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다 작가정신 시그림책
함민복 지음, 한성옥 그림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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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책이 잘 안 읽히고 머리가 복잡한 일이 많을땐 이런 짧은 시를 읽은 것도 머리식히기에 좋은 듯 하다.

일러스트가 휘몰아치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라 보면서 요즘의 내 마음을 그대로 대변한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요 며칠 민감해지는 모든것에서 조금은 무뎌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이 책의 표지마냥 내 마음도 조금은 휘몰아치는 바람에 흔들리기도 했었나 보다.  사실, 활자중독 수준으로 따지고 보자면 글자가 별로 없는 글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치만 간혹은 짧은 글이나 그림에서 모든게 표현되는 책을 만나면 새로운 느낌과 공감, 위로를 받곤 한다.

이 책이 요즘의 흔들리는 내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한 일러스트에서 시선을 확~ 끌어서 일단 읽기전부터 <나도 흔들린다>라는 공감 답변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리도 무성한 나무들이 뭉쳐 흔들림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지만, 어쩌면 그 가지들이 서로서로 흔들림에 맞서며 부러질 듯 부러질 듯 하면서도 부러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모른다.  강한 바람에 흔들리고, 외부의 자극에 흔들리고...... 하지만, 그 흔들리면 곧 소멸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흔들리되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흔들림이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흔들렸었구나 라는 시인의 표현이 그대로 마음을 대변해 준다.  큰 흔들림을 막기위해, 아니면 뿌리쳐 아예 사라져버리기전에 흔들리고 있었던 흔들림.  그래서 이리저리 흔들려도 그 흔들림이 두렵거나 안타깝게 생각하기 보다 더 강함을 지니기 위한 마음으로 보여 위로가 된다.

마음을 휘저어 놓을 흔들림에 대비한 흔들림은 그래서 환영이고 부딪혀봐야할 것들에 대한 우선권이 아닌가 싶다.



시인의 시도 맘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론 일러스트가 꽤 와 닿는게 많아서 더 좋았던 작품이다.

흔들림의 표현도 좋았고, 나뭇가지들의 표현도 좋았다.  보면서 휘몰아치는 느낌도 받았다가 잔잔함에 의한 위로도 받았다가.....

천마디의 말보다 이런 작은 것들이 주는 감동이 더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간혹은 이런 짧은 글귀과 그림에서 큰 위로와 내 자신의 위안을 느낀다.


흔들려도 괜찮으리.  그 잔잔한 흔들림은 곧 굳건함을 이기기 위한 흔들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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