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아줌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게이고옹 이 냥반의 정체는 뭘까?  가끔은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저자의 사진으로 접하긴 했지만 참 다양한 장르로 글을 써내는 냥반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익히 예전에도 말했지만 분명 화장실에서 일보다가다도 작품 쓸 사람인 거 마냥 일년에 나오는 책 권수가 이건 뭐..... 내가 사재끼는 걸 못 따라 갈 정도니.....(물론, 다른 책 산다고 놓치기도 하지만서도) 암튼, 일단은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하고 한두권씩 다 모아볼 요량이긴 한데, 찾아 읽으면 읽을수록 이 냥반의 정체성이 궁금하긴 하다.  물론, 그는 추리소설 특히나 사회파 추리소설부분에서 꽤 빛을 발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추리소설이지만 사회적으로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을 던져줄때는 그 한없는 깊이가 정말 무시무시 할 정도로 고민해야 한다.  어떤것이 옳고 그런건지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없을 정도로 그가 던지는 메세지는 강렬하다.  그래서 처음 만난 그의 책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결국 재미없는 책도 만나서 망삘을 느끼곤 하는데 그래도 가독성 짱에다가 간혹 한번씩 그렇게 포텐터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니 애증의 작가로 버리지 못하고 늘 전작전작, 모으기 모으기 노래를 부르는 지도 모르겠다.  근데, 어라? 이 아저씨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냈네.  워허허허..


 


이 책을 구입한 건 이삼년 전이지만 이미 출판일이 2002년이고 보면 나미야잡화점의 기적보다 먼저 나온 책인데 난 어차피 그 책 후에 읽어서 그런지 뭔가 이 아저씨가 동화를 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 책을 읽으면 약간 동화적 느낌도 지울 수가 없으니까.  하지만, 본격 동화는 또 색다른 맛이다.  게다가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작가답게 동화인데도 그냥 그런 동화가 아닌, 생각거리가 수두룩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자, 우리가 상상하는 산타클로스는 어떤가?

물론, 지금의 어른인 우리들은 산타클로스는 없지.  그냥 엄마, 아빠 부모가 산타클로스 아냐?  에고, 이번 크리스마스엔 아이들에게 어떤 선물을 해줘야하며, 우리 경제사정에 맞게 아이가 말해 줬으면 하는 정말 현실 그대로의 삶을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지금의 우리 아들, 딸을 보며 느끼는 거지만, 그 시절만해도 우리가 기대하는 산타클로스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지금 초등저학년인 우리 딸램은 여전히 산타클로스의 존재가 긴가민가 한가보다.  그래도, 저녁에 양말을 요즘은 안 걸어 놓는걸 보니, 이제 서서히 진실에 눈을 뜨는 거 같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각설하고 우리가 말하는 산타클로스는 허허허, 편안한 웃음을 짓는 약간 맷집이 있는 하얀 수염을 기른 할아버지를 연상하게 된다.  안경을 꼈던, 안꼈던 상관없이 일단 할아버지, 즉 남자다.


그런데, 어느날 그 산타클로스 협회에 아줌마가 새로운 미국 산타클로스 후보로 나타났다.

트인 회장님은 그 아줌마를 추천하는데 이곳저곳 다른나라 산타들이 이견을 내 보인다.  다들 이미 산타 클로스는 남자여야 한다는 편견에 휩싸인 상황이다.  하지만, 또 꼭 그런 규칙이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라는 걸 아는 이들은 아줌마를 환영하기도 한다.  부성을 강조하는 일본 산타클로스는 그래서 산타는 남자여야 한다고 하고, 그에 옳다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산타 아줌마의 아들이 추천해준 말에 다들 수긍하고 만다.  아빠가 안 계신 아들은 "엄마가 아빠가 없는 자리의 사랑까지 채워주기로 한 것"인데 부정과 모정의 차이를 왜 두느냐는 것.



아, 게이고 이 냥반 참.  동화 하나를 써도 이렇게 쉽게 생각하게 만들지를 않는구나.

구구절절 그가 전하는 메세지가 그냥 이야기가 아니다.  동화라서 쉽게 읽을 수 있을거라는 건 결국 나의 착각이었다.  물론, 가독성만큼 금방 읽히지만 글자를 읽는다고해서 그냥 다 읽는게 아니니까.

이렇게 또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우리의 편견을 다시한번 뒤집혀주며, 우리들의 머릿속을 마구 또 헤집는다.

그래, 꼭 산타클로스가 할아버지여야 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라면 그 누가 되었던 우리모두가 산타가 될 수 있는게 아니겠는가.  단지 이미지에만 부합해서 산타클로스를 남자로 한정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런 멋진 양반같으니라고.....

이러니 내가 이 작가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다니까.

가볍게 읽으려고 들었던 게이고옹의 짧은 이야기 책이었는데, 생각은 수만수천가지로 흩어내려갔다.

내가 가진 편협과 편견은 무엇인지 또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게이고옹 아저씨 역시 짱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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