...않아요. 슬프게도..( -_-);
더위가 저만 따라다니는 듯..그래서 여름엔 도망다니느라 바쁘답니다.^^;
그런데, 어디 CGV인지, 착하군요.(읭?)ㅋㅋ

로드무비 2010-06-07 17:14   좋아요 0 | URL
방금 미역냉국 페이퍼 보고 왔습니다.
냉국에 든 미역은 너무 미끈둥해서 별론데.

오이 많이 드시고 더위 물리치세요.^^



2012-04-16 0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9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