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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머니 ㅣ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평점 :
탐정이 나온다고 해서, 그리고 영화화 한다고 해서 내심 기대감이 컸었더랬다. 검은 돈이라..... 이미 설명이 필요치 않을 만큼 수상한 냄새가 나는 제목이다. 일단 범죄관련 돈의 행방 찾기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사실 처음 시작을 보면 돈의 행방보다는 어느 인간의 실체 찾기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봐야 될 것 같다.
탐정 아처. 음, 이름은 꽤 맘에 든단 말이지. 그런데, 뭔가 마초적인 매력이 크게 안 와 닿는 것은 그에 대한 정보를 크게 내세우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사건 해결은 잘 하는 거 같은데 매력적인 면이 좀 부족한 느낌.
탐정 소설은 웬만해선 다 좋아하고 재밌어 하는데, 이 책은 초반부는 솔직히 좀 진도나가기가 힘들었다. 책장은 휘릭 잘 넘어 가는 것 같은데 긴장감이랄까, 이런게 크게 안 느껴지니까 얼른 들고 읽기가 잘 되지 않는 느낌. 그렇다고 재미가 없냐? 그건 또 아니거든. 간혹은 이상하게 그런책을 만나기도 한다.
몬테비스타에 나타난 이상한 인물. 그런데 그런 인물에게 약혼자를 빼앗겨서 분노보다는 그 남자의 신분이 궁금하고 약혼자의 안위가 걱정된다고 탐정을 고용한 남자.
근데, 정말 그 약혼자가 당신을 좋아한 거 같아? 당신만의 감정이 아니고?
어릴적 짝사랑으로 시작된 이 남자의 사랑은 그냥 사랑이라기 보다 집착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그 이상한 남자만 아니면 다른이에게는 여자를 보내 줄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게 아닌거 같네 글쎄.
그냥, 본인의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가는게 싫은거야. 미련없이 보내주라구. 하지만, 탐정 고용할 돈도 있고, 약혼녀가 또 어지간히 이뻐야 말이지. 미모가 다가 아니지만 암튼 몇십년간의 짝사랑을 포기 할 수 없었던 거지. 게다가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싫었던 것 같고..... 어차피 그녀는 자신을 이용하려던 것 밖에 결국 안되는 거였는데도 말이다.
암튼, 그로인해 고용된 아처.
근데 의외로 아처 이 아저씨(아저씨 같았음 느낌에) 오지랖이 있네. 고용인의 의뢰만 해결하는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 찔러보고 살인사건까지 다 파헤치네. 어차피 그 수상한 남자의 신분을 파헤치려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부분이 없쟎아 있었지만 그게 또 세건의 살인사건과 맞물릴 줄이야.
아처 이 아저씨도 제2의 코난이었어. 살인을 몰고 다니는 코난, 김전일과 더불어.....
사실 반전이 뒷통수를 때릴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는데, 이야기의 긴장감이 좀 덜하다보니 그 충격파가 크지 않았던 느낌.
난 그사람이 범인인 줄 짐작도 못했고, 같은 한패일 줄 예상도 못했었는데 반전은 반전.
근데 뒷통수가 서늘하지 않았다는 게 함정. 시대적인 배경이 1950년대즈음이라 사실 지금의 설정과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고 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몬테비스타의 도시 배경으로 따지자면 이야기는 촘촘하다. 그리고 현실적일 수도 있다. 오래된 이들과의 사이에는 서로를 꽁꽁 묻어두고 덮어주려는 그들만의 리그. 그런 부분은 꽤 제대로 얽혀서 이야기의 구성은 나름 잘 빼서 나온 것 같다. 긴장감만 충분히 더 해 줬다면 이야기로서, 반전의 매력으로서 한 재미를 더 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