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왔을까?
정명재 지음 / 춤추는고래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정말 이것저것 제목만 보고 막 주워담는 버릇을 이참에 고쳐야 겠다.  그래도 어쨌거나 책을 구입할때는 재밌어 보여 구입하는데 내가 산 책을 골라 읽으려고 보면, 혹은 읽다보면 어라? 이런거였어? 부터 시작해서 작가가 이 사람이었나? 싶은 책이 부지기수다.  이게 늘 막주워담기의 폐해긴 한데 그럼에도 변명을 하자면 그렇게 막 주워 담아서 왕건이가 걸리면 두배의 느낌을 느끼니 그 두배의 기쁨을 위해 하는 짓거리쯤으로 봐야할 듯 하다.  그리고, 세상은 정말 내가 모르는 책들이 너무도 많아서 이렇게 또 새로운 책을 보는 것도 뭔가 도전하는 거 같기도 하고..... (라고 위로를 해 보지만, 간혹 좀 나랑 안 맞는 책을 만났때의 짜증은 이루 말 할 수 없다는 건 안 비밀이다.)


나도 나이가 있다보니 개그맨 정명재씨를 모르지 않는다.  네로25시에서 술취한 역할을 했었던 분.  그외엔 글쎄, 워낙 코메디프로의 많은 코너들이 있었으니 일일이 다 기억은 못하지만 여튼 유명한 분인것만은 확실하다.  지금은 연세도 있으시고 TV에 자주 볼 수는 없지만 내가 자라던 시절 "여기 골뱅이 한접시 추가"~ 라는 말은 정말 유명했다.  그 부분은 저자 역시 중간에 밝히고 있어서 골뱅이의 대중화에 한 몫 단단히 차지한 건 사실이다.  그 개그맨이 낸 책이랜다.  딱히 뭔가 책을 쓰신다거나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없던터라 뭔가하고 펼쳤더니...... 시가 보인다.  아, 나 시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래도 이왕산 거 나는 또 펼치면 열심히는 읽는다.  그래서 몰래몰래 읽어 금방 끝내긴 했지만.....

역시 기억에 그리 크게 남는 건 없는 시.  아니, 어차피 시가 아무리 좋아도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다보니 관심있게 보지 않는 것도 있는데다 기억력도 그래서 결국은 그냥저냥 또 읽고 넘어가 버리는 거다.


그치만 그 중에서도 저자는 외로움보다는 그리움이 더 견디기 힘들다고 했는데, 난 왜 또 그 말이 반대로 느껴질까나.

나는 그리움보다는 외로움이 몸서리쳐지게 싫은데......

물론, 그걸 어느쪽에 무게를 두고 평할 그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굳이 어느 한 족에 치우져야 한다면 나는 외로움을 미치도록 못 견디겠다는 거.  그래서 혼자는 싫고 내 곁엔 어느누구라도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거.


그외에도 저자가 쓴 시들은 내 생각들과는 다른 부분이 꽤 많았다.  어차피 생각이 틀린 사람들이 같을 수야 있겠냐만 공감은 하게 되는데 나는 저자와의 생각적인 부분에선 크게 공감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래도 읽으면서 이것저것 "나는 아님"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 책 고르기의 잘못된 건 아닌 듯.



저자가 참 여러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나부다.  시가 거의 대부분이지만 중간에 자신이 나온 이야기, 그리고 골뱅이로 히트친 이야기가 담겨있다.  골뱅이의 탄생비화라고 해야할지.....  굳이 시집이라고 이름 달고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알긴 알겠지만 차라리 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치 않다면 꼭 돈주고 사서 읽게 하지 말고 본인의 지인들과 나누는 정도라면.......



그동안 본인이 습작해 온 시들, 그리고 자신이 히트시킨 이야기, 담배에 대한 혹은 금연에 대한 생각들이 포진돼 있어서 어느 하나로 분류하기 애매한 책이 돼 버렸다.  게다가 ~에, 와 ~의 사용이 적절치 못해서 읽는데 꽤 거슬렸던 부분.  편집하는 분이 안 계셨던 건가... ~던 과 ~든의 쓰임도 마찬가지.  내가 딱히 크게 지적할 수준은 못되지만 읽는데 거슬리는 것만은 사실이다.

저자가 자신의 인생을 소소하게 풀어 놓은 것에 의미를 두지만 그래도 차라리 하나의 부분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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