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테이프

괴담의 테이프 ㅣ 스토리콜렉터 57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8월

난 정말정말 괴담, 호러, 귀신 막 이딴 걸 싫어한다.  그래서 계절 중 여름이 제일 좋은데 <전설의 고향>이나 호러 영화를 해서 여름이 싫어질 뻔 한 적도 있었다.  예전처럼 티비외엔 그다지 영상으로 접할 게 별로 없었던 시절엔 틀면 귀신들이 판을 치니 그게 너무 싫었던 거다.  나는 안 보고 싶은데 하나뿐인 티비 채널권을 쥔 가족중 누군가 무서운 걸 보고 있으면 억지로 봐야하니까 너무 너무 너무 싫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아놔 미쓰다신조 호러계의 대부(?) 책을 손에 들다니..... 이건 말도 안돼~!!

심지어 예전 리뷰 쓸 일 있을때도 앞부분만 훌떡 보고 쓴 적도 있는데, 이번엔 이상하게 저 노란옷의 귀신(?)이 눈에 밟혀서 굳이 안 읽어도 되는 걸, 심지어 유마언니한테 깽판까지 부려가며 이 책을 읽게 됐다는 어이없는 사연도 있는데, 알고보니 이 표지를 이웃인 클로이님의 작품이라네.  와, 역시.  그래서 자꾸만 눈이 갔나? 

근데, 이 책 누가 괴담이라 그랬음?  누가 무섭다 그랬어. ㅋㅋㅋㅋㅋㅋ 물론, 나 같은 약심장이 저녁엔 못 읽지만 낮에 읽는데 아놔 하나도 안 무서워. ㅋㅋ 아, 뭐지? 했다. 

그럼에도 글맛이 너무 좋다.  너무 잼나다.  아, 이래서 미쓰다신조, 미쓰다신조 하는구나.  막 속도가 팍팍 나가더라는......

단편들이 묶인 거긴 한데 나름 연작의 느낌이 난다.  물론, 출발점은 괴담의 테이프로 이야기가 전해지는 거지만, 이게 또 막 현실적인 부분처럼 미쓰다신조 본인의 이야기처럼 이야기를 쓰니까 더 섬뜩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이 책이 너무 잼나서 좋았다는 거.

게다가 뒤돌아 보지마, 막 이런게 아니니까 더 재밌고 괜찮네.

심지어 나는 남들이 별로 안 무서워 할 그 뭐더라... 갑자기 단편 제목이 생각안나는데......  아르바이트로 학교선배의 빈집을 지켜주는 그게 더 무섭더만.  실지 그건 뭐 괴담수준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그게 살인과 연관 된 거기도 한데 그게 더 무섭더라는.....

이 정도의 무서움 정도면 미쓰다신조 책을 전부 섭렵해도 될 지 싶다.  물론, 이 책외엔 다 무섭다고해서 손을 못 들고 있긴한데, 글맛이 너무 좋다.  어쩌나.  이리 재밌는 작가의 작품을 무서워서 못 든다는 건 정말 안타까울 거 같은데.....

혹여나 나처럼 겁이 많아서 미쓰다 신조 책을 못 들었다면, 이 책은 괜찮다고......

이 책은 정말 재밌고 읽을만 하다고 말하고 싶다는.

재밌었다.  미쓰다 신조.  간 좀 크게 만들어서 이 아저씨 책을 더 도전 해 보는 걸로.  오예~ 잼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