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감독의 장편영화 <나무 없는 산>은  국내 개봉 전 <민둥산>이라는 제목으로
인구에 회자됐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손에 이끌려 시골에 내려와
고모에게 맡겨진 진과 빈, 어린 자매 이야기.
<여행자>는 그 자신 프랑스에 입양된 우니 르콩드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1970년대 중반 아빠 손에 이끌려 서울 변두리 보육원에 맡겨진 9세 소녀의 성장기다.
그런데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이 두 영화에서 내 눈에 들어온 건
고모(김미향)와 보모(박명신) 역의 연극배우 출신 두 중견배우였다.


 




 

 

 

 

 

 

 

 

 

 





  

 

 

 

 

 

 

 

동생 빈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번쩍번쩍하고 치렁치렁한 하늘빛 드레스만 입기를 고집한다.

 



 

 

 

  





 

 

 

 


 “산으로 올라가고 싶어. 산 뒤로 내려오고 싶어.
강에서 헤엄치고 햇볕 쬐고 모두에게 잘하고 싶어.”

고모가 그나마 아이들 돌보기를 포기하고 산골 오지 외가에 그들을 맡기러 갈 때
자매가 부르는 노래
(영화 <나무 없는 산>)

 






 

 




아이들에 둘러싸여 밤마다 화투 패를 떠보는...보육원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처녀 역, 고아성.
영화 '괴물'의 그 매점 소녀가  몰라보게 성장한 모습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몸빼 바지 차림의 보모, 손으로 바느질 한 광목이불...  창밖으로 보이는 슬레이트 지붕. 
배경은 1970년대 중반이다.
 

 



주인공 진희 역의 김새론 양은 한마디로 매서운 연기를 펼친다.



  

 



 

 

 

 

 

 

 

 






보육원에 맡겨지기 전 아빠와 함께 한 시장통 식당에서의 마지막 만찬.
진희는 아빠(설경구)가 마시는 소주를 한잔 달래 꿀꺽 한 모금 맛보고
자청해서 노래를 부른다.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 거야'.

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세월이 흘러가면은 그때사 뉘우칠 거야~


두 영화에는 각각 보기만 해도 신산스럽기 짝이 없는 여인들이 나오는데
어느 날 갑자기 두 조카를 떠맡게 된 시골 고모('나무 없는 산, 김미향)와
아이들을 지켜보는 보육원의 보모(여행자, 박명신)가 그들이다.

'어디서 봤는데!' 했더니 고모 역의 김미향은 영화 <밀양>에서
끈질기게 신애(전도연)를 전도하던 약국 여자였다.(박명신은 영화 <우리 동네>에서...)
<밀양>을 관람할 때 나는 그녀가 현장에서 캐스팅된 동네 약사인 줄 알았다.
<나무 없는 산>의 혼자 사는 고모 역도 마찬가지.
시장통의 허름한 식당에서 배고프다는 아이들을 구석에서 맨입으로 기다리게 해놓고
혼자 소주잔을 기울이는 심통스런 얼굴이라니!
조카의 얼굴에 조그만 상처를 낸 아이의 엄마를 찾아가 악다구니 끝에
두어 장의 지폐를 타내어 그 돈으로 술을 사 마시는 장면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혹, 내가 우리 동주에게 저런 고모는 아닌지,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나무 없는 산>의 고모 역, 김미향. 김 약사, 고모, 딱 그 사람.
이 연기자에게 매료되어 한동안 그녀의 블로그를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몰래 들락거렸다.


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며 진과 빈은 산이라고 오른 시커먼 흙 위에서 썩은 나뭇가지를 심는다.
오지 않는 아버지를 기다리던 진희는 입양을 받아들이고,  혼자 비행기에 오른다.
고모와 보모는?...나는?

 

***두 중견 연기자와 함께 아이들이 부르는 청아한 노래가 인상적이었던 이 영화들은
다르면서도 무척 닮아서 몇 장의 사진과 짧은 글로라도 한자리에 정리해 보고 싶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woshot 2009-11-13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장례식의 멤버]보셨나요?
거기서도 박명신의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었습죠.

로드무비 2009-11-13 22:18   좋아요 0 | URL
장례식의 멤버와 제불찰 씨는 못 봤습니다.
압구정동이 너무너무 멀더라고요.

twoshot 님은 영화란 영화는 전부 보시나 봐요.^^

2009-11-13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3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6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7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