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령 궁주의 신랑
임지영 지음 / 청어람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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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로맨스 물은 사실 개인적으론 머리가 복잡하거나 좀 쉬운 걸 읽고 싶을때 손에 드는 경향이 많아서 필력이나 내용에 그리 크게 기대를 안하는 게 사실이다.  그냥 뭐 소소~ 시간때우기 용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머리를 차지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오~ 이번에 읽은 책은 재밌다 재밌다.  내용도 괜찮고 글의 짜임새도 좋아서 읽는 내내 뒷 얘기가 꽤 궁금해지는 것.  물론, 로설의 특성상(?) 해피엔딩이거나 하겠지만, 그래도 또다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이 커진달까.

때는 신라시대가 배경이라 그래도 기본바탕에 신라시대의 제도와 신분제도등이 나오고, 성골은 성골끼리의 결혼 뭐 이런게 나와서 꽤 호기심 있게 읽었다.  역사적인 배경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야기 자체가 재미나서 읽는데 흥미진진.



개인적으로 판타지를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인데도, 이 이야기속의 판타지는 뭔가 이해가 되는 이 기분은 뭐지?

산신을 그려서 그런가? 우리가 예로부터 이곳저곳 신이라 엮어서 믿는 것이 많아서 그에 이미 익숙해진 탓도 있으리라.

게다가 주인공 궁주의 그 전사적인 모습.  신라시대는 의외로 여왕이 두번이나 배출되었던 곳이라 여자들의 위상도 남자의 위상에 못지 않으리라.  어디사 주워들은 지식으로는 여자는 칠거지악을 받들며 얌전히 집안일을 해야한다는 게 조선시대 성리학에서 비롯됐다 하던데, 그래서 그 전 고려나 삼국시대는 오히려 여자들의 행동이 크게 더 제약이 없었던 듯 하다.  내가 주워들은 지식은 그랬다.  그러니, 여기 이 궁주가 잔다르크처럼 나라를 위해 피를 흘리고 싸우며 장군이 된다는 사실이 크게 이상하게 비치지 않는다.  말도 안돼.  막 이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 그녀에게 자비왕이 결혼하길 청하니, 단칼에 거절.  이미 그걸 알고 있었다는 듯 어린 자비왕은 신라의 멸망을 막고자 태한산 산신에게 그녀를 제물로 바친다.  물론, 제물로 바친다고 다 죽는게 아니고 아아, 아니다 태령궁주이기에 살았을지도 모른다.  여튼 태한산의 산신 그 존재가 또 가히 신비롭다.  인간들의 세계사에 끼어들지 않는다는 조항을 어기고 태령궁주에 마음을 빼앗기고 태령궁주를 살리고자 신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암튼 잼나다.  읽으면서 완전 사랑얘기에만 치우친게 아니라 어쩌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로설을 읽고자 하는게 콩닥콩닥 가슴떨림을 기대하는게 맞긴한데 너무 들이대서 사랑사랑 외치는 것 보다 이렇게 또 은근한 맛과 역사가 가미되면서 이야기 하는게 더 설레게 만든다는 걸 다시한번 느낀다.  무조건적인 사랑이야기보다 이렇게 체계적이면서 촘촘히 이야기를 엮어가는 소설이라면 언제나 대 환영.  간만에 잼난 로설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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