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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혁명 - 세상을 바꾸는 21세기 생존 프로젝트
강양구.강이현 지음 / 살림터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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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우리 집 식탁에는 내가 만든 해물찜이 올랐다.
냉동실의 새우 한 팩과 뚱뚱한 콩나물 천 원어치와 미나리 한 주먹거리를 이용한 일품요리.
3천 원어치의 생굴이 들어갔으니 고춧가루까지 재료비를 모두 합하면 8천 원 정도?
큰 접시에 수북 놓으니 배달요리 저리가라였는데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냉장고 속의 재료를 알뜰하게 활용했다는 점이 흡족했다.
콩나물을 살짝 삶아낸 물에 구운 생김을 부스러뜨려 끓인 김국도 시원하고 맛있었다.
“이번 주는 시장 안 보고 냉장고 속에 있는 걸로 버텨볼 거야.”
언제부턴가 이런 말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 지구 환경을 생각해서인지
가정 경제를 생각해서인지 알뜰주부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함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대형마트엔 가급적 가지 않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작은 가게나
일주일에 한 번 서는 알뜰장터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런데 카레 한 봉지를 사러 가게에 가서 이것저것 집어들다 보면
1만 원 정도는 우습다.
카레를 사러 갔으면 카레만 사오는 그런 습관을 길들여야 하는데......

최근 가장 어이없었던 쇼핑 품목은 고가의 핸드크림.
창 넓은 동네 도서관 정기 간행물실에서 각종 잡지들을 읽다가 문득
책장을 넘기는 거칠고 메마른 나의 손을 발견한 것이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컴 앞에 앉아 가장 좋은 핸드크림을 검색한 뒤 록xx이라는  
화장품을 가장 큰 용량으로 주문했다. 
도서관에 책 읽으러 갔다가도 꼭 사야 하는 상품이 발견되는 식이니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거야, 원, MBC 모 드라마 엄지원의 "남자도 없는데 구두도 없어야 해?"하는 대사처럼,
"나이도 많은데 핸드크림 하나 없어야 돼!? 하고 절규하는 것과 마찬가지.)

<밥상혁명>의 부제는 ‘세상을 바꾸는 21세기 생존 프로젝터’이다.
’농업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블루오션‘인데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의 소농들도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유럽의 작은 농장들은 하루에 1000개 정도씩 사라지고 있단다.)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마음대로 품종을 개량(말이 좋아 개량)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노략질하는 다국적 기업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3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데(OECD 국가 중 거의 꼴찌)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식량확보‘에만 급급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건강과도 직결된 ’제철에 난, 신선한, 지속가능한 먹을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깊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난 농작물 등의 먹을거리를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건 
밥상혁명  중에서도  기본의 기본 아닌가!
경기도 이천시 율면의 두 농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전국 각지 100여 회원 가구들의
’콩 세 알‘ 모임의 경우를 보면,  생산자와 소비자의 농산물 직거래가 그리 요원한 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책 속의 소제목처럼 ’지역 먹을거리는 더 이상 유행이 아니라 생존‘이다.
이웃 일본에서는 빨간색 등 대신 초록색 등을 내거는 식당들이 늘어나고
외식을 하러 온 손님들도 그 초록색 등에 별이 몇 개인지(지역 먹을거리를 90% 이상 사용하면
최고 별 다섯 개, 그 다음은 네 개...) 살펴보고 식당을 고른단다.

파국으로 치닫는 현대문명의 대안은 농촌공동체를 살리는 일에서 시작된다.
시장이 강요하는 쓰레기와 다름없는 먹을거리를 양처럼 순한 얼굴로 받아먹고 있는 우리들,
멀리 갈것 없이 농산물을 직거래로 구입해 먹는 방법부터 찾아보아야겠다.
어차피 이 모양이라면, 어리석은 세상의 부드럽고 강한 시민이 되어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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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9 20: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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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9 2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0 08: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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