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그랬어 14호 - 2004.11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엮음 / 고래가그랬어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 '나는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학생은 안 할거야'라고 말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나는 한번도 학교를 다니는 것에 불만을 품었던 적이 없었다. 교복을 입고 머리는 단정하게 잘라야하고 긴머리는 양갈래로 따고, 검은 구두 혹은 갈색 구두를 신어야하고 운동화는 요란하지 않은 것을 신어야하고 퍼머, 염색, 악세사리 착용 금지 등 여러 제약들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것들이 그렇게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진 않았었다. 내가 특히 멋을 부릴 줄도 몰랐고, 그냥 하라는대로 하면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친구는 늘 그것을 불만삼았었다. 자신의 개성을 죽이는 학교에는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그런데 그 친구가 일찍 결혼을 하고 우리보다 아이도 먼저 낳아 훌쩍 키웠다. 그런데 그 친구 자신의 개성 운운하던 그 친구가 자기 아이들에게 자유보다는 엄마의 의사를 반영시키려고 노력한다. 지금은 어리고 규칙이라는 걸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라고 하지만 아이에게도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가끔씩 아이들을 규칙이라는 이름으로 통제하려고 드는 선생님들을 보면 가끔씩 마음이 아프다. 우리도 저런 시절을 겪었는데 조금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어른들의 말을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귀기울여줄 수는 없을까? 서로가 서로에게 양보하고 이해한다면 더 좋은 학교가 만들어질 것이란 생각을 한다.

나는 가끔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의 그 자유롭지 못했던 구속을 다시한번 받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었다는 향수에 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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